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동지기도]12월 22일 동지기도 회향 법문 2023-12-22

 

        안녕하세요. 동짓날이 이렇게 추운 거 보니까 작년에 입춘날 입춘부를 갖다가 거꾸로 붙이셨죠? 거꾸로 안 붙였으면 이렇게 추운 날이 있을 수 없는데. 옛날에는 아주 더울 때를 오뉴월이라 그러죠. 아주 추울 때는 동지섣달 그러잖아요. 동지섣달. 지금은 동짓달이죠. 24절기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한식, 곡우,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입니다. 그럼 첫 절기가 뭐예요? 입춘이죠. 마지막은 (동지... 아이고 관세음보살) 대한입니다. 소한, 대한 아직 안 왔잖아요. 절기는 한 달에 두 번이에요. 그래가지고 12 곱하기 2 하니까 24절기에요. 24절기 가운데 동지는 22번째예요. 그래서 24절기 중 가장 큰 명절이 동짓날이에요. 아시겠죠? 동지 잘못 알면 안 돼요. 동지가 마지막이 아니에요. 소한, 대한이에요. 그렇게 아셔야지, 또 잘못 아시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설을 4번 쇤다 그랬죠. 동지, 양력, 음력, 그다음에 입춘 그래요.

         그럼 동지는 음양의 새해라고 해서 하지부터 동지가 음기에요. 그다음에 동지부터 서서히 밝은 기운이 나오니까, 하지까지가 양기예요. 그래서 동지 지나면 노루 꼬리만큼 길어진다 그러죠. 밤이 제일 긴 날이 언제예요? 동짓날이에요. 낮이 제일 짧고. 옛날에는 긴긴밤에 뭐 하냐 그러지만, 젊은 사람은 밤도 길지 않은 것 같아요. 연세가 많으면 잠이 안 온다는데, 잠도 잘 자는 노인네도 계셔요. 그러니까 동지에 제일 긴데, ‘이거 뭐 하나하지만은 사실은 동지도 짧다 생각하면 짧고, 낮이 제일 짧은 날이 오늘이에요. 그래서 내일부터는 조금 1, 1분씩 길어져요. 그래서 양기라 그래요. 그럼 두 번째 양력설은 11일이에요. 음력설은 음력 1월 초하루죠. 정월 초하루가 음력 설이에요. 마지막에 입춘이 지나야지, 다음 해라고 그래요. 

        그래서 우리는 네 번의 설을 쇠는데, 오늘은 작은 설이라기도 해요. 아세(亞歲)라 그래가지고, 이게 팥죽을 한 그릇 먹어야지 나이가 한 살 더 든다 그랬어요, 옛날에는. 그래서 노인네고 젊은이고 나이 수대로 팥죽 옹심이를 먹는다는데, 그럼 90세면 90알 먹어야 되는데, 그래서 제가 그러잖아요, 10세를 한 알로 하자. 그런데 노인네는 90세니까 또 9알 먹다가 돌아가면 큰일 나니까 20세에 한 알, 다섯 알만 잡수셔도 돼요. 그래도 괜찮으니까, 오늘 동지 팥죽 잘 드시고....

         우리가 동지를 이렇게 하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나눔의 행사예요. 나누며 베풀며 실천하는 날이 동짓날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항상 비우면 편안하고,  내려놓으면 가뿐하고, 나누면 행복하고, 고요하면 즐겁다. 너무 많이 가지려고 하니까 무거운 거예요. 그러니까 그걸 다 내려놔야 되는데 못 내려놓으니까 항상 괴롭고, 항상 남하고 비교하니까 나는 왜 이렇게 못 가지나하고 괴로워하잖아요. 비교하는 고도 팔고(八苦) 가운데 하나가 비교 고예요. 그래서 구고에요. 생로병사 4고는 기본입니다.

 

팥죽나누며 이웃 위한 나눔 실천하는 날

 

"동지는 명일이라 일양이 생하도다.

시식으로 팥죽 쑤어 이웃과 즐기리라.

새 책력 반포하니 절후는 어떠한고.

