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신년하례법회]2월2일 신년하례법회 법문 2020-02-02

  

     안녕하세요.

     설이 지난 지 아흐레가 되었습니다. 네 번의 설을 보낸다고 했죠. 절기의 설이 두 번 있고, 음양의 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절기는 동지 때 한 번 쇠었고, 내일 모레 입춘 되면 또 절기에요. 그리고 양력 설, 음력 설 해서 음양의 설이에요. 입춘은 오늘 입재했고, 24일이 입춘 날입니다. 절기 설 마지막 인데, 입춘이 섣달에 드는 해도 있고, 정월에 드는 해도 있습니다. 올 해는 윤년이 들어서 정월에 들었습니다.

<설은 질어야 좋고, 보름은 밝아야 좋다.>고 했습니다. <질어야 좋다.>는 말은 눈이 흠뻑 와서 질퍽해야 풍년이 든다는 건데, 올해는 질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병충해가 많으니 새해부터 세계가 난리가 났잖아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그래서 오늘도 빨리 마쳐야 될 거 같은 느낌이에요. 사람이 많은 곳에 있으면 호흡기병이니까 병균을 남에게 옮기면 안 되잖아요. 마스크 쓴 분들도 계시는데 미연의 방지죠. 우리 전부 마스크 써야하는데요.

 

     어쨌든 오늘 좋은 날입니다. 저희가 3일간 신중기도를 해서 종범스님께서 기도를 해주셨고, 어제는 자비도량참법기도를 3일간 해서 종범스님께서 좋은 법문을 해주셨고, 내일 모레는 입춘이라 덕담을 많이 듣고 지나갑니다. 듣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보현의 실천과 문수의 지혜를 갖추면서, 우리 모두가 다 실천하는 분위기여야 됩니다. 복 짓는 것도 본인이 짓고, 나쁜 일도 본인이 짓는다고 말씀하셨는데, 복을 담을 그릇도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올 해 경자년인데요. 경자가 들어가는 해는 별로 안 좋다고 해요. 1910년이 경술국치의 해이고, 1950, 경인년에는 6.25가 일어났고,    1960년 경자년에는 4.19가 났고, 1980, 경신년에는 5.18 등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났어요. 2020년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어 4월에 선거가 있잖아요.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 좋은 분을 뽑도록 해야겠어요. 또 경자년 해는 변혁의 바람이 분다고 해요. 그렇지만 변화도 우리가 만들어 내는 거니까 변화를 잘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잘 선택하셔야겠지요. 그래서 판단력이 있어야 되요.

 

     합장해봅시다.

 

마음의 정원 진관사

당신은 부처님이십니다.

부처님처럼 보고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에서 늘 깨어있습니다.

 

작년에는 달라이기도문을 1년내내 발원으로 삼았는데, 올 해 부처님처럼 보고, 부처님처럼 생각하고, 부처님처럼 말하고, 부처님처럼 행동하겠다는 말은 부처님처럼 살겠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우리는 맨날 <당신은 부처님이십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올해도 여러 신도님들, 스님네들, 거사님들, 사부대중 모두가 부처님처럼 살면서, 부처님처럼 보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모든 사람을 부처님처럼 여기면 이 세상이 전부 불국토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지옥, 아귀, 축생, 인도, 천도도 다 우리가 만드는 거예요. 내 마음 속이 편하면 그게 천상이고 바로 극락이에요. 내 마음이 불편하고 남을 미워하고 남을 싫어하면 그게 다 지옥입니다. 누가 만드는 게 아닙니다. 자업자득이라고 하듯이 자기가 짓고 자기가 만드는 거니까 우리는 이왕이면 좋은 일을 하셔야 하잖아요. 좋은 행동을 하셔야 하고 좋은 일을 부처님처럼 하시면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에요. 그렇지 못하니까 시시비비가 일어나고 여러 사람을 미워하는데, 다 부처님이다 생각하면 남편도 부처님, 보살도 부처님, 자식도 부처님 다 부처님이에요. 부처님처럼 살도록 합시다.

 

     경자년, 은해사 극락보전에 가면 어간문에 휜 쥐와 검은 쥐가 있다고 해요. 이것은 밤과 낮을 표현하기도 하고 좋은 점과 나쁜 점 두 가지를 표현한다고도 하는데, 안수정등(岸樹井藤)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막 지나가다 코끼리에 쫓겨 우물에 빠지게 되었어요. 칡줄기에 겨우 매달려 있는 상황인데, 밑에서는 독사가 지키고 있고요. 칡넝쿨 위에선 흰쥐와 검은쥐가 넝쿨을 갉아 먹는 거예요. 그런데 위에서 꿀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고 그것을 먹으면서 자신의 처지를 잊고 말았어요.

이 비유에서 흰쥐, 검은쥐는 밤과 낮을 의미하고, 세월이 흐르는 것을 표현하기도 하고, 우리가 오욕락에 취해가지고 자기의 본래자리를 모르는 것도 표현한 거예요.

  

     올해 경자년은 흰쥐 해에요. 우리 모두가 쥐처럼 부지런하고 쥐 죽은 듯이 살지 말고, 쥐는 다산도 되고 지혜롭고 예민해요. 항상 지혜를 발휘해서 우리의 생각을 밝힐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합시다.

     다같이 부처님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