스님 법문

[자비도량참법기도] 2월10일 자비도량참법기도 회향 법문 2022-02-10

      마하반야바라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비도량참법 오늘 다 마친 거죠. 다 마쳤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저도 총무스님 전화를 받고 입재하는 날부터 유튜브로 참여를 했습니다. 전체 다 하지는 못하고요. 근무하면서 책상 앞에 핸드폰 켜놓고.

      오늘은 자비도량참법, 임인년 새해를 열면서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했는데요. 자비도량참법(慈悲道場懺法)이라고 하는 게 자비하고 도량하고 참법하고 이렇게 세 가지가 결합해 가지고 이루어진 건데, 참법이라고 하는 것이 참회할 때 참자, 그 참은 지나온 세월 동안에, 내가 무시겁래(無始劫來) 동안에 신구의 삼업으로 지었던 잘못들을 뉘우치고 본인의 마음을 정비하는 거예요. 비유하건대 여기 들어오니까 괜찮은데, 밖에 서 있으니까, 추운 데 서 있으니까 숨 쉴 때마다 안경이 자꾸 서리가 껴요. 성에가, 김이 껴서 잘 앞이 안 보여요. 성에가 안경에 끼는데 따뜻한 데 들어오면은 딱 사라지잖아요. 추운 데 가면은 또 성에가 끼고. 참법이라고 하는 거가 이 안경에 성에 낀 것을 다 사라지게 하는 거와 같은 거에요. 비유하건대 너무 요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적으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참법이 돼야 된다는 거죠. 형의상학적인 거나 비현실적인 거나 또 신비로운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참법이 돼야 해요.

      그런데 그 참법이 자비도량을 하는 참법이거든요. 자비도량이라고 하는 거는 원래 내가 갖추고 있는 도량이에요. 그 자비도량이라고 내가 갖추고 있는 도량인데, 입김에 성에가 끼듯이 그동안에 자비도량을 자꾸 흐리는, 자비도량을 흩트리는 그런 행위로 인해서 자비도량의 성품을 자꾸 잃어버렸다는 거예요. 그거를 이제 회복하는 그런 기도 또 발원 그런 것들이 담겨져 있는 게 자비도량참법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원래의 자비도량참법이, 다 아시겠지만, 지나온 과거세에 내가 지은 업을 참회하기 위해서 시작된 게 자비도량참법이에요. 혜공이란 스님이. 자비도량참법을 하면서 자비도량이 원래 내가 갖추고 있는 성품이다라는 거죠. 원래 이것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우리가 새롭게 뭔가를 신설하는 게 아니라, 원래 내가 갖추고 있던 건데, 그렇게 성에가 끼고 먼지가 껴 있는, 그동안에 말하고 행동하고 마음 먹었던, 마음 먹음으로, 마음 씀씀이로 인해 생겼던 것들을 이 10권의 자비도량참법을 하면서 쭉 씻고 나가는 과정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자비도량참법 하다 보면 어떤 이야기를 하냐면, ‘스님 내 얘기 같아요.’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제 얘기를 여기에 써놓은 것 같아요.’ 그렇게 와닿는 사람은 자비도량참법을 참 잘한 거예요. 자기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지는, 자기가 그동안에 잊고 있었던 내지는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서 자비도량참법을 하는 것은 아주 자비도량참법을 제대로 하는 겁니다.

      유튜브로 보거나 이 자리에 계신 우리 신도분들은 이번 자비도량참법을 하면서, 이걸 통해서 어떤 기도를, 어떤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발원하셨나요.

