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수륙재] 10월 11일 국행수륙재 회향 법문(유튜브라이브) 2020-10-11

     진관사 수륙재에 동참하신 우리 스님, 불자님들, 영가님들, 불보살의 가호가 있기를 심축드립니다.

 

     수륙재, 정말 수륙재는 불교 생명의 존중 사상입니다. 땅에 살거나 물에 살거나 어디에 살거나 일체중생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둘이 아닌 그 생명을 근본적으로 존중할 수 있는 사상이 바로 수륙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업장 소멸하는 기회가 됩니다. 아마 이 도량에, 수륙재 하는 도량에 인연만 지어도, 발만 한번 들여놓아도 업이 소멸된다고 자자 운자(慈雲) 율사스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수륙재의 의미가 아주 굉장히 큽니다. 그런데 그 의미가 너무 크기 때문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예요, 현실적으로.

 

     그러나저러나 업장 소멸이 되고 발복이 되기 때문에, 이 세상 떠난 이를 위해서는 그야말로 무주 고혼, 주인 없는 외로운 영혼이 되어있다고 하면 그 주인 없는 외로운 영혼은 이고득락시켜드려야 합니다. 주인 없는 영혼으로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자기로서는. 그 업이 있기 때문에. 물론 일체중생은 다 업에 의해서 살아갑니다. 자기 업인 겁니다. 남의 업이 아닌 거지요. 자기 업에 의해서, 자기가 지어서 자기가 그 과보를 받는 겁니다. 그래서 극락왕생시켜드려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살아있는 분들의 소임입니다. 극락왕생시켜드림으로 해서, 작복(作福)해서 극락왕생시켜드림으로 해서 살아있는 분들에게는 복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수륙재는 근본적으로 복을 짓는 일이에요.

허니, 스님이 복 이야기를 하면 아마 삼류, D급 스님으로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에요. 정말 천만의 말씀인 것이 부처님의 오백생 인연담을 다 아실 거예요. 과거 오백생의 인연은 어떻게 지었는가. 다 작복이에요. 그 작복의 힘으로 금생에 성불하셨습니다. 그런데 복을 우습게 알았다 그러면 박복한 사람밖에 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수륙재는 복을 짓는 일이요, 덕을 쌓는 일입니다. ? 외로운 영혼을 천도시켰기 때문에 그 덕이야말로 말로 다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수륙재는 원력이 있어야 되고, 신심이 있어야 되고, 원력과 신심이 있어야 이 수륙재를 원만히 회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기 와서 총무스님한테 정말 기쁜 이야기 한가지 들었습니다. 이번 수륙재는 이 진관사 대중들이 힘을 모아서 했는데 꽃을 하나 만들어도 신심껏, 음식을 만들어도 다 신심껏 다 환희롭게 이 수륙재에 동참하는 대중들을 보면서 총무스님도 아주 기뻤다는, 기쁘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역시 아주 기뻤어요.

 

    그런데 이 수륙재가 우리나라에서는 태조임금이 먼저 시작을 했지요. 왜 태조임금이 수륙재를 시작했겠습니까? 아마 태조임금 옆에 정말 지혜로운 분이 계셔서, 또 지혜로운 분의 말씀을 받아들여서 이분이 실행하셨으리라 믿습니다. 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는 많은 인명, 목숨을 빼앗아야 하는 겁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여러분들 역사 공부해보셔서 아시겠습니다마는, 그런 사람들에게 목숨을 빼앗은 원혼이 그냥 있겠어요? 그냥 있지를 않습니다. 꼭 작용을 합니다. ? 작용, 그것은 바로 인과예요. 인과는 우주의 섭리인 겁니다. 우주의 섭리를 부처님은 발견해서 말씀하셨을 따름이에요. 그래서 아마 태조임금이 이곳에 와서 수륙사를 짓고 수륙재를 그때부터 했던가 봐요. 요즘 말로는 불교용어로는 참회도량, 그렇게 생각하면 될 겁니다. 참회, 정말 백겁적집죄(百劫積集罪), 하염없이 쌓아왔던 죄를 일념돈탕진(一念頓蕩盡)이라고 하잖아요. 한 생각에 다 제거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부풀려진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 생각 한 생각 밝은 생각은 바로 빛이에요. 그 한 생각 한 생각 밝은 빛이 바로 자기 마음의 업을 녹여주는 겁니다. 그래서 한 나라를 세울 때 있었던 핍박받았던 사람들, 목숨을 잃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이분은 아 천도재를 지내야겠다.”“아 수륙재를 지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수륙재를 거행한 거 같습니다. 그와 동시에 국운 융창을 바랬겠지요.