해 짧아 덧이 없고 밤 길어 지루하다."

- <농가월령가> -

        팥죽 나누며 이웃 위한 실천하는 날이라 그랬죠, 나누면서. 동지는 명일이라 일양이 생하도다. 동지는 오늘인데, 오늘부터 이제 햇볕이 이렇게 차곡차곡 양기가 들어온다는 얘기예요. 시식으로 팥죽 쑤어가지고 이웃과 즐기리라. 그래가지고 새 책력 반포하니, 우리는 새 달력 받는 날이죠. ‘동지가 되면 달력 받는구나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절후는 어떠한고, 절후는 쌀쌀하고 이제 22번째예요, 절후는. 해 짧아 덧이 없고 밤 길어 지루하다. 하지만 젊은이는 지루한 거 하나도 없어요. 밤이 긴 건 하나도 없는데, 사람들이 지루하다고 하는 건 농가월령가의 한 부분이에요. 농가월령가 보면 2월달에 대한 얘기, 3월달 쭉 월령가가 있어요. 근데 동지는 명일이라 일양이 생하도다. 동지에 대한 월령가를 이제 했고. 

 

 

           팥죽(豆粥)

復月霜雪至(복월상설지) 동짓달에 서리 눈이 내리니

田家寒事畢(전가한사필) 농가에는 월동준비를 마쳤다.

瓦釜明豆粥(와부명두죽) 오지솥에는 팥죽 끓는 소리

食之甘如蜜(식지감여밀) 먹으니 그 맛이 꿀처럼 달구나

                      李應禧(이응희옥담유고에서)

 

        팥죽을 두죽(豆粥)이라 그래요. 그래서 우리 수륙재 지낼 때 두죽 몇 탕기 올린다는 말 들어보셨죠? 거기 보면은 두죽이 10그릇, 두죽이 다섯 그릇 그러는데, 두죽은 팥죽을 얘기해요. 그 두죽에 대한 내용의 시가 하나 있는데, 이응희라는 분이 쓴 옥담유고에 나오는 얘기에요.

        復月霜雪至(복월상설지) 田家寒事畢(전가한사필) 瓦釜明豆粥(와부명두죽) 食之甘如蜜(식지감여밀) 동짓달에 서리 눈이 내리니, 어제그저께 눈 내렸죠. 바깥에 눈이 조금 쌓였어요. 농가에는 월동준비를 다 마쳤다. 월동준비 마치는 건 김장하고, 시골 같은 데면은 장작 패다가 겨울에 장작을 땔 수 있도록 나뭇짐을 해놓는 게 월동준비예요. 옛날에는 연탄도 꽉 채워놓고 등등했는데. 이제 절집에서 월동준비는 다른 게 아니고 김장하지요. 속가 집에도 마찬가지예요. 그게 월동준비예요. 오지솥에는 팥죽 끓는 소리, 먹으니 그 맛이 뭐처럼 달구나, 꿀맛처럼. 달달한 꿀이라고 표현한 거예요. 좀 달다, 맛있다 할 때 꿀처럼 맛있다이런 말을 많이 사용해요. 하나의 그거는 뭐라 그러나, 그거를 대신해서 하는 말, 비유, 이제 그렇게 얘기해요.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베풀면서 내려놓고 살면 좋아요. 그래서 이 복 짓는 달이 동짓달이에요. 공덕 짓는 달도 동짓달이고. 동짓날 그래서 팥 공양하신 분들 많으시죠. 특히 삼재 지난 분들 팥 많이 올리라 그러죠. 팥을 뿌려가지고 액땜을 하고, 벽사(辟邪)와 축귀(逐鬼)의 뜻이에요. 귀신 쫓는 거. 여기 나와요.