       지금 현상적으로 보면 우리 도량에, 우리 도량이라는 게 우리 생활 터전인데, 우리 터전에서 그래도 제일 먼저 좀 해결해야 될 거는 이 바이러스가 빨리 좀 가라앉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일 겁니다. 오늘 보니까 5만 명이에요. 이게 10만 명까지 가고 최대는 30만 명까지 간다는데요. 그러면서 이제 일상으로의 회복이 빨라질 수도 있겠지만, 세상이라고 하는 게 작용과 반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거거든요. 근데 그렇게 반작용이 많으면 거기에 따른 작용들도 있기 때문에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다만 이제 그럴수록 이 고비를 우리가 지혜롭게 좀 잘 넘겨야 되겠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개인위생이라든지 그리고 지침을 잘 따라가지고 지혜롭게 건강하게 넘겨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마는. 참 고비고비마다, 벌써 3년째니까요. ‘다음에 오면은 아마 코로나가 끝날 거다기대를 하고 있으면은 와장창 이렇게 또 숫자가 많아지고. 그래도 이번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4, 5월 적어도 부처님 오신 날쯤 되면은 좀 괜찮아지지 않을까, 일상화되지 않을까그런 기대를 해보고, 또 좀 더 욕심을 내보면 이번 부처님 오신 날은 연등 행렬을 하면서 연등을 손에 손에 들고 모든 신도들이 도량을 함께 돌면서 등을 좀 밝혔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도 같이 해 봅니다. 그래서 우리 자비도량참법으로 우리 도량에 우선적으로 이런 바이러스가 좀 빨리 소멸해서 우리가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고요.

      또 자비도량참법을 하면서 우리 신도분들은 아마도 각자가 다 다른 발원과 원력들을 세우셨겠죠.

      그런데 그런 소원과 원력들이 이루어지려면 자비도량을 무너뜨리는 세 가지 요소를 해결을 해야 돼요. 명확하게 파악을 해가지고. 그럼 자비라고 하는 도량이, 자비 도량이 내 마음의 도량일 수도 있고, 또 진관사처럼 이렇게 도량을 꾸미는 것도 도량이라고 하고, 여러분들은, 우리 신도분들은 여러분들의 가정이 도량이에요. 도량이라고 하는 것이 부처님을 모셔서 우리가 예불을 드리고 공양을 올리는 것도 도량이지만, 부처님이 머물러 있는 곳은 다 도량이란 말이죠. 여러분이 이제 집에 있다 하더라도 마음속에는 부처님이 이렇게 계시니까 그곳도 도량이다. 광의적인 개념에서 그렇게 이해해도 되겠습니다.

      근데 어떤 도량이 자비라고 하는 거는 뭐냐. 자비는 우리 불자들이 누구나 다 알고 다 이해하고 있는 거지만, 좀 더 쉽게 이해하자면 맑고 밝은 거예요. 이 자비라고 하는 거는 따뜻하고 또 온화한 거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그게 자비 지혜라고 표현을 하죠. 자비라고 하는 거는 긍정적인 마인드에요. 상대방을 어여삐 봐주고 나 스스로가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 도량을 꽉꽉 채워 나갈 때, 가득가득 채워나가는 거 그게 자비도량이잖아요. 근데 우리는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사람을 대하고 일상생활을 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해요.

      왜 그렇지 못하냐. 이 세 가지 때문이에요. 첫 번째가 탐욕이에요. 탐욕. 탐욕 때문에 자비도량이 흩트러지는 거죠. 그럼 탐욕이 뭐냐. 그건 좀 있다가 같이 알아보기로 하고요. 두 번째는 번뇌. 탐욕도 번뇌, 큰 개념으로는 탐욕도 번뇌지만, 여기서 말하는 번뇌는 걱정이에요. 걱정. 걱정과 염려. 세 번째는 망상이에요. 망상. 이게 다 같은 개념, 같은데 좀 달라요. 그래서 이거를 잘 우리가 알아야지, 내가 알게 모르게 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거기에 지금 오랜 습기로 인해서 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있어요.

      탐욕은 뭐냐 그러면 탐은 일종의 탐내는 거잖아요. 내 것이 아닌데 탐내는 게 탐이에요. 탐낸다. 욕심내는 거잖아요. 그 욕은 뭐냐. 탐욕할 때 탐은 내 것이 아닌데 내 걸 만들려는 거고, 욕은 노력한 만큼만 얻어야 하는데 노력한 이상으로 뭔가를 바라는 걸 욕이라고 해요. 탐욕은 뭐예요. 내 것이 아닌데 그것을 내가 더 많이 얻으려고 하는 것, 그게 탐욕이라는 거죠. 우리가 이제 일상생활에서 바라는 욕구하고 탐욕하고는 아예 색깔이 다르죠. 이 탐욕 때문에 사람이, 마음이 사나와지기 시작하는 거에요. 따뜻한 우리 마음들이 차가워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 탐욕이 올라오면 마음은 도리어 불이 나는 것 같지만 마음은 더 굳어진다, 차가워져요.