 

     그런데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이 진관사 수륙재는 더 융창하게 했답니다. 아마 올해도 신심있는, 원력있는 스님들이 수륙재를 했기 때문에 정말 잘 하셨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세종 때 이야기를 한마디 더 하겠습니다. 며칠 전 109일이 한글날인데, 세종대왕이죠. 세종대왕이 젊었을 때는 어떻게 했냐 하면 불교를 핍박했습니다. 정말입니다. 이분의 부인이 소헌왕후라고 그래요. 소헌왕후와의 사이에 82녀를 두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 세상에 왕후 아니라 왕후 할아버지라도 세상 떠나야 하니까, 소헌왕후가 이 세상을 떠나고 나니까 이분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바뀌었느냐. 내 아들, 딸을 낳아주었던 왕후 명복을 빌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가 봐요. 그것 역시 아마도 옆에서 어느 스님이 간곡하게 말씀을 드렸겠지요. 그래서 그 전에는 궁안에 내불당이 있었는데 그 내불당을 없애버렸는데, 내불당을 다시 만들었답니다. 다시 만드니 유생들이 상소를 올려 난리가 났다고 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내불당을 다시 복원했답니다. 내불당을 복원한 그 날 자기 아들 세조에게는 곤룡포를 바쳐라’, 그리고 안평대군에게는 침수향을 부처님께 공양올려라그렇게 부탁을 했답니다. 그때 아마 신미대사가 있었는데, 신미대사하고 모였던 스님들 대중들에게는 자기의 효성이 어찌 감히 부처님의 영감에 합격할 수 있겠는가, 자기의 효성이 부처님께 감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대중의 힘에 의해서 감응을 얻는다면 가신 분들, 선대왕도 있지만은 자기 부인, 그야말로 소헌왕후지요, 왕후가 틀림없이 천도가 될 것이다. 그러면서 그날 밤에 만약에 사리를 구한다면, -여기서의 사리는 부처님의 사리인데 , 사리가 직접 와야 아마 세종이 소헌왕후가 천도가 되었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틀림없이 사리가 올 것이다.- 사리를 구하고자 한다면 오늘이 아니고 다시 어느 때를 기다려서 되겠는가. 정성으로 간절하게 기도하라.”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이 이야기는 김수온, 이분은 신미대사하고 형제간이에요, 김수온이 쓴 <사리영응기>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여기에 보면 나타나는 겁니다. 내불당 안에 유리그릇에다가 빈 그릇을 놔놓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때 모인 대중이 이백 예순 한 분이라고 해요. 261분이 모여서 기도를 했답니다. 밤 자정에 땅그랑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리고 또 땅그랑 소리가 나더랍니다. 사리 두 과가 나타난 거예요. 도저히 불가사의한 거예요. 평범한 무엇이 어째서 어떻다는 상식의 이야기를 뛰어넘는 거예요. 우리들의 신심, 우리들의 원력은 바로 그런 겁니다. 정말 계율 청정한 스님네들이 신심껏 원력껏 한다고 하면 부처님 사리가 그대로 감응돼서 오는 겁니다. 세종이 내불당을 복원해서 점안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김수온이 쓴 <사리영응기>에 여러분도 찾아 보면 다, 스님들도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 거에요, 그만큼 원력이라는 것은, 신심이라는 것은 무서운 겁니다.

 

     그리고 세조 역시 경기도 양평에 있는 상원사에 거동을 할 때 그야말로 아름다운 범패소리가 들렸고, 흰구름에 관세음보살이 현신을 했다고 하지요. 그래서 이분도 감복을 하여서 간경도감을 만들었고, 불사를 일으켰습니다.

왕들이 자기들이 직접 느껴보니까 느껴보고 체험해보고 그렇게 실현을 한 겁니다. 그분들이 남의 말을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던가 봐요. 이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와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국가무형문화재 126호로, 600년의 역사가 넘는데, 이 좋은 불사를 이곳에다 수륙재를 다시 부흥하게 한 장본인이 자자 운자 대율사스님이신데, 율사스님의 말씀을 그대로 잘 받아들여서 실행한 것이 전 주지스님, 그리고 지금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아마 진관사 국행수륙재가 국가무형문화재 126호로 등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 계호스님한테 박수 한번 보내주세요.

 

     제가 해마다 올 때마다 염불 잘하시는 존경하는 어산스님, 아까 유튜브를 통해서 잠깐 봤어요, 어산스님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제가 주지 계호스님한테 박수를 보내라고 말씀을 드렸느냐 하면, 2017년도에 이곳에서 수륙재를 할 때 하늘에 무지개가 떴고, 관세음보살이 흰빛 구름으로 모습을 나투었다고 해요. 이것이 바로 세조가 나들이 할 때 그랬던 것과 똑같은 겁니다. 여러분들도 더 잘 아시겠지만, 오대산 상원사 문수동자, 문수동자의 복장유물에서 기록이 나왔는데, 당신이 몸이 아파서 오대산 골짜기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동자가 나타나서 등을 씻어주었다고 그러잖아요. 등을 씻어주는 것이 바로 문수동자. 얼마나 신심이 지극했으면 그렇게까지 하겠습니까. 왕의 몸으로.

그래서 수륙재는 신심으로 하고, 믿음으로 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틀림없이 이 도량에 동참하신 우리 인연 있는 분들은 살아서 업을 소멸할테고, 이 진관사 수륙재에 동참하신 영가분들은 틀림없이 이고득락하리라 믿습니다.

     오늘 제 이야기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LDvWEHczg&t=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