 

 <동지의 유래>

 

        그래서 중국 주()나라에서 동지를 설로 삼은 것도 이날을 생명력과 광명의 부활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며, 역경의 복괘(復卦)11, 즉 자월(子月)이라 해서 동짓달부터 시작한 것도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어두운 기운에서 밝은 기운, 따뜻한 기운이 점점점점 생긴다 이 얘기예요. 그래서 동지를 양시생지일(陽始生之日)이라 그랬죠. 양의 기운이 비로소 시작되는 날이고, 다음 해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하여서, 12월달은 1월을 준비하는 달이라 그랬죠. 12월 해서 마지막은 아니에요. 보통 겨울이 있다고 해가지고 봄에 꽃이 안 피는 건 아니잖아요. 봄에 싹이 트듯이 머물렀다, 생로병사가 계속 윤회하듯이, 춘하추동도 다 이렇게 머무는 거예요. 그래서 춘생하장(春生夏長) 추수동장(秋收冬藏)이에요. 봄에는 씨 뿌려서 싹이 나오고, 여름에는 그게 점점점점 자라고, 가을에는 추수하고 겨울에는 이거를 딱 저장해 놓는다. 이것도 하나의 저장의 의미예요. 그래서 작은 설이라 그래요.
        그래서 우리가 동짓날 팥죽 먹는 유래가 있어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보면은요. 공공씨(共工氏), 성이 공공씨예요. 그 공공씨 아들이 재주가 별로 없었어요. 멍청이같이 멍하고, 이게 말하면 천치 비슷하게 그런. 콩과 보리를 못 가리면 뭐라 그랬죠? 숙맥(菽麥)이라 그랬잖아. 숙맥. 누가 숙맥 대답했어요? 잘했네. 숙맥이라 그래요. 그 바보 같은 아들이 언제 죽었어요? 동짓날에 죽어가지고, 역질(疫疾)귀신하면 전염병을 옮기는 귀신이에요. 요새 말하는 코로나 옮기듯이 이 아들이 공부만 못하면 되는데 죽어서도 또 전염병 올리는, 돌림병 올리는 귀신이 됐어요. 그래가지고 귀신이 됐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뭐를 두려워했어요? 팥을 두려워해가지고, 팥죽을 쑤어서 물리친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도 우리 진관사 대중 스님들이 팥을 다 주위에다 이렇게 뿌렸고, 또 마을에서는 팥을 방에다가 올려놓기도 하고, 장독간 같은 데다가 팥죽 한 그릇 올려가지고 조상들한테 제사도 지내고 기도도 올리고, ‘1년 내내 무탈하고 무병장수하게 해주십시오하고 기도를 많이 해요. 그래서 아까 축귀와 벽사의 의미가 있다 그랬죠, 팥은. 그래서 우리가 뭐 시작할 때 팥 뿌리죠. 팥 뿌리고 막걸리 뿌리고 또 뭐예요? 소금 뿌리죠. 제일 처음에 팥부터 뿌려요. 나쁜 액매기하고, 그다음에 소주 먹으면 좀 어질어질하니까 이 귀신이 동하지 못하게 하려고 이렇게 막걸리를 뿌려요. 막걸리를 귀신이 왜 좋아하나? 먹고는 취해서 제대로 분간 못 하게. 좀 이렇게 돌아다녀서 이렇게 해코지하지 말라고 그런 거예요. 소금은, 우리가 왜 나쁜 사람이 오면 소금 확 뿌리잖아요. 그것도 액땜하기 위해서 소금 뿌리는 거예요. 또 왜 집 안에 어떤 사람이 왔다가 좀 재수 없으면 야 소금 가져와서 얼른 그 사람 나갔으니 빨리 뿌려라이런 말 들어보셨죠? 똑같아요. 이것도. 그래 이제 소금 뿌리고 그러는데.