      그다음에는 두 번째가 번뇌인데, 걱정하고 염려하고. 우리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가장 큰 질병 중에 하나가, 마음 질병 중에 하나가 걱정과 염려예요. 이게 습관화돼서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걱정이 너무 많아요. 또 염려가 너무 많아요. 그게 일상화 돼 있고. 그래서 대표적인 게 죽겠네, 죽겠네그러잖아요. 죽겠네. 죽지도 않으면서 죽겠네그래요. 근데 그런 것들이 이제 습관화되기 때문에, 저도 가끔씩 힘들어 죽겠네이 얘기 잘합니다. 힘들어 죽겠네. 근데 그거는 걱정이 그 안에 다 녹아 있어요. 염려, 걱정이. 근데 실제로 그 걱정과 염려가 현실적으로 물론 문제가 돼서 대립이나 갈등이나 여러 가지 부딪침들이 있지만, 대부분이 관념적으로 생각으로 걱정하고 생각으로 염려하는 것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이거를 내려놔야 되는데 염려와 걱정이 한번 올라오게 되면 그거는 그 흐름으로 계속 끌려가게 돼요. 염려 걱정을 하는 거는 자꾸 알아차려야 되는데 내가 걱정거리다, 걱정이 있다라고 하면은 걱정하는 나를 자꾸 봐요. 자비도량참법을 기도할 때 제 개인 경험으로는, 자비도량참법을 하면서 첫 번째 얻어지는 힘이 뭐냐 그러면, 시선이, 관점이 밖의 현상에 가 있던 관점이 내 안으로 들어와요. 특히 뒤에 6, 7, 8, 9권 가면, 앞에서는 잘 모르던 게 뒤에 6, 7, 8, 9권쯤 가면, 이 시선을 내 안으로 두게 돼요. 나의 안이비설신의를 살피게 되고, 나의 탐심과 진심과 치심을 살피게 되고, 그런 구조로 돼 있죠. 그 힘을 그대로, 이 걱정과 염려로 내 일상에서 이렇게 꾸며져 있는 그런 마음들을 자꾸 거둬들이는 연습을 해야 돼요. 그래야 자비도량이 회복될 수 있어요.

       자비도량참법을 하는 거는 어떠한 기원이나 또 소원을 성취하는 발원도 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자비도량을 회복하는 게 핵심이에요. 그 자비도량참법을 회복하면 그 외에는 자연스럽게 성취가 된다는 거예요. 마치 밖에서 안경에 서리가 껴서 앞이 잘 안 보이는 사람이 따뜻한 방에 들어오면 성에도 안 낄뿐더러 앞이 잘 보이듯이, 내 마음의 그런 자비도량만 회복하면 사물이 여실하게 다 보인다. 또렷하게 보고, 좀 더 쉽게 말하면 끌려 다니지 않는다. 걱정이나 염려로 끌려가지 않는다.

