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백중기도] 7월 18일 백중기도 2재 법문 2021-07-18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방역지침이 4단계로 격상되고 맞는 첫 번째 일요일입니다. 그리고 백중은 첫 번째를 넘어서 2번째 재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4단계로 격상되면서 고마워해야 할 일이 하나가 있는데 이렇게 철저하게 지켜질 거라고는, 상상 그 이상으로 잘 지켜지고 있는 거 같아요. 지금 유튜브로 보고 계신 분들은 전체 법당 내부가 잘 보이지 않겠지만 스님들만 앉아 있어요. 그리고 촬영하는 몇몇 스텝들하고요.

그래서 아마 짐작하건대 이번에 이 4차 대유행도 조만간에 잠잠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특히 백중기도를 봉행한 공덕으로 역병이 물러나서 하루속히 마스크를 좀 벗고, 그리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바람을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방송을 다 보시고 나서 나중에 시간 되시면 나가서 하늘을 한 번 보세요. 하늘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맑고. ‘, 청량하다란 게 있는데, 우리 경전에 보면 청량하다라는 표현이 나오거든요, 청량. ‘청량하다라는 게 저런 걸 말하는구나라는 걸 알 수가 있어요. 구름이 그렇게 깨끗할 수가 없고, 구름만 깨끗할 뿐이 아니라 하늘도 깨끗해요.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늘에 앉아서 이렇게 보면 마음이 좀 쉬게 되는 그런 날씨니까, 그렇게 해보시면 좋겠다, 그래서 조금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도 좀 쉬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오늘은 백중 2번째 제사인데, 올해 전체 백중은 <대전환과 공동체> 주제로 법담을 나누기로 했잖습니까. 그래서 오늘은 대전환 중에 어떤 걸 대전환이라고 얘길 하느냐. 전환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생각으로 바꾸는 거잖아요. 요즘에는 대전환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뿐만 아니라 국가나 정부나 또 각 계층에서 다 대전환의 시기다.’라는 말을 합니다. 특히 백 년 만에 찾아오는 이 역병으로 인해서 대전환이 이루어진다고 얘기를 해요.

그래서 그 대전환을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되느냐.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느냐. 또 기술적으로는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느냐. 이런 논의들을 하게 되고 지금도 활발하게 논의가 되고 있고, 또 준비되고 있어요.

대전환이라는 것은 그렇게 현상적인 우리 삶 전체의 전환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 우리가 백중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마음의 대전환을 이야기하겠죠. 그 마음의 대전환은 수행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란 말이에요. 신행과 수행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지, 대전환, 특히 마음의 대전환이라고 하는 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거예요. 때로는 어렵다고들 말하지요. 왜냐하면 내가 직접 관찰하고 관조하고 실천해야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누가 알아서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발견해 내는 거고, 내가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에 힘 드는 거죠. 그런데 내가 만들지 않은 건, 내가 참여하지 않은 건, 내가 발견해 내지 않은 건 내게 될 수가 없거든요. 과정은 알 수 없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굉장히 그 성과가 높다. 그 살림살이가 다 자기 것이 될 수가 있다란 측면에서는 효과성은 최고인 거죠.

 

우리가 대전환을 해야 되는데, 대전환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늘 같은 것을 고민하고, 같은 조건이 만났을 때, 똑같은 질량의 번뇌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절에 오래 다닌 보살님들도 같은 고민을 하거든요. 그 같은 고민이라는 게 뭐냐 하면, 욕망과 연결이 되어 있어요. 욕망이라는 거 자체가 자기 자신의 것뿐만 아니라 자식에 대한 욕망, 물질에 대한 욕망,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이 다 결부되어 있는 거잖아요. 이러한 욕망에서 좀 쉬려면 마음의 전환을 이뤄야 하는 거예요. 마음의 전환 없이는 불가능한 거잖아요. 쉽게 말하면 여기 컵을 갖다 놨는데, 물을 마시는 데 내가 컵 뚜껑을 열지 않으면 컵의 물을 마실 수 없는 거처럼, 내가 컵 뚜껑을 직접 열어야 하잖아요. 그런 이치하고 똑같아요.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신행을 하거나 내지는 절에 와서 기도를 하면서 나 스스로 뚜껑을 열지 않고 물을 달라고, 물을 먹게 해달라고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물을 먹을 수 있나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목만 타는 게 아니라 애가 타지요. 애가 타다가 마음이 고파지기 시작해요.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마음이 고픈 게 굉장히 힘든 겁니다. 허덕증이라고 해요. 허덕거리게 되죠. 그러다가 그게 충족이 안 되면 화를 내게 되죠. 화를 내게 돼요. 이런 과정들이 결국 내가 마음을 전환 시킬 계기를 잡질 못했기 때문이에요.

