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수륙재] 9월 29일 국행수륙재 5재 법문 2019-09-29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진관사 수륙도량에 수륙재 법문하러 왔습니다.

 

今次 津寬寺 特設 水陸大道場 所薦孤魂

금차 진관사 특설 수륙대도량 소천고혼

水陸空界 四生七趣 六道含靈 孤魂哀魂

수륙공계 사생칠취 육도함령 고혼애혼

一切列位 列名靈駕 至心諦廳 至心諦受

일체열위 열명영가 지심제청 지심제수

 

不生不滅 眞如法界 常樂我淨 極樂世界

불생불멸 진여법계 상락아정 극락세계

神通自在 解脫境界 速得往生 速得往生하소서

신통자재 해탈경계 속득왕생 속득왕생

나무아미타불

 

      수륙재는 무주고혼, 제사 지내줄 사람도 없고, 찾아줄 사람도 없고, 주인 없는 외로운 영혼을 천도하는 불교의식이다. 그래서 수륙재하면 <무주고혼 천도의식>, 이렇게 법으로 딱 정해졌어요. 그런 고혼영가를 지금 불러서 모시고, 첫 번째 드린 말씀이 진여법계(眞如法界), 참 그대로 법의 세계, 그걸 진여법계라고 하거든요. 극락세계(極樂世界), 슬픔이 없는 극락세계. 참 그대로를 진여법계라고 하고, 슬픔이 없는 것을 극락세계라고 한다. 그 다음에 해탈경계(解脫境界), 일체 장애가 없는 것을 해탈경계라고 해요. 그리 가시라. 진여법계로 가시고, 극락세계로 가시고, 해탈경계로 가시라. 가시라는 말을 속득왕생(速得往生)이라고, 빠를 속, 얻을 득, 빨리 하라는 뜻이에요. 뭘 하느냐. 왕생을 하라, 거기 가서 태어나시라. 이거거든요.

진여법계는 뭐냐. 불생불멸(不生不滅), 진여법계는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불생불멸이 진여법계다. 불생불멸 진여법계로 속히 가서 나시고.

 

      극락세계는 뭐냐. 상락아정(常樂我淨), 항상 즐거워요. 청정본아(本我), 늘 청정하고 어디에 의탁해서 태어나는 몸이 아니라 본래의 나, 그걸 아정이라고 해요. 변함없는 불변의 세계를 아정이라. 근심걱정 없이 항상 즐거운 세계를 상락이라. 상락아정 극락세계로 속득왕생 하시고, 속히 가서 태어나시고.

신통자재(神通自在), 신통이라는 것은 이곳을 떠나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거예요. 신통이란 다른 게 아니에요. 이 순간을 떠나지 않고, 억만 겁 미래에 도달하는 것이 신통이에요. 그래서 窮坐實際中道床(궁좌실제중도상) 舊來不動名爲佛(구래부동명위불), 실제 생멸 없는 세계 중도상에 도달해 보니까, 구래부동이라, 예부터 이동한 일이 없어요. 그것을 부처님이라고 한다. 그 세계를 의상스님이 해석하기를, 구래부동이 뭐냐. 행행이 본처(行行本處). 가도 가도 본래 세계다. 그게 신통이에요. 가도 가도 본래 세계, 지지가 발처(至至發處), 이르러도 이르러도 출발한 곳이다. 구래부동명위불, 의상스님의 해석이에요, 행행이 본처요, 지지가 발처라. 이곳을 떠나서 저곳에 가는 것은 분별세간이고, 신통경계는 이곳을 떠나지 않고 저곳에 간다. 저곳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 온다. 신통자재가 해탈경계다. 수륙대도량에서 무주고혼을 전부 청혼을 해서 천도를 해드리는데, 어디로 보내드리느냐. 불생불멸의 진여법계, 상락아정의 극락세계, 신통자재의 해탈경계로 보내드리니 속득왕생하소서, 속히 가서 태어나시고, 속히 가서 태어나소서. 이걸로 법문 다 되었는데요.(웃음)

 