      근데 이 걱정이나 염려는 어디서 오는 거냐. 불신에서 와요. 불신, 믿지 않음, 믿지 못함으로. 이거는 거의 100% 비례 돼 있어요. 본인을 믿지 못하면 걱정하게 되고 또 염려하게 되요. 이런 얘기 하면 또 오해받을 것 같아 조심스러운데, 요즘에 무속이 유행이잖아요. 이제 정초가 되니까 점을 보러 한 번씩 가시잖아요. 신수 보러 왜 가냐 이거예요. 궁금하니까 가는 거거든요. 걱정되니까. 올해 혹시나 나쁜 일이 있으면 피하려고. 근데 우리가 가끔 취미로 한 번씩 하는 건 괜찮은데, 너무 거기에 빠져가지고 지침이 되는 사람이 있어요. 생활의 지침. 자비도량참법이 생활의 지침이 돼야 되는데 그런 게 지침이 된 분들도 내가 주위에서 가끔 봅니다, 불자들 중에. 근데 왜 그러느냐. 걱정과 염려 때문에 그래요. 그 걱정 가진 분들 때문에, 그 신점이나 점을 보러 다니는데 왜 그러느냐. 그 마음 바탕을 쭉 따라가 보면 자기를 못 믿어요. 불신할 때, 믿지 못한다고 할 때 그 불신은 부처님을 못 믿는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부처님 가르침을 못 믿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스님들을 못 믿는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자기를 못 믿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못 믿으니까 걱정이 되고 염려가 돼요. 요즘에 현대인들이 이 걱정과 염려, 그로 인해서 자기 생활에 만족도가 떨어지고, 자기 자신을 못 믿으니 나보다 좀 더 나은 사람들에 대해서 동경하게 되고, 끊임없이 나보다 조금 더, 나보다 좀 더 잘 나고, 나보다 좀 더 잘 살고,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그러면은 굉장히 동경하죠. 동경한 만큼 어떻게 돼요. 마음은 허전해져요. 허전해지니까 걱정과 염려가 되고 생활에 불만이 나게 되고 이게 여러 가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잖아요. 그래서 <염려와 걱정을 내려놔라>라는 것은 결국은 <나 자신을 믿어라>라는 거에요.

       조금 어려운 얘기인데 대승기신론이라고 하는 논서가 있어요. 거기 보면 사신(四信) 오행(五行)이 나오거든요. 네 가지의 믿음과 다섯 가지 행. 네 가지 믿음의 첫 번째가 근본신이라고 그래요. 근본신. 근본신이 뭐냐. 자기 자신을 믿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어떻게 믿냐. 자비도량참법하는 사람은 내가 이미 자비도량을 갖추고 있다라고 믿고 시작해야 돼요. 이거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자비도량참법을 하는데 내가 원죄가 있어서, 죄가 많아서, 업장이 두터워가지고 그걸 씻어낸다는 게 아니에요. 그럼 원래 판을 바꾼다는 게 아니라, 내가 원래 자비도량을 갖추고 있는데, 내가 말하고 행동하고 마음 씀씀이가 무시겁래로 살았던 그런 찌꺼기 내지는 그런 때를 씻어낸다라는 마음 바탕으로 해야 된다는 거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내가 자비도량이라고 하는 걸 믿어야 되는 거죠. 여러분이 진관사에 아침에 오려고 출발할 때 어떤 마음을 먹고 옵니까. 진관사에 가면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 아마 가면은 총무스님이 반갑게 맞이해 주실 거야, 그런 믿음이 있잖아요. 와서 또 총무스님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주지스님 보면 넉넉해지고 그런 게 있잖아요. 부처님 보면 말할 것도 없고. 그런 것처럼 그런 믿음으로 출발해야 된다는 거죠. 믿음으로 출발해야 된다.

       두 번째는 염려와 걱정, 번뇌죠. 이거를 좀 내려놔야 된다. 그래야 자비 도랑이 생겨요.

      세 번째로는 망상이에요. 망상. 망상은 현실적으로 나를 명확하게, 아주 냉철하게 본인의 생활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그 기반 위에서 생활을 해야 되는데, 붕 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은 나는 이 정도의 생활의 능력이 있는데 그 능력을 인정하기 싫어가지고 더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관계라든지 생활들이 얽히기 시작하는 거지요. 그래서 이 망상은 하지 말아야 돼요. 망상은 다른 말로 몽상이라고 그래요. 몽상. 꿈속에서 뭔가를 짓고, 꿈속에서 아무리 로또가 맞아도 꿈 깨고 나면 아무 소용이 없듯이. 그래서 망상을 내려놔요. 망상을 한 마음을 자꾸 내려놔요. 내가 지금 망상을 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이 세 가지는 점검을 해봐야 됩니다. 내가 탐욕에 지금 물들어 있지 않은가. 내가 걱정과 염려에 찌들어 있지 않은가. 내가 망상 내지는 몽상에 빠져 있지 않은가. 이 세 가지를 점검을 쭉 해서 이 세 가지를 잘 내려놓으면, 정리가 되면 그대로 자비도량이 드러난다는 거예요. 억지로 갖추려는 게 아니라 우리의 자비도량은 그렇게 드러나게 된다.