        우리 한국의 동지 풍속은 신라시대 때 선덕여왕이 있었죠. 이 선덕여왕이 황룡사에서 예불을 드리고 있는데, 지귀라는 사람이 굉장히 선덕여왕을 혼자서 흠모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누구를 통해가지고 여왕님을 좀 뵙고 싶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황룡사 구층탑에서 내가 예불을 할 때까지 기다리라 했는데, 그 기다리는 걸 못 참고 어떻게 됐어요? 죽었죠. 그래서 뭐가 됐어요? 남의 집과 재산을 불태우는 악귀가 되었어요. 아까 공공씨의 아들은 공부도 못하는 데다가 전염병 돌리는 역귀가 됐고, 또 이 사람은, 지귀는 집을 태우고, 또 뭐예요? 재산을 태우는 악귀. 귀신들은 못된 짓만 하는가 봐요. 귀신도 악귀가 있고 우리 신령님들은 다 선신이잖아요. 선신이 우리를 도와야지만이 우리가 하는 일에 장애가 없는 거예요. 선신이 안 도와주면요. 잘 안 돼요. 그래서 화장실 가서 꼭 손 씻으라는 얘기인데, 손을 안 씻으면은 화장실에 측신이 그 사람 냄새 나서 가까이 못 가, 자꾸 멀리 하다 보니까 나를 안 도와줘요. 헛디뎌가지고 엎어지잖아요. 그 화장실에서 엎어지면은 떡을 해놔도 잘 안 된다잖아, 어렵다 하잖아요. 목욕탕하고 화장실 갈 때 제일 주의해야 돼요. 노인네들은. 그래서 옛날에는 목욕탕에서 쓰러지면 약도 없다 그런 말도 있고, 속담에, 화장실에서 가면은 그 사람을 시루떡을 해가지고 아무리 해도 잘 안 낫는다 그래요. 그래서 명이 짧아진다는 말도 있어요. 그러니까 조심하는데, 악귀가 되니까 사람들이 팥죽을 쒀가지고 악귀를 물리쳐야 되겠죠. 팥도 뿌리고 악귀를 쫓는다는 이런 의미예요. 그래서 아까 팥죽의 축귀(逐鬼)라는 말이 있었죠. 그 팥의 붉은색이 이제 귀신을 쫓는 것과 삿된 것을 막는다. 벽자는 막을 벽자예요. 피할 벽자에요. 그래서 귀신과 삿된 기운을 물리치고 그런 데서 비롯했는데,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이 되면은 팥죽을 쒀가지고 온 도량에다 조금씩 팥물을 뿌려요. 근데요, 팥물도 땅에다 뿌려야지, 시멘트 위에다 뿌리면 지워지지도 않아요. 뿌릴 때 좀 지혜롭게 뿌려야 돼, 아셨죠? 오늘 잘 뿌렸나 몰라. 언제는 나무에다 뿌려서 아무리 쓸어도 안 되더라고. 그러니까 흙에다 뿌리면은 흙만 이렇게 뒤집으면 가려지잖아요. 그러니까 잘 뿌려야 돼요. 그래서 이렇게 올려놓는 팥죽은 우리가 갖다 놓고 버리지 말고, 또 다시 집안 식구들이 액땜하려면 그거 먹고 액땜하자. 보살님들이 동짓날에는 팥죽을 두 그릇, 세 그릇 가져가려하잖아요. 왜냐하면은 식구들한테 이렇게 액땜하려는 사람들 좀 먹고, 시험 치는 애들 좀 먹고, 좀 잘 되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비는 형식이에요. 그래 그것도 하나의 우리들의 기복 신앙도 되지만은, 이 사실은 팥죽 쑤어가지고 화를 갖다 물리치고 복을 부르는 것도 이고득락의 의미예요. 고를 여의고 득락하는 게 우리 마지막에 자리이타행이잖아요. 그래서 고를 없애고, 락을 얻어가지고, 좋은 길로 가듯이, 이 원화소복(遠禍召福), 이 팥죽을 쑤어가지고 액란을 물리치고 집 안에 좋은 일만 있게 해 주십시오하는 것도 원화소복의 일이에요. 그러니까 원화소복을 잘하려면은 불설소재길상다라니 있죠. 그거를 하루에 7편씩 치세요. 예전에 종진 큰스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꼭 대방광불화엄경 대방광불화엄경 7번 하고, 불설소재길상다라니를 7번 하고 차()를 타면은 장애가 없고 차 사고도 안 나니까, 한 발 들여놓으면서 꼭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보살님들도 노는 입에 뭐 해요? 염불이죠. 괜히 쓸데없는 남의 입담 이렇게 구업 짓지 마시고, 열심히 기도하면은 모든 게 다 잘 돼요. 안 해서 그렇지 하면은 잘 되는 거예요. 그래서 불설소재길상다라니 한번 외워봅시다. 