 

니까야에 보면, 부처님의 초기 경전에 보면, 옷감의 비유가 있어요. <옷감 비유경>이 있는데, 거기 보면 부처님이 비구들을 부릅니다. “비구들아, 여기에 때가 많이 묻어있는 옷이 있다고 치자. 이 때가 많이 묻어있는 옷감을 물을 들이면 물이 잘 들겠느냐, 안 들겠느냐.” 이렇게 물어봐요. 여러분 어떠세요? 여러분이 입고 있는 옷 중에 땀이 잔뜩 배어서 얼룩져 있는 옷감이 보기 싫어서 거기에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물을 들이면 그 물이 잘 들까요, 안 들까요? 물들죠. 물은 드는데, 그대로, 땀자국이 남은 상태 그대로 물이 들죠. 부처님도 똑같이 말씀을 하십니다. <옷감비유경>에 나와 있는 이야기인데, 1차 초벌로 땀자국을 다 빼고 물을 들여야지 제대로 물이 들잖아요. 땀이 배어 있는 옷감을 세제를 풀어서 땀자국을 빼는 것, 이게 전환입니다. 그렇게 해야지만 물이 제대로 들 수가 있는 거거든요.

 

저번 주에 이야기 드린 것 중에 오욕칠정이 있습니다. 오욕칠정은 우리의 삶 자체예요. 중생의 삶을 다르게 표현하면 오욕칠정이라고 얘기해요. 다섯 가지 욕망과 일곱 가지의 끄달림이거든요. 다섯 가지 욕망과 일곱 가지의 끄달림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비빔밥이 되어 있는 우리의 삶을 조금 더 내려놓는 전환의 마음을 가져야 된다는 거예요. 근데 이 오욕칠정은 조건에 의해서 올라오는 마음입니다. 이 조건이라는 용어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이해를 못 하는 한 불교 용어도 깨지지가 않아요. 조건을 이해해야 됩니다. 그래서 조건은 굉장히 중요한 용어 중에 하나에요. 이거는 승, 재가를 떠나서 수행을 좀 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 조건을 이해해야 합니다. 조건. 유튜브를 보시거나, 이 법문을 함께 하시는 분들은 자녀들이 결혼할 때 제일 먼저 보는 것이 뭐예요? 조건이에요. 그런데, 누구나 다 조건을 보게 되어 있어요. 새로운 인연을 만나면 조건을 보게 되어 있지요. 출가할 때도 조건을 봐요. 출가할 때도 조건을 봅니다. 어떤 조건이냐. 스승이 계를 잘 지키는 스승이냐. 그리고 수행을 잘하는 스승이냐. 그리고 자비롭고 지혜로운 스승이냐. 이게 다 조건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조건을 보면 좋은데, 명예가 높은 스승이냐, 돈이 많은 스승이냐, 또 잘생긴 스승이냐, 이렇게 보기 시작하면 거기에 괴로움이 붙기 시작하는 거예요. 예를 들자면 결혼도 마찬가지잖아요. 부인될 사람을 만나고, 남편 될 사람을 만나는데, 조건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조건을 사람이 참 착실하다, 순하다, 그런 것들을 보면 그 조건이 착한 조건이 되는데, 돈이 많은지, 아버지가 돈이 많은지, 할아버지가 돈이 많은지, 지위가 높은지, 정말 쓸데없는 것 중의 하나가 잘 생겼는지, 키가 큰지, 이런 것들을 조건으로 보면 오래 못 가요. 그러니까 생김새를 조건으로 보면 그건 금방 식습니다. 그보다 조금 오래 가는 게 뭐냐 하면 돈이 많은지, 지위가 높은지 이런 거죠. 그 집안이 어떤지. 그런데 이런 것들은 어느 정도 유통기한이 있어요. 결국은 이 조건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떤 게 되느냐. <사랑과 전쟁>이 됩니다. <사랑과 전쟁> 아시잖아요, 드라마에 보면 거기에 10건 중의 8건이 전부 다 조건을 보고 한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착한 조건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조건으로 결혼한 사람들이 사랑과 전쟁의 주인공으로 나와요. 조건은 누구나 다 보게 되어 있습니다. 조건에 따라서 우리 삶은 달라지는 거거든요.

