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신중기도] 11월 27일 신중기도 법문 2019-11-27

 

 

 

    안녕하세요. 환절기가 되면 감기가 옵니다.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해요. 다들 조심합시다.

 

    지난달은 무슨 달이었죠? 10월 상달이었습니다. 11월은 동짓달입니다. 10월은 1년 가운데 가장 으뜸 되는 달이라고 해서 상달이라고 해요. 1년 중 농사를 지어 오곡이 풍성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으로 팥떡을 해서 조상님들께 올리기도 하고 부처님 전에 올리기도 합니다. 11월 동짓달은 긴긴 밤이라고 하지요. 동지 지나야 낮이 노루꼬리만큼 길어진다고 해요. 여름에는 6,7시 되도 훤한데, 지금은 5시만 되면 컴컴하잖아요.

 

    동짓달에는 가장 중요한 날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동지팥죽 쑤어 먹는 날이지요. 사실은 사유축만 삼재겠어요? 평생 내내 삼재 같은 날이지요. 삼재가 들었을 때는 팥떡을 한다든지, 팥을 공양해서 모든 사람들이 나눠드시면 그것도 삼재를 소멸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에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족할 줄 아는 게 가장 큰 부자라고 하셨어요. 몸에 병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복이고, 번뇌망상 일어나지 않는 것이 열반의 가장 큰 즐거움이고, 세상에 뭐가 제일 좋다 좋다 해도 마음편한 것이 최고 좋은 거예요. 그러니까 하루하루 지나면서 사람관계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용심을, 마음을 잘 쓰셔야 되요. 선용기심(善用基心)이라고 금강경에도 나오잖아요. 마음 잘 쓰는 게 가장 좋고, 마음이 편안한 게 또한 가장 좋은 거예요. 불편하면 소화가 안 돼요. 마음속에 불편한 생각이 꽉 찼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매번 다 좋다, 다 맞다, 다 옳다, 다 맛있다.”라고 하지요.

 

    우리가 좋은 생각을 내면 머릿속에서 좋은 생각만 막 일어나요. 하지만, 나쁜 생각이 꽉 차 있으면, 피부가 몸살 날 정도로 아파요. 근육이 막 아파요. 그러나 즐겁고 기쁜 생각을 하면 그런 거 없어요. ‘누구는 왜 먹을 때만 안 아프냐?’ 식욕이 엔돌핀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나쁘지, 저 사람은 내 돈을 왜 안 갚지...’ 자꾸 그런 생각을 내면 아플 수 밖에 없어요. 돈을 빌려줄 때는 못 받는다고 생각하고 빌려줘야 해요. 안 그러면 딱 끊던지. 안 빌려 쓰고 안 빌려주는 게 최고의 지혜입니다. 마음씀이 좋아야 세상 살기가 편하고 내가 편한 거예요

 

  돈이 좀 생기면 자랑하고 싶어서 가만히 못 있어요. 그리고는 주식투자를 하러 나가요. 내가 한 만큼만 가져야지, 복권을 한다든가, 투기를 하면 안 됩니다. 복권당첨이 되면 그걸 주변에 나누고 불우이웃 등을 도우면 되는데, 그렇지 않고 흥청망청 쓰거나, 노는데 쓰면 병밖에 남는 게 없습니다. 돈은 자기가 쓸 만큼만 가지고 있어야지 분에 넘치면 안 됩니다

 

    친구들도 없고 집안도 잘 안됩니다. 적당히 가지고 있으면서 적당히 욕심도 덜 부리고. 적당하다는 게 어렵지요. 지혜로운 생각은 이게 조금 더 하면 욕심이겠다라고 생각하고 멈추는 것입니다. 그것이 중도예요. 욕심 부리지 말고 좀 나누고 보시하자. 그래서 육바라밀의 제일 처음이 보시입니다. 그 다음 지계는 윤리도덕입니다

 

    인욕은 참는 것, 인내심. 100번만 참으면 세상만사가 다 잘 돌아갈 거예요. 인욕만 잘 되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정진하면 선정이 생기고 나중에 지혜로움이 생깁니다. 반야가 지혜입니다. 내가 몸소 실천하고 열심히 기도하다보면 지혜가 생겨요

 

    다라니기도만 잘해도 업장도 없어지고, 지혜도 생기고 재물도 생기고, 병도 낫는다고 해요. 안 해서 그렇지. 열심히 하다보면 안 되는 게 없어요. 하다가 마는 사람이 많지요. 처음에는 잘 하다가도 용두사미처럼 중간에 안 되는 게 있거든요. 그러지 말고 여일하게 하셔야 해요

 