 

나모 사만다 못다남 아바라지 하다사 사다남 다냐타 옴 카 카 카혜 카혜 훔 훔 아바라 아바라 바라 아바라 바라 아바라 지따지따 지리지리 빠다빠다 선지가 시리예 사바하(3)

 

소재 길상은요. 재앙은 없어지고 좋은 길상, 좋은 일만 있어주십시오 하는 그런 다라니에요. 그러니까 우리가 염불을 안 할 수 없죠. 주력이에요. 이거는 다른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잘 외워가지고 우리가 이제 집 안에 다른 액란은 없어야 되잖아요. 그래야지 보살님 늘 살기가 편안하잖아요.

 

<동짓날 팥죽이야기(의 세계를 알리기 위한 설화)>
        동짓날 팥죽 이야기가 또 있어요. 중국 이거는 설화에 나오는 얘기예요. 우리나라 오대산이 있죠. 중국에도 오대산이 있어요. 그래서 오대산 하면은 무슨 성지 같아요? 문수도량이에요. 그래서 중국 무착선사가 문수보살을 친견하고자 정진하였으나, 마음에 집착함이 많아가지고 문수보살을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였음을 한탄하였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이름도 왜 무착이라 지었냐면 하도 집착함이 많으니까 무착, 집착하지 말라고 무착이라고 이름 지은 것 같아요. 여기서도 정진을 했는데 마음에 집착이 생기니까 보이는 게 없었어요. 옛날에는 어르신 스님네들이 이렇게 정진을 하다 보면은 누가 나타난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싶었는데 마음에 집착함이 생기니까 못 봤어요. 그냥 지나쳤죠. 그래서 자기가 너무 내가 수행력이 없구나 하고 앙산스님한테 가가지고 다시 이제 정진을 열심히 해서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러니까 동짓날 무착선사가 팥죽을 쑤고 있는데 홀연히 가마솥 그 팥죽 위에서 누가 나타났어요? 문수보살. 자기가 이제 문수보살보다 더 능가한 거예요. 누가. 무착선사가. 처음에는 공부가 덜 돼가지고 집착이 많다 보니까 문수보살이 나타나도 알아보지 못했는데, 나중에 팥죽을 이렇게 쑤다 보니, 깨달은 후에 팥죽을 이렇게 젓다 보니까 팥죽 위에서 문수가 자꾸 알찐알찐거려요. 그러니까 깜짝 놀래가지고 문수보살을 어떻게 했어요? 후려갈겼죠. 그냥 가만히 비키라 비키라도 아니고, 주걱 가지고 문수보살을 갈기니까, 문수보살이 깜짝 놀라서 이보게 나 문수네, 문수네하니까 문수는 문수고, 무착은 무착일 뿐이다.” 깨달음의 경지에 이제 이렇게 이르는 거예요. 깨닫지 못할 때는 문수보살을 못 봤는데 딱 자기가 깨닫고 나서 문수보살이 나타나니까 문수보살을 내가 괜히 찾았구나. 내 스스로 문수고, 내 스스로 무착인데, 무착이 어디 있고, 문수가 어디 있냐.’ 이제 이게 선학적인 설화예요. 보통 사람들이 이런 얘기 하면 안 돼요. 주걱 가지고 쑤다가 문수가 뭐고 누가 뭐고 이런 건 안 되고. 왜 살불살조(殺佛殺祖)란 말 있죠. 선어록에. 부처도 죽이고, 누구도 죽이고 조사도 죽이고 한다니까, 진짜 모르는 사람들은 스님네들이 진짜 죽이는가 보다 이러는데, 그건 아니에요. 그거는 선어록에 나오는 하나의 선구예요. 여기서도 집착이 많았을 때는 문수를 못 알아봤는데, 자기가 깨닫고 나니까 문수고 무착이고 다 필요 없다 이거예요. 이게 득도한 내용이에요. 이건 이제 설화를 가져다가 이제 알리기 위해서 이렇게 한 거에요.