우리가 불교의 핵심이라고 하는 연기법은 조건이라는 것을 이해해야지만 이해할 수 있어요. 조건. 조건은 그 바탕에 뭐가 있냐면 기억이라는 게 있습니다. 조건은 기억에 의해서 올라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기억이라는 것을, 반드시 리멤버(remember)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을, 불교적으로는 생각 념()자라고 하지요. 부처님은 이 기억이라는 것을 잘해야 조건이 달라진다고 했기 때문에, 팔정도에 정념(正念)이라는 것을 넣은 거예요. 바른 생각. 옳은 생각. 착한 생각인 거죠. 조건이라는 것은 생각을 기반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그래요. 쉽게 말하면, 이 조건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했던 습관대로 올라오는 게, 올라오는 생각이 조건이란 말이에요. 어떤 대상에게 화를 많이 내는 사람은 그 조건만 되면 화를 냅니다. 그게 조건이에요. 거기에는 당연히 카르마(karma)라는 게 연결되어있어요, 습관이라고 하는 게. 그 습관은 기존에 저장된 기억을 바탕으로 올라와요. 그러니까 조건과 카르마와 기억은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이게 좀 어려운데, 왜 어렵냐 하면 절에 와서 잘 살게 해달라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아들 대학 합격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그런 건 얘기 안 해주고, 뭔 기억과 습관과 조건을 얘기하니까 좀 갑갑할 수 있는데, 이걸 알아야지 그게 되요. 지금 우리가 와서 기도하는 것은 이 컵의 뚜껑을 열고 이 컵의 물만 마시는 거예요. 제가 이야기하는 조건을 이해하고 카르마를 이해하고 기억을 이해하는 것은 한없이 끊이지 않는 우물을 발견하는 겁니다. 여러분이 어떤 믿음이냐 하면, 인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집의 정수기의 물을 틀면 정수기의 물이 끊어지지 않고 나온다는 믿음이 있는 거예요.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집에 가서 물을 틀었는데, 정수기에서 물이 안 나와.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그 물이 안 나오는 게 뭐냐 하면 그런 조건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음의 지혜 샘이 딱 끊겨 화가 올라오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의 샘물을, 지혜의 샘물을 끊어지지 않기 위해서 이걸 이해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야 기도할 때 그 기도가 흐트러짐 없이 성취될 수 있는 거예요. 누구나 다 발원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마음의 도리를 모르기 때문에 마음이 금방 식어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계기는, 그 기도하게 된 계기는 자녀들의 대학 입시가 됐든, 남편의 사업이 됐든, 가족의 건강이 됐든, 삶의 여러 가지 장애를 해결하는 계기는 될지언정, 그 계기가 이렇게 조건을 이해하고, 카르마를 이해하고, 기억을 이해하게 되면 정말로 우리가 평생 나에게 청정한 샘물을 제공하는 보물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중요한 거예요.

백중 초재부터 4재까지는 이런 대전환에 관련된, 마음 전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두 번 정도는 왜 백중과 공동체와 연결이 됐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공동체를 이해해야지만이 행복으로 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할건데, 결국은 백중을 통해서 기도를 했지만, 또 백중 입재해놓고 오늘 법문을 듣고 있지만, 이 조건을 이해해야지만이 카르마를 이해하게 되고, 기억을 이해하게 된다는 거예요.

 

