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수륙재] 9월20일 국행수륙대재 4재 법문(유튜브라이브) 2020-09-20

외로운 영가들의 부처님, 칠여래(七如來) 부처님 

 

     안녕하세요. 저희들이 입재를 시작해서 초재, 2, 3, 4재의 날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신도님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방송으로 함께 기도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모든 것이 일찍 종식되고 빨리 원위치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오늘 법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구휼과 위무의 큰 백신이 불교최대의 의식인 수륙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장스님을 비롯해서 어산스님들께서 대령과 관욕을 하면서 그동안에 가지고 있던 여러 삼업의 모든 업이라든지 깨끗하지 못한 업을 대령과 관욕으로 목욕의식을 했습니다. 남자영가는 상뇌라는 거울을 보고서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가고, 여자 영가는 서월이라는 거울을 보고 천천히 단아하게 그런 마음을 내어 법식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국행수륙재는 설판재자와 동참재자, 인연재자, 공양재자, 모든 재자들의 영가 뿐만 아니라 이름 있는 영가, 이름 없는 영가, 생명 있는 영가, 생명 없는 영가까지 다 제도가 될 수 있는 의식이 불교의 큰 최대의식인 수륙재입니다.

 

     여기에서 베풀어지는 의식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첫째, “운명(殞命)이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찍이 20세 전에 가는 사람도 있고, 30대에 가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수명이 길어서 100세까지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보통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듯이 명은 각각 타고났다는 의미도 되고 전생보로 인해서 낚시를 많이 한다든지 하면 단명보를 받아서 일찍이 갈 수도 있습니다. 복과 좋은 일을 하면 명이 좀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둘째는 죽음의 모습이 각각이라는 거예요. 천차만별이라는 말이 있듯이 앉아서 가는 분, 몹시 괴로워서 막 휘젓는 분들, 그리고 도인스님 같은 분들은 앉아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면서 가시는 분들도 있고, 또 거꾸로 서서 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습이 이렇게 다르고 제대로 가는 분들은 괜찮지만, 제대로 못 가는 분들에 대해서 수륙재라는 재를 베풀어서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셋째, 끝없는 고통에 침잠된 영가들의 경우에는, 업이 다하지 않으면 뛰쳐나오기가 어렵고 자비로 건져주지 않으면 벗어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수륙재를 베풀게 되었습니다.

 

     죽음의 모습이 갖가지이듯이 주인 있는 영가는 잘 불러서 잘 해주지만, 이름 없는 영가 - 유주무주할 때 무주는 주인없는 영가를 말합니다.-들을 어떻게 제도해야 되는가. 우리가 그 사람들을 널리 잘 포용을 해서 다함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륙재의 의미입니다.

 

      불교 최대의 의식인 수륙재에서는 외로운 영가들의 죽음의 형태를 열 여섯 가지로 분류해 십육청(十六請)’을 하거나 스물다섯 가지로 분류해 이십오청(二十五請)’을 하기도 합니다. 진관사 국행수륙재에서는 이십오청을 합니다. 이른바, ‘이십오청에는 복된 과보에 의지해 머무르는 하늘 신선과 그 권속들, 지위가 세상의 주인에 이른 제왕후비와 그 권속들, 만고에 이름을 남긴 왕후장상, 제상들, 충절 장수들, 부귀영화를 버리고 집 떠나 구름처럼 떠도셨던 외로운 사문들, 부처님 본래의 성품을 잃어버려 세상에 미혹된 외로운 대중들(똑같은 스님들이라도 이렇게 외로운 떠도는 고혼들이 있습니다), 철위산, 무간지옥, 팔한지옥, 아귀지옥 등에서 말할 수 없이 고통받는 외로운 영가들, 목구멍은 바늘처럼 가늘고 배는 불룩하며 입과 얼굴이 화염으로 이글거리는 항하사처럼 많은 굶주린 아귀들, 미물에서 축생에 이르기까지 생명 있는 외로운 존재들, 타향살이에 굶어 죽고 얼어 죽고 노년임에도 피붙이 하나 없고 어려서부터 의탁할 데 없이 제사지내 줄 이 없는 죽은 고독하고 외로운 영가들, 고통스러운 질병으로 죽은 외로운 영가들, 전생의 원수를 만나 죽거나 전쟁에서 죽은 외로운 영가들, 한을 품고 죽거나 억울한 누명 쓰고 죽거나 돈이 없어 죽거나 빚 때문에 죽거나 치정으로 죽거나 부부싸움으로 죽은 외로운 영가들, 아이와 산모 모두 죽은 외로운 영가들, 산에서 떨어져 죽거나 집이 무너져 죽거나 물에 빠져 죽거나 등등, 억장이 무너질 듯 외롭고 슬픈 사연 많은 수 많은 영가들이 있습니다. 이런 스물다섯 가지의 모습을 이십오청으로 표현해서 그 영가들이 잘 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수륙재에서 하는 겁니다.