         옛날에는요, 팥죽을 많이 쒔는데, 스님네들이 자랑하기 위해서 가마솥에 팥죽을 쑤는데 자기네들 배를 타고 가서 저었다 그래요. 서로서로 누가 더 많이 쒔다고 자랑하니까, 어떤 스님네들은 우리는 팥죽을 스무 가마 쒔다, 삼십가마 쒔다, 무슨 말을 하냐고, 우리는 큰 가마솥에다 얼마나 가마솥이 큰지 저을 수가 없어서 배를 타고 저었다.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스님네들이 농담 삼아 이제 절 집에서 그런 말을 가끔씩 해요. 동짓날에 얼마나 팥죽을 많이 쒔나 이제 그런 얘기에서 나오는 얘기인데, 또 팥죽 쑬 때 아까 옹심이 얘기했죠. 나이만큼 먹는 습관도 있고,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가 이제 한 살을 더 먹게 되는 속설 같은 것도 있는데 동짓달을 시작으로 해서 나이가 한 살 더 먹는다 그래요. 그래서 작은 설이라 그랬죠. 그런 이제 얘기가 있어요.

        그래서 동짓날에도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랬죠. 보통 그런데 이번에는 애매하게 10일이에요. 10일이면은 중간도 아니고 초도 아니고, 그러니까 10, 10살도 그렇고 30전까지는 주의하셔야 돼요. 그러니까 애동지잖아요. 열흘이니까. 중순에 들면 중동지예요. 보름에 들면 중간 동지라 그러고, 또 이제 그믐께 들면은 뭔 동지라고 그래요? 노동지라고 하는데 우리가 보통 애동지, 노동지 이거는 상관없잖아. 보살님들은 절에 와서 가져가니까, 애동지가 들었든 무슨 동지가 들었든 집에서 안 쑤잖아요. 어떤 사람들은 집에서 안 쑤고 절에서 안 가져오면, 사 먹는다 하더라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럼 절에서 못 먹으면 시장에서 사 먹으면 되지요. 동지에는 팥죽 먹는다는 의미가 중요하니까 무슨 죽이면 어떻겠냐고 드시라고 그런 말을 가끔 하는데, 오늘은 여러분들이 진관사 오셔서, 팥죽 오늘 다 가져가실 거죠? 드시고 가져가고 그래도 돼요. 그래서 오늘 넉넉히 쒔으니까 제가 그랬잖아요, 동지는 이웃과 더불어 나누고 베푸는 그런 달이니까, 저희들도 이제 한 3일 전부터 많이 나눔의 행사를 했어요. 저기 구청이라든지 어린이집이라든지 노인 복지관 같은 데도 돌리고, 신도님들도 연세가 많으셔서 절에 못 오시는 분들도 돌리고 그랬어요. 오늘 여러분들은 젊었고 노보살님이래도 가져가셔서 또 드시면 더 좋아요. 가져가 드세요.

        그래서 불가에서는 동지에 팥죽을 올리는 의미는 부처님의 가피로 악귀를 몰아내는 원화소복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랬죠. 그래서 소재길상다라니를 해가지고 악을 물리치고 길상한 것을 얻고 또 복을 부르고 그래서 이고득락의 의미도 있다. 그러니까 열심히 기도해서 악을 물리친다는 의미로 보시면 돼요.

