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신년하례법회] 2월6일 신년하례법회 주지스님 법문 2022-02-06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네 번의 설날을 맞이했습니다. 음양의 설날과 절기의 설날. 양력의 설날은 양력 11일이고, 음력의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입니다. 그리고 절기로는 동지의 작은 설이라고 한 번 쉬었고, 입춘날 새해를 맞이해서 <이제 큰 복이 돌아오십니다>라는 의미의 새해를 지났어요.

     그래서 네 번의 새해를 지내면서 처음에 하는 인사가 뭐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입니다. 그런데요, 광덕스님하고 일타스님께서 하신 세배는 <아송구 군영신(我送舊君迎新)>이에요. <나는 묵은 것을 보내니 그대는 새것을 맞이하소서>. 송구 신축 영신 임인년이에요.

     올해가 임인년이죠. 흑범이라고 그러죠. 그러니까 그냥 백범이 아니에요, 흑범이에요. 용은 오복을 불러들이고, 호랑이는 삼재팔난 재액을 면한다고 해요. 그래서 보통 민속화 같은 데서 호랑이 그림을 <재액난을 다 없애주십시오>하는 의미로 딱 정면에 붙인다든지 합니다. 그래서 좌청룡 우백호라고 그러죠. 왼쪽에는 청룡이 지켜주고 오른쪽에는 백호가 지켜주는데, 올해는 임인, 흑범이에요. 그래서 코로나19도 잘 견뎌내고, 모든 것을 다 견뎌내 가지고 아주 용감무쌍하게 헤치고 나가야 되겠습니다.

     진관사에서는 기도로 평생을 일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기도라는 것은 금방 생겨나는 게 아니고, 안개 속에 옷이 젖듯이 서서히 내 몸에 가피가 됩니다. 그래서 삶이 그대로 수행이고, 수행이 그대로 삶이에요. 특별히 기도도 하고, 특별히 기도하는 거는 예외로 더 열심히 하자는 의미니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생각이 단조로워야지 모든 게 단조롭습니다.

     내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행동으로 옮겨지면 그게 습관화되는 거거든요. 습관화되는 내 몸이 그대로 인생이에요. 그럼 우리는 좋은 습관을 쌓아야 되겠죠. 항상 기도하는 자세, 항상 남을 배려하는 자세. 그래서 종교의 최고의 정의는, 호법부장도 하셨던 세영스님께서 최고의 종교는 친절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자비도 있어야 되지만, 친절 지혜도 있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자비는 미소로 전개되고, 친절은 지혜로서 표현돼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남을 위해서 배려하고 남을 위해서 좋은 말 하고. 그래서 우리가 정구업진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정삼업진언 하죠. 제일 많이 일으키는 업이 구업이에요. 부처님은 금구성언이라 해가지고 하시는 말씀 말씀보다 아주 금구의 성언인데, 중생은 하다 보면 그게 구업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수피 격언에 보면,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세 가지를 생각해 봐야 된다고 그랬어요. 첫 번째 물음은 자기 스스로에게 묻는 거예요. 진실한가. 두 번째 물음은 필요한가. 세 번째 물음은 친절한가. 이 세 가지, 진실의 문, 필요의 문, 그다음에 친절의 문인데, 이 세 가지를 감당할 수 없으면 침묵의 방으로 보내는 거예요. 그러면 결론이 뭐예요. 말하지 말라는 거죠. 우리 그 묵언표찰 달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말을 많이 하면 남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많아요.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라고 하듯이, 말로써 우리는 남에게 상처 주지 말고, 말로써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수행자가 되면서, 서서히 기도하면서, 1년 내내, 올해는 내가 무엇으로 화두를 삼을까, 명상을 할까 생각해보세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눈에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귀에는 익힌 걸 좋아하거든요. 노래를 많이 하는 사람은 노래 가사 들으면 하루 만에 외워요. 그렇지만 익히지 않은 거는 안 익혀져요. 불경을 독송하려면요 안 익혀져요, 안 익혔기 때문에.

     제가 요새 경전을 좀 독송하다 보니까 그 경전의 공덕이 내가 함으로써 모든 사람 주위가 밝아진다는 것을 느꼈어요. 여러분들이 천수경을 한다든지 관음경을 한다든지 법화경을 한다든지 금강경을 한다든지 그 경의 공덕이 모든 사람에게 다 누려졌으면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그래야 되겠죠. 그렇게 꼭 하시는 걸로 합시다.

     그래서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그다음에 노인의 즐거움이 되고 위급하고 어려운 때에 양식이 된다 그랬어요. 그러니까 어떤 책이든지, 경전을 독송한다든지, 책을 본다든지, 여러 가지 내가 나한테 도움이 되는 거를 보면은 다 이익이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노는 입에 뭐 한다고요? 염불하듯이 좋은 말하고 좋은 생각 내시고요. 왜냐하면 생각이 행동이고 행동이 습관이기 때문에, 그 습관이 우리 몸이에요. 그러니까 좋은 습관 지어가지고 1년 내내 무탈하시고요. 자비도량참법기도도 사실은 십악업을 녹이는 기도예요. 그러니까 과거무시겁래에, 제가 그랬잖아요, 내 안의 업장을 소멸해가지고 드러내는 기도가 바로 백신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열심히 하고 열심히 정진 합시다.

 

     이 금강저를 오늘 선물한다는데, 금강진언 <옴 오륜니 사바하>아시죠. 제가 법인할 때 항상 금강저를 가지고 있죠, 그게 뭐냐 하면 <모든 악이 나한테 침범하지 말아라> 이런 의미예요.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있으면서 내 마음에 나쁜 생각, 남을 미워하는 생각, 탐진치 삼독까지 다 없애면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이걸 가지고 있으면서 열심히 합시다. 부처님 되십시다. 당신은 부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