, 조건을 이야기했어요. 우리가 6가지 기관을 통해서 6가지 경계를 만나잖아요. 이걸 <부딪침>이라고 표현합니다. 부딪치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우리가 아까 하늘을 보라고 그랬어요. 하늘을 보면 파란빛, 구름은 하얀빛, 이렇게 순간적으로 부딪침을 통해서 인지하는 거란 말이에요. 그게 안이비설신(眼耳鼻舌身)이잖아요. 이걸 전오식(前五識)이라고 얘기해요. 그리고 의식(意識)이라고 있는데, 그 의식부터는 우리가 무의식이라고 얘기하지만, 무의식인데 저장창고란 말이에요.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유식에서는 말라식이니, 아뢰야식이니, 아타나식이니, 암마라식이니 이렇게까지 이야길 해요. 아뢰야식, 아타나식, 암마라식, 9, 10까지 가며 이야길 하는데, 거기까진 안 가더라도, 저장창고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부딪침을 통하면 기억이 올라오는 거예요. 기억이 중요한 거예요. 그래서 조건을 딱 만나게 되면 그 조건이 카르마를 통해서 우리 저장창고에 있는 기억이 올라오는 거예요. 근데 그 저장창고에서 올라와서 카르마를 통과할 때 그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전환시킬 힘이 우리에게 있는 거예요. 이건 우리만이 갖는 겁니다. 저나 이 이야기를 듣는 여러분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이, 이 기억을 전환시키는 힘이 있는 거예요. 그동안은 전환시키려고 하지 않은 거지요. 전환시키려고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한 거예요. 그러니까 어렵죠. 이걸 전환시켜야지만 이 창고들의 색깔이 변하는 거예요. 질적으로 변하는 거예요, 질적으로. 옛날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지면 화가 확 올라오던 것이 어느 날 그것을 내가 관조했어요. 관찰했어요. 그래서 어 이건 내가 왜 화를 내고 있지? , 맞아. 그때 그 스님이 백중 입재 때 모든 상은 비상이라고 얘기했어. 화도 원래 상이 아니겠네. 원래 있는 게 아니겠네. 그냥 조건에 의해서, 조건에 부딪침에 의해서 카르마에 의해서 기억이 되살아난 거뿐이겠네.’라는 생각으로 탁 바꿔 화를 안 내게 되면 그게 그다음부터는 저장이 돼요. 그래서 우리의 기억창고가 있는데, 기억창고의 색깔들이 변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조건을 이해해야 되는 거예요. 조건. 우리는 조건에 의해서 반응하는 거다. 그 조건에 카르마가 반응하고, 기억이 올라오는데 그 기억 자체가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그냥 습관으로 하는 것뿐입니다. 괴로움은 어떻겠어요? 괴로움도 그렇죠. 즐거움은 어떻겠어요? 즐거움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즐거움이나 괴로움이나 똑같은 거예요. 우리는 즐겁다고 좋아하잖아요. 괴롭다고 슬퍼해요. 그거는 모양이 다를 뿐이지 그 형태는 똑같은 거예요. 이걸 알면, 기뻐하는 사람은 충분히 기뻐하지만 거기에 빠지지 않아요. 슬퍼하는 사람은 정말로 애도하고 슬퍼하고 추모하지만, 거기에 빠지지 않는 거예요. 아시겠습니까? 이걸 알아야 되는데. 이러면 삶의 질이 굉징히 높아집니다. 삶의 질이 높아져요. 그리고 그전에 하던 인색함이나 무자비함이나 화냄이나 삐짐이나 질투나 이런 것들이 바뀌기 시작해요. 이걸 바꿔야 삶이 바뀌는 거거든요. 삶이 바뀌어요. 그런데 우리가 이 조건이 많은 사람일수록,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번뇌하고 번민하고 괴로움하고 정비례합니다. 조건 많은 사람치고, 조건 까다로운 사람치고 사람 좋은 사람 없어요. 정말로 굉장히 까다로운 거 같은데 실제로 보면 아무 조건 안 내세우는 사람 있어요. 놀라운 거는 우리 절집 와도 마찬가지예요. 큰스님일수록 굉장히 어려워요. 여기서 큰스님이라고 광의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큰스님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어려운데, 막상 와서 겪어보면 물 같은 분이고, 공기 같은 분이고, 공간 같은 분이고, 걸림이 없는 분이라고 얘길 합니다. 조건이 없어요. 의외로 출가한 지 얼마 안 되는 마음이 칼날같이 서 있는, 마치 보기에는 철저한 계율수행과 철저한 자기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조건이 더 까다로워요. 그런데 마음의, 괴로움의, 괴로움의 무게를 재보면 이쪽이 훨씬 더 무거워. 우리 보살님들도, 거사님들도 마찬가지예요. 조건이 까다로운 사람이 집안에서 분란이 많습니다. 까탈스럽다고 얘기하잖아요. 까탈스럽다. 까탈스럽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괴로움이 더 많아요. 저도 까탈스러운 사람이거든요. 그렇게 얘길 해요, 주변에서. 그런데 막상 절 겪어보면 까탈스러운 사람이 아닌 걸 알아요. 제가 번뇌가 없다, 괴로움이 없다는 걸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적어도 그 괴로움과 번민을 줄여가려고 노력하거든요. 마음을 전환시키려고 노력은 해요. 제가 출가한 지가 28년째인데, 28년 동안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거예요. 이건 완성이라는 게 없어요. 이걸 이생에 어떻게 완성하겠습니까. 부처님은 몇 세 동안 이 전환을 하려고 노력한 거예요? 대전환의 노력을 하신 겁니까? 500세 동안 하신 겁니다. 500. 그 대전환의 정말 진안한 세월인 거잖아요, 500세 동안은. 자 그러니까 이 대전환이라는 건 끊임없이 해야 된다는 거예요.