 

<동지기도를 맞이하여 새해에는>
        그래서 동지 기도를 맞이해서 새해에는 기쁨이 있어야 되겠죠. 부처님을 뵙는 기쁨. 둘째는 법을 듣는 기쁨, 세 번째는 보시하고 후회하지 않는 기쁨, 보시해가지고 후회하고 이런 사람은 없죠. 여기는 없는 것 같아요. 진관사 신도님들은 뭐든지 잘 보시를 해서, 남도 도와주고. 우리가 바깥에 신발이 삐뚤어지면 똑바로 놔줄 줄 알고, 그리고 또 이렇게 식판을 드릴 때 노보살님들 먼저 드리려고 하는 그런 마음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런 마음이 다 진짜 진보시에요. 그러니까 나보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것보다 노인네들을 위해서 보시하는 것도 하나의 보시에 들어가요. 그다음에 넷째는 뭐예요? 뭔가 모든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게 최고의 복이에요. 그러니까 남을 불편하게 하는 거는 복이 아니에요. 그래서 복이 모자라면 뭐라 그래요? 박복하다고 하잖아요. 박복하다라는 말 들어보셨죠? 지혜가 모자라면 천치라 그랬잖아. 우치라 그랬잖아요. 지혜가 모자라면, 아까 그랬잖아요, 숙맥이라 하듯이, 지혜로워야 되는데 지혜가 없으면은 바보. 저번에 우리가 수륙재 때 주리반특가 얘기했죠. 자기가 빗자루로 쓸어라, 빗자루질 해라, 이렇게 계속 하니까 거기에는 문제가 없는 거예요. 다 자기한테 문제가 있는 거지. 그러니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의 탓도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허물도 보면 안 돼요. 불자들은 좋은 생각 내고 좋은 맘만 내셔야 돼요. 그래서 우리가 보통 상불원천(不怨天)이라 그러고 하불우인(下不尤人)이라 그래요. 상불원천, 원자는 원망할 원자예요. 그래서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위로는 뭐 잘 안 되면 누구 탓하고 원망하고 그러죠. 절대 그러면 안 돼요. 아래로는 하불우인이에요. 아래로는 다른 사람에게 허물을 탓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요. 탓하면 안 돼요. 그게 중용에 나오는 얘기인데 우리가 가만히 있다가 급하면, 다급하면 부처님한테 와서 매달리죠. 멀쩡히 평상시에는 아무것도 안 하다가 급하면 부처님 다리 붙잡고 거기에 매달리는 사람이 있어요. 그냥 꾸준히 하셔야 돼요. 그러면서 제가 어디 보니까 평상시에는 잘 향을 켜지도 않다가, 절에 안 오다가 급하면 절에 와가지고 막 다급해가지고 뭐 해달라, 뭐 해달라, 스님 뭐 해주세요, 뭐 해 주세요,’ 하는데 그거 그러면 안 돼요. 평상시에 열심히 부지런히 여일하게 하셔야 돼요. 오늘 잘했다 내일 못 했다가 3일날 또 못 했다가 5일 날 되면 잘했다가 그렇게 들쑥날쑥하면 안 되겠죠. 꾸준히 해야지, 성적이 좋아야 돼요. 절에 다니는 성적이. 왔다 갔다 왔다 갔다 하면 안 돼요. 그냥 쭉 몰려서 구경만 하고 이래도 안 돼요. 자기의 신심력과 원력과 신심과 우리들의 공덕력이 있어야 돼요. 살아가는 데. 참 최고가 신심(信心)이에요. 신심이 있어야 되고, 묵언(默言)해야 되고 무집착(無執着)해야 되고 집착이 없어야 되죠. 편안해야 되고 마음이 동하지 않고 부동심(不動心)이 돼야 되고 인내(忍耐)가 있어야 돼요. 인욕(忍辱)이 있어야 돼요. 참지 못하고 발끈해가지고 싸움하고. 싸움하는 것도 자기한테 좀 뭐가 있어서 싸움하는 거지, 싸움 잘하는 사람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구설이 없으면 싸움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자꾸 헐뜯다 보니까 입으로 싸움하잖아요. 이 싸움하는 건 입으로 하는 거죠. 몸으로 하는 거는 구타라 그러죠. 그런 것도 조심해야 돼요. 신구의 삼업을 잘해야 돼요.