      근데 일상적으로는 우리가 너무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어요. 2022년 새해가 열렸는데 걱정들을 많이 해요. 물론 이제 코로나라든지 여러 가지 외부적 환경에 의한 염려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내 자신에 대한 염려들이 많죠. 그런 염려들을 좀 내려놓고, 그 내려놓은 마음에 자비도량을 세워나가요. 정월달에 임인년을 맞아가지고 이 자비도량참법기도를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1년을 내가 어떻게 설계할지, 어떻게 꾸며갈지를 계획하는 아주 좋은 시간이라고 봅니다. 자비도랑참법 기도를 하면 거기서 적어도 한 구절이라도 내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어요. 자비도량참법하다 보면 각자가 자기 근기마다 딱 와 닿는 구절이 있어요. 열 사람이 하면 열 사람이 다 달라요. 그러면 그걸 찾아야 돼요. 어떤 분들은 자비도량참법 하면서 하염없이 우는 분들도 계세요.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내가 정말로 그동안에 말하고 행동하고 마음을 잘 못 썼구나.’ 그러면서 눈물을 흘리는 분도 있죠. 근데 그중에서도 이제 정말 자기를 울렸던, 마음을 울렸던 그런 구절들을 잘 캡처해가지고, 요즘에는 핸드폰에 기록할 수 있으니까, 사진도 찍을 수 있으니까, 그런 거를 찰칵 찍어가지고, 마음으로도 찍고, 핸드폰으로도 찍어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그거를 되뇌면서 자비도량을 회복하려고 하는 노력을 해야 된다. 자비도량을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꾸준한 되돌림표를 통해서 내가 자비도량기도를 할 때 그 마음들을 잊지 말아야 되겠습니다.