 

여러분은 그러면, 이 방송을 보고 있는, 지금 법회에 동참하는 분들은 진관사 마음의 정원에 오셔서 이 마음의 대전환에 노력들을 얼마나, 얼마큼 깊이 진중하게, 요즘에 엄중하게 라는 말이 유행인데, 엄중하게 하셨나요? 해 본 적이 없어요?

우리의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조건이라고 하는 것, 카르마라고 하는 것, 그리고 기억이라고 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마음의 정원에 와서 지금 이 법회를 함께 하는 분들은 이 이치를 알아야 됩니다. 조건이라고 하는 것 자체를, 부딪침이 올 때 이것을 알아차려서 전환시켜야 되요. 내 마음이 전환시켜서 맑아지면, 전환시키면 어떤 효과가 벌어지냐 하면, 이게 좀 더 힘을 받으면 마음이 밝아진다는 게 내 스스로가 체득하게 돼요. 그걸 청량감이라고 얘기합니다. 청량감이라고 얘길 해요. 그렇게 마음이 밝아져야 부처님이 말씀하셨던 옷감 비유처럼 그 마음의 바탕에 있는 기억들, 리멤버가, 기억이 바뀌어야 내가 순간순간 끌어오는 기억들의 샘물이 맑아져야 내 마음이 밝아지고, 그래야지 기도성취가 빨라지는 거예요. 이 기억의 창고에, 내지는 기억의 우물에 물이 시커멓고 어두컴컴하고 더러워져 있는데 그거 끌어올려봤자 아무 소용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 버려야 되는 물이잖아요. 빼야 되는 물이고. 그래서 우리가 대전환을 통해서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거거든요. 해탈할 수 있는 거거든요. 더 나아가서 우리가 대전환의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대전환의 힘이 다른 말로는 바라밀이에요. 바라밀. 바라밀 힘인데, 그래서 우리의 삶을, 괴로움에서 늘 지는 삶, 내지는 굴복하는 삶, 내지는 끌려가는 삶에서, 내 삶을 이끌고 내 삶을 추동해내고, 그리고 내 삶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겁니다. 그게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지금 이 순간부터는 내 마음의 대전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순간순간이다. 그래서 마음이 즐거울 때는 잘 안 되니까 혹여라도 화가 날 때, 짜증이 올라올 때, 그리고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그때 마음을 들여다봐라. 그리고 그 마음의 습관을 바꿔라. 그래야 기억이 바뀐다라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백중기간 동안이라도 정말 귀한 작은 힘들을 얻으시기를 바라고요.

 

제가 오늘 <불교성전>을 하나 들고 왔는데, 종단에서 발간한 <불교성전>입니다. 우리 보살님들, 거사님들 중에는 기도를 굉장히 많이들 하세요. 경전을 금강경 읽고, 관음경 읽고, 천수경 다라니 21독 하고, 108배하고. 어떤 때 보면 저보다 더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근데 거기다가 이 불교성전을 꼭 넣어서 해보세요. 각 장과 각 절로 구별되어 있기 때문에 하루에 많이 읽지 마시고요. 많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매일 똑같이 지극하게 하는 게 중요한 거거든요. 매일 똑같은 양으로 지극하게. 그래서 한 장이라도, 제목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한 장을 읽어서, 이걸 다 읽으려면 1년 이상 걸릴 거 같은데, 하루에 하나씩 읽으면서, 11독송해보세요. 1불자 1불교성전 갖기 운동을 종단 차원에서 하고 있으니까 우리 진관사 신도분들도 이 불교성전을 하나씩 구매하셔 가지고 집에 잘 모셔서 기도, 신행하는데 나침판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드리고요. 또 마음이 흔연하게 난다면 사서 주변 친구들한테, 불교 종자가, 불교 신심이 좀 있는 분인데 절에 잘 안 나온다 하는 분들에게 나누셔서 길벗으로서 함께 진관사 마음의 정원에 나오시기를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가 다음 주까지 4단계니까, 지금 분위기로는 연장될 거 같긴합니다만, 그래도 절에 직접 오지 못하지만, 유튜브에 들어와서 법회에 함께하는 진관사 신도분들 가내에 부처님의 가피와 부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간절하게 기도 올리고, 개인 방역을 철저하게 지켜서 건강한 삶 되시기를 부탁을 드리고, 기회가 된다면 백신은 빨리 맞으셔서 집단 면역이 될 수 있도록 동참 방역을 해 주시기를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면서 오늘 법담을 접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