        주리반특가가 깨친 그 게송 있죠. '수구섭의신막범 여시행자 능득도(守口攝意身莫犯 如是行者 能得道)', 입으로나 몸으로 행동을 함부로 하지 말고 이와 같이 행하는 사람이 능이 도를 깨칠 수 있다 그랬죠. 그래가지고 주리반특가가 그걸 깨쳐가지고 자기가 신통력이 셌는데, 부처님께서 발우를 들고 가시다가 주리반특가한테 맡겼잖아요. 그러니까 벌써 알고 맡긴 거예요. 파사익왕의 초대에 당신은 쭉 들어갔는데, 스님네들을 점검하다가, 문지기가 아니 반특가는 깨치지도 못했는데 왜 들어가냐고 못 들어가게 했어요. 그렇지만 거기서 나는 깨쳤다 안 깨졌다 이런 말 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막 안 들어가고 밖에서 있었는데, 나중에 부처님이 발우가 있어야 발우공양을 할 수 있잖아요. 공양을 못하고 있었는데 주리반특가가 그걸 알고 팔을 어디까지 밀었어요? 부처님한테까지 팔을 쭉 내밀었잖아요. 부처님은 다 알고 계시고, 파사익왕하고 제자들이 깜짝 놀랐어요. 언제 주리반특가가 신통력이 있어서 이렇게 팔을 내밀어서 부처님께 줬나 하고 물어보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천만 번, 천 번, 만 번 들어도 한 번 행동하는 것만 못하다.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최고다그랬어요. 여러분들은 아는 것에 그치지 말고 아는 것은 세지변총(世智辨聰)이고 지식이에요. 정말 깨치는 거는 마하반야바라밀이에요. 그래서 지혜도 바라밀이 되야 되고, 보시도 바라밀이 겸한 보시를 해야 돼요. 자기는 돈도 없는데 막 빌려가지고 하는 사람 있죠. 그건 안 돼요. 남의 돈 빌려가지고 뭐 한다, 뭐 이렇게 보시하라니까 빚 내가지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지마시고, 그냥 나는 몸으로 좀 보시해서 봉사를 해야 되겠다. 이 봉사도 하나의 보시에요. 그냥 잘 이렇게 보시해가지고 도와주는 봉사도 하나의 우리가 보면은 실천행을 하는 분이에요. 보현보살이에요. 그래서 보현보살은 마지막에 보현보살행을 하시면서 남을 위해서 도와줘서, 남을 위해서 희생해야 되겠다 하고 쭉 이렇게 행원을 하잖아요.

        오늘 이제 팥죽도 드셨고 우리도 살아가면서 장애도 없어지고 병도 없고 무탈해야 되겠죠. 그러니까 열심히 기도하고 남을 위해서 기뻐하는 그런 게 있어야 돼요. 그래서 이 네 가지 기쁨이 항상 충만하고 부처님의 가피력으로 재앙이 모두 소멸해가지고, 1년 내내 평생 내내, 재앙은 평생 내내 없어야 좋아요. 어떤 해는 올해는 내가 좀 이렇게 안 좋을 때는 보시를 확실하게 하세요. 베풀면은 그 나쁜 게 보시함으로 인해서 없어질 수도 있어요. 그리고 많이 아플 때는 저희 스님 보니까 선방에다 공양시키더라고요. 공양금을 보내가지고. 그러니까 그것도 재물이 많다 보면은 이 몸이 많이 약해져요. 그래서 재승박덕(才勝薄德)이라고도 해요. 재물이 덕보다 많아 고가 좀 있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도, 보살님들도 열심히 기도하면서 팥죽 먹고 되도록 힘이 있으면은 무조건 남을 위해서 베푸는 것밖에 없어요. 우리도 스님네들이 이렇게 많은데 제가 못한 걸 해주니까 얼마나 좋아요. 고맙잖아요. 그래서 동방아라도 한벌 해서 보시해야 되겠다 이런 마음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입춘 전에 여러분들 동방아 회향하겠습니다. 주지스님께서도 내복 공양을 하신대요. 그럴 때는 다 베풀고. 그러면 그게 다시 액땜이 돼서 원화소복이 되는 거예요.

        오늘도 여러분들 팥죽도 드시고, 배도 고프시죠? 아침도 덜 드시고 오셨으니. 오늘 법문 마칠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