    다라니도 21편만 꾸준히 해보세요. 하루에 1,000번 하려면 안 되잖아요. 처음에는 100번하려고 해도 안 돼요. 3.7편만 가볍게 하세요. 어려우면 7편만 하세요. 그것도 어려우면 3편만 하세요. 그것도 하기 싫으면 자만 하세요. ‘자 속에 우주의 기운이 다 들어있어요. 티베트에서 보면 을 길게 하지요. 진동의 소리예요. 단장까지 내려가고 5분까지 해요. 호흡이 잘 되는 거예요

 

    여러분들도 호흡이 잘 안 될 때는 자부터 연습하세요. 상기가 될 때가 있어요. 열이 단전 속에 딱 들어가 있어야 상기된 열을 내릴 수 있어요. 그래서 기도를 해도 병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야 다라니 100, 200, 500, 1,000번까지 해도 이상이 없는 거예요. 막 열을 내서 하면 머리부터 아파요. 아이들이 공부하기 싫으면 배 아픈 것과 같아요. 여러분들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 잘 될 거다. 부처님께 기도하면 잘 될 거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계셔야지 성취가 되는 거예요. 그런 기운만, 그런 생각만 가지고 있어야 되요

 

    만족할 줄 알고, 건강할 줄 알고, 편안할 줄 아는 그런 불자가 돼야만 기도성취가 되는 거예요. 이 세상의 주인은 자기예요. 집착만 없으면 자유로운 거예요. 집착이 병입니다. ‘공부 안돼서 어떡하지. 서울대 가야하는데...’ 억지로 가보세요. 머리만 아프지. 자기분수에 맞는, 자기 역할의 분에 맞는 생활을 하면서 지족할 줄 아는 불자가 되도록 합시다.

 

세상의 변화는 나로부터

 

    지금 동지, 겨울이죠. 시간은 어떠한 모양이나 실체가 없어요. 단지 자연의 모습에 따라서 여름이다, 가을이다, 겨울이다, 봄이다 할 뿐이에요. 더우면 여름이라고 하죠. 추우면 옷을 막 껴입잖아요. 시간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에요. 자연의 변화에 의해서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도 자연스러운 게 최고의 진리에요. 억지로 하면 가식이라고 하죠.

 

    공부도 그렇고 기도도 그렇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도나 공부는 아니에요. 자기가 열심히 하면 자연스러운 게 최고의 진리이듯이, 시간이 모양이 있어요? 12시가 되었고 배가 고픈데, 배가 고프니까 공양해야겠다는 것은 몸의 변화인거죠. 12시가 배가 고픈 건 아니에요. 지금 11월이지만 11월이 시간을 가리키는 건 아니에요. 이런 시간의 개념은 없지만, 자연의 모습에 따라서 가을이다, 낙엽이 다 떨어지니까 겨울이구나 느끼는 거예요. 세상의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하듯이 자연스러운데서 일어나는 거예요.

 

    김장 담그셨어요? 요즘은 얼마나 편리한지, 김장들 안 담그더라고요. 김치를 사다먹기도 하고, 좀 편리하게 절인 배추 사다 담그잖아요. 우리가 출가해서 절에 오니까 함월당 근처는 다 배추밭이고, 채소밭이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김장을 다 직접 했었어요. 처음 오니까 얼마나 많이 하는지, 저도 학인 살다 왔으니 김장을 해 본 적이 없잖아요. 앞 수곽에서 500포기를 절이는데, 조금씩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 소금 다섯 가마니를 다 썼어요. 그래서 스님이 제게 막 뭐라고 하셨어요. 몇 년 먹을 소금을 한꺼번에 다 썼다고. 그래서 배추 300포기를 더 가지고 와서 더 절이기도 했어요.

 

    운문사에서 할 때는 5,000-6,000포기 하는데, 옛날 목욕탕에 넣고 절여서 사람이 못 나와 나중에 찾아서 나왔었어요. 그 때는 250명씩 살았기 때문에요. 요즘은 없어서 못 먹는 시대는 아니어서 맛으로 준비하지만, 예전에는 굉장히 짭짤하게 했었어요

 

    70년도에 청룡사에서 내려왔는데, 서울서는 제사가 많으니까 전도 많이 먹잖아요, 그런데 운문사 내려오니까 제사도 없어요. 스님들이 20명 정도 같이 내려왔는데, 12명은 며칠간 변비에 걸렸어요. 우리는 상관없이 많이 잘 먹었어요. 그런 기억이 납니다. 김장철이라 권근이 지은 김장 시를 한번 올려놨습니다. 권근은 우리 수륙재조성기를 지은 분이에요.