 

     그럼 이 영가들을 누가 이렇게 해주느냐. 물론 아미타부처님이 접인해서 인로왕보살님이 다 해주지만, 칠여래님이 또 계십니다. 그분들이 영가들이 좋은 곳에 갈 수 있도록 해주는데, 칠여래는 다보여래, 보승여래, 묘색신여래, 광박신여래. 이포외여래, 감로왕여래, 마지막으로 아미타부처님이 계십니다.

 

     칠여래 부처님의 명호와 위신력

 

다보여래(多寶如來) : 인색과 탐욕을 버리고 법의 재물을 구족하게 하시는 부처님

보승여래(寶勝如來) : 악한 세계를 쳐부수고 보배로운 성취를 얻게 하시는 부처님

묘색신여래(妙色身如來) : 추한 모습 여의고 좋은 모습을 원만하게 하시는 부처님

광박신여래(廣博身如來) : 범부의 몸이 아닌 허공의 몸임을 깨닫게 하시는 부처님

이포외여래(離怖畏如來) : 온갖 두려움 여의고 고요한 평안함 얻게 하시는 부처님

감로왕여래(甘露王如來) : 불타는 듯한 고통이 멎게 감로의 비를 내리시는 부처님

아미타여래(阿彌陁如來) : 서방극락세계 구품연지에 다시 태어나게 하시는 부처님

 

     그동안 유주무주고혼, 외로운 영혼들, 생명 있는 영가, 생명 없는 영가들을 칠여래께서 접인해서 연화대에 모셔, 백련대에 모셔 왕생극락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의식입니다. 그래서 이십오청은 25가지의 모습을 표현해서 그 영가들이 잘 좋은 데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칠여래가 계십니다.

 

     오늘 어장스님을 비롯해서 어산스님들께서 남자영가, 여자영가들을 잘 목욕시켜서 바로 해탈의 복을 입고서 좋은 법식에 참여해서 이고득락할 수 있는 의식을 마쳤습니다. 앞으로 5, 6재까지도 다 이고득락할 수 있게, 산 사람들은 안락하고, 돌아가신 분은 왕생극락할수 있는 수륙재가 우리가 구휼과 위무를 할 수 있는 백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3재가 더 남았지만 그때까지 보살님들도 그렇고 집에서 같이 수행하는 동참재자, 설판재자, 인연재자 모든 분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같이 합장하고 같이 기도하면 이고득락할 수 있고 편안한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 다함께 어장스님의 염불소리와 또 어산스님의 법고무라든지 착복무, 나비무를 보고서 환희심을 내어서 나도 저렇게 좋은 곳에 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니까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입니까. 이 도량에 들어오기만 해도 삼업이 녹고 모든 업장소멸을 할 수 있는 그 재가 불교의 가장 큰 재인 수륙재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업장이 너무나 지중하다든지 이런 바이러스균을 치유하는 백신은 바로 기도입니다. 수륙재의 기도뿐만 아니라 항상 마음속으로 생활이 그대로 수행이고 수행이 그대로 생활이어야 됩니다. 참선도 하고 염불도 하고 명상도 하고 주력도 하고 간경도 하지만은 같이 마음을 모아서 할 수 있는 건 염불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기도하면서 불교의식인 이 행사가 마지막까지 다 회향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