      저번 주에는 입춘 기도도 하셨을 겁니다. 입춘 기도 때는 입춘방을 붙이잖아요. 입춘대길 건양다경 이런 거 붙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제 그런 말 중에 제일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는데,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이라는 말이 있어요. 소지황금출. 소지라는 말은 청소한다는 말인데, 봄이 와서 소지하니 황금출, 황금이 나온다. 여러분 오늘 집에 가셔서 이거를 금방 증명할 수가 있어요. 소파 밑이나 장롱 밑이나 한번 쓸어보세요. 10원짜리 동전이라도 하나 나와요. 잊어버렸던 신용카드가 나올 수도 있어요. 그것보다도 우리 마음을 잘 소지하니까, 청소하니까, 쓸고 닦으니까 거기서 황금이 나오더라. 황금은 뭐예요. 바로 우리가 본연에 가지고 있던, 본래 성품, 본래 부처라는 그리고 그 본래 부처가 다른 말로는 자비도량이잖아요. 본래 부처가 사는 데가 자비도량이란 말이에요. 자비도량에서만 부처님이, 본래 부처님이 나툴 수가 있어요. 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마음 정비를 잘하면 지금 얘기했던 이 세 가지 탐욕, 걱정과 염려, 망상, 이 세 가지만 잘 정비를 해도 거기서 황금이 나온다는 거예요. 황금이, 부처님 성품이 나온다, 자비도량이 나온다. 여기 황금은 자비도량을 얘기해요. 여러분이 내 안에 자비도량이, 그 자비도량 안에, 내가 그동안에 놓치고 있던 내 아내도 내 남편도 내 부모님도 내 자녀들도 내 자비도량 안에서 내가 돌봐야 되겠구나라는 마음을 내면 보는 시야가 달라지잖아요. 내 자비도량을 가꾸면 말 그대로 진정한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는데, 자비도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비도량으로 초대하지 않고, 번뇌가, 욕심이, 걱정과 염려가 또 망상이 지글지글하는 거기에, 그 마음으로 남편을 초대하고 아내를 초대하고 자녀를 초대하고 또 이웃의 인연들을 초대하니까 힘든 거에요. 힘이 안 든다는 게 이상한 거에요. 힘들게 그렇게 하지 말고, 자비도량을 열어라. 자비도량을 열면 거기에는 정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런 스스로의 믿음과 따뜻함을 느낄 수가 있다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법당에 가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시고, 가장 일반적으로 요즘에는 지장보살님하고 관세음보살님이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저는 이 두 분 보살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분을 비증보살(悲增菩薩)이라고, 비증, <자비로서 중생을 인도한다.> 그래서 그분을 자비할 때 비자, 증명할 때 증자 써가지고 비증보살이라고 해요. 문수, 보현은 지증보살(智增菩薩)이라고 해요. 지혜를 우리에게 증명하는 분이다. 근데 비증보살이, 이 두 분 관세음보살님과 지장보살님 두 분이 특징이 있는데, 지장보살님부터 말씀을 드리면, 파란 머리에 지팡이를 가지고 계세요. 그 지팡이를 가만히 보면 큰 고리가 이렇게 세 개가 있고, 그 고리 두 개 양쪽에 3개씩 동전만한 고리가 달려있어요. 근데 그 지팡이가 뭘 의미하냐. 육바라밀이에요. 지옥문 앞에서 지옥에 오는 모든 중생들을 육바라밀로, 바라밀을 연설하면서, 마음을 전환시켜준, 그런 마음을 바꾸게 하는 그런 역할을 하신다고요. 여러분도 자비도량을 꾸려가면서 뭔가 의지하는 게 필요하다면 저는 여러분에게 지장보살의 이 육환장, 여섯 고리가 있는 이 지팡이를 마음에 다 드리고 싶어요. 여러분 힘들 때마다 이 지장보살의 지팡이가 여러분을 지탱해 줘요. 또 하나는, 그 지팡이를 딱 이제 마음에 지니고, 그다음에 관세음보살님은 가만히 보면 관세음보살님은 아주 화려한 화관을 쓰고, 그 화관 중앙에 부처님이 한 분 계세요. 근데 그 부처님이 어느 부처님이냐 그러면은, 아미타 부처님이에요. 관세음보살님의 덕성 중에, 이근원통 또 대자대비니 여러 가지 덕성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내가 보기에는 으뜸인 것은 어딜 가든 어느 때든 항상 아미타 부처님을 모시고 있는, 내가 어떤 생활을 하든 간에 항상 이마에는 아미타부처님을 딱 이렇게 모시고, 아미타 부처님이 여는 복락 세계의 보살로서 계시는 거란 말이죠.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부터 이 미관 위에 쏙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다가 자비도량을 탁 새기세요. 타투라고 하나, 문신을 새기는 거 있잖아요. 이걸 하나씩 새겨줄까요. 자비도량이라고. 근데 지금은 안 보이는데 다 새겨져 있어서, 여기에 제3의 눈이 생긴 거예요. 3의 눈이. 여기 자비도량이 다 써 있어요. 마음에는 지장보살님의 그 든든한, 내가 힘들고 어려운 갈래로 빠지지 않도록 나를 지탱하는 지장보살님의 지팡이가 있는 거고, 내 이마에는 항상 나의 앞길을 밝혀줄 수 있는, 자비도량을 열 수 있는 자비도량의 제3의 눈이 이 순간에 딱 생긴 거라 말이죠. 그러니까 여러분이 올해는 아무 걱정 안 해도 돼요. 혹시 살다가 아무 일이 없겠지만, 일이 생기면 진관사 와서 우리 총무스님한테 얘기하면 다 해결돼요.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는 걱정이 너무 많아요, 걱정이. 걱정하지 말고 자비도량을 잘 마음으로 열어서 모든 일을 성취하는 그런 불자가 되시기를 발원하면서 오늘 이야기 접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