 

김장 蓄菜(축채)”

 

十月風篙肅曉霜 (시월풍고숙효상)

園中蔬菜盡收藏 (원중소채진수장)

須將旨蓄禦冬乏 (수장지축어동핍)이요

未有珍羞供日嘗 (미유진수공일상)이라

寒事自憐牢落甚 (한사자련뇌락심)

殘年偏覺感懷長 (잔년편각감회장)

從今飮啄焉能久 (종금음탁언능구)

百歲光陰逝水忙 (백세광음서수망)이로다

 

시월이라 바람세고 새벽서리 매서워져

울 안팎의 온갖 채소 다 거둬들여 놓네.

김장을 맛나게 담가 겨울나기 대비해야 되네.

진수성찬 아니라도 하루 소찬을 대지.

암만 봐도 겨우살이는 쓸쓸하기 짝이 없고

늙은 뒤로는 유난스레 감회에 깊이 젖네.

이제부터 먹고 마실 일 얼마나 남았으랴

한 백년 세월은 유수처럼 바쁜 것을....

권근(權近 1352~1409)

고려말 조선초의 저명한 학자 권근이 음력 十月 김장을 하고나서 지었음

 

    늦가을이 훌쩍 다가오자 채소를 거둬 겨울 날 채비를 서두릅니다. 예전에는 김장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산에 올라 나뭇가지를 꺾어 준비하고, 낙엽송이 진 것을 갈비기라고 하는데 그것을 갈고리로 모아 지게로 지어와요. 말리거나 절여서 겨울 내내 먹을 음식을 장만하고 보니 안도감과 함께 이제는 한해도 저물었다는 느낌이 엄습해옵니다.

 

   김장은 어느 음식 장만과는 다르게 무게를 담은 듯해요. 김장이 한해의 농사라고 합니다. 600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인이 김장철에 느끼는 한해가 다 갔다는 쓸쓸함, 그리고 김장을 마쳤을 때의 안도감 등이 그대로 나타나 이 한시에 담긴 내용이 묵직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100년도 못사는 인생이 1,000년을 산다고 욕심을 내고 있어요. 습관을 바꾸려면 마음이 변해야합니다. 마음이 변하려면 생각이 바뀌어야합니다. 절망, 불안, 우울, 짜증 등 질병은 걷지 않아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입니다. 거기에 집착하면 정말 우울증 환자가 됩니다. 생각을 바꿔 좋은 생각을 내셔야 합니다.

 

    明나라 묘협스님의 보왕삼매염불직지(宝王三昧念佛直指) 에 십대애행(十大碍行 10가지 장애) 을 살펴보면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마라.

2. 세상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3. 공부하는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마라.

4. 수행하는데 마장 없기를 바라지 마라.

5. 일을 계획하는데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6. 친구를 사귀는데 내게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하여 주기를 바라지 마라.

8. 덕을 베풀면서 과보를 바라지 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10. 억울함을 당해 굳이 분풀이를 하지마라.

 

    이것을 잘 새겨, 이렇게만 하면 걸림이 없게 됩니다. 뭐든지 따지는 사람치고 잘 되는 사람 없어요. 남이 나에게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탓에 괴롭고 짜증나고 화나는 거예요. 남에게 다 잘해주면 되요. 다 좋다, 다 맞다, 다 옳다고 하면 됩니다.

 

    맨 땅에 세운 기와집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대들보와 기와와 기둥이 무게가 평행을 유지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도 근심과 곤란이 없으면 겸손을 잃고 경솔하여서 작은 바람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벌써 연말이에요. 올 한해를 돌이켜 보건데 세상의 변화는 나로부터라고 하는데 내가 변화를 했는지 반성하면서 나를 짓누른 무거운 짐이 있었다면 이렇게 생각해야합니다.

 

    그 짐이야말로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겸손하게 살아가도록 가르쳐준 훌륭한 스승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어려운 일 한 두 가지 가지고 사는 사람은 매사에 조심하지만 너무 자신 있는 사람은 반드시 실수를 합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합니다. 살아가면서 힘든 일 없기를 바라지 말고, 힘든 일을 다시 열심히 하면 다 이루어집니다.

 

    기도 열심히 하면 다 성취됩니다. 매일 소원성취진언하시잖아요. 열심히만 하면 안 되는 것 없어요. 내가 하지 않을지언정 불가능은 없어요. 초발심자경문에 <但不爲也언정 非不能也니라(단불위야 비불능야)>라고 나와요. 하지 않을지언정 능히 못하는 것은 없다. 내가 기도를 안해서 그렇지 기도 이틀하고 다 성취됐다고, 성취된 것처럼 바라면 안 돼요. 열심히 끝까지 하도록 합시다.

 

    생각은 내 마음부터 변해서 모든 게 변해야지 다른 게 변할 수 있어요.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