      근데 이 말만 하고 내려가면 결론만 있고, 그 바탕을 이루는데 좀 부족하지 않나 해서 말씀을 드리는데, 어떻게 무주고혼이 되고, 어떻게 극락왕생이 되느냐. 무주고혼과 극락왕생이 어떻게 있느냐. 이거에 대한 설명이에요. 부처님이 깨달으신 내용은 일념(一念, 한 일자, 생각 념자), 한 생각을 깨달으신 거예요. 일념, 일념뿐이에요, 한 생각. 일념에는 구경청정일념, 영원하게 끝까지 다른 게 섞인 게 하나도 없어요. 그걸 청정이라고 해요. 잡만이 없어요. 섞여서 어지러운 게 없어요. 구경청정. 근데 이 구경청정이 수연성사(隨緣成事, 따를 수, 인연 연, 이룰 성, 일 사)래요. 인연에 따라서 모든 일을 성취를 해요. 구경청정 수연성사. 이 수연성사를 하기 때문에, 생로병사 일체 고통경계가 있고, 수연성사를 하기 때문에, 극락왕생하는 거죠. 이 세간인연을 따르면 생로병사 세간고통이 이루어지는 거고, 이렇게 구경청정 일념으로 돌아가면 무주고혼이 서 있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바로 극락왕생을 한다. 우리는 한 생각뿐인데, 그 한 생각이 구경청정일념 수연성사일념. 진성(眞性)은 심심(甚深)하야 극미묘(極微妙)하니 불수자성수연성(不守自性隨緣成)이라. 의상스님이 깨닫고 게송으로 지으신 거거든요.

 

      이게 뭐와 같은가 하니, 청정원수가 있는데, 깨끗한 근원의 물이 있는데, 이 청정원수가 커피를 만나면 커피가 되고, 술 만드는 사람을 만나면 술이 되고, 몸에 들어가면 피가 되고, 된장 만나면 된장국 되고, 무 만나면 무국 되고, 마음대로 되는데, 청정원수는 항상 그대로예요. 그런데 커피 마실 때 보면, 커피로만 알지 청정원수는 몰라요. 지옥에 있을 때는 지옥인 것만 알지, 청정일념은 몰라요. 그런데 뭘 해도 없어진 게 아니에요, 구경청정이에요. 그 구경청정의 참 본성을 보는 것을 견성(見性) 이라고 해요. 구경청정, 일념진성을 친견, 실견했을 때, 친히 보고 진실하게 봤을 때, 그걸 견성이라고 그런다. 견성은 꿈 깨는 것과 같아서, 견성하는 순간에 다 청정뿐이에요. 청정원수를 아는 순간에 된장국도 청정원수요, 호박국도 청정원수요, 사이다도 청정원수요, 청정원수뿐인데, 인연 따라서 여러 가지를 만들어내니까 수연성사라 그런다. 그래서 육도윤회하는 그걸 걱정하지 말고, 구경청정일념을 바로 보고 알고 느끼면, 육도윤회를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고, 상락아정 극락세계에 왕생한다. 그렇게 하시오. 이 뜻이거든요.

 

心如工畵師 能畵諸世間

심여공화사 능화제세간

五蘊悉從生 無法而不造

오온실종생 무법이불조

(80화엄, 야마궁중게찬품)

 

若人欲求知 三世一切佛

약인욕구지 삼세일체불

應當如是觀 心造諸如來

응당여시관 심조제여래

(60화엄, 야마궁중게찬품)

 

一切法無生 亦復無有滅

일체법무생 역부무유멸

若能如是解 斯人見如來

약능여시해 사인견여래

(80화엄 야마궁중게찬품)

 

그래서 이것을 화엄경 야마궁중게찬품에서는 화가와 화상에 비유를 했는데요. 그림 그리는 화가가 한사람 있으면, 화가가 화상을 제작을 하는데, 그림을 그리는 거죠. 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 사람도 그리고, 나무도 그리고, 물도 그리고, 산도 그리고, 동물도 그리고, 일체 모양은 다 그리는데, 화가 자신은 자기가 산을 그렸다고 해서 산이 되는 게 아니에요. 물을 그렸다고 물이 되는 게 아니에요. 화가는 항상 화가일 뿐이에요. 그래서 구경청정일념은 그냥 구경청정일념인데, 수연성사를 하기 때문에, 인연 따라서 일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어떤 땐 사람도 되고, 어떤 때는 신선도 되고, 어떤 때는 놀기도 하고, 이렇게 된다 말이에요. 그래서 한 생각이 여러 군데 가서 넘나들면 온갖 일이 다 펼쳐지지만, 한 생각을 죽~ 걷어 들여서 본래면목 자기실상을 턱 보는 순간에, 이거는 현재면목인데요. 이 현재면목은 부모의 인연에 의탁해서 성립된 거예요. 이게 수연성사거든. 나는 나의 본래면목이 있어요. 나의 자기실상이 있어요. 본래면목, 자기실상을 턱 봐서, 진실하게 견성을 하게 되면, 그거 하나뿐인 거예요. 아무리 청정원수로 술을 만들었다고 해도 술 자체는 청정원수인거예요. 이게 불교예요. 그래서 미묘법(微妙法)이라고 해요. 현재 모양을 떠나지 않고, 진실면목을 증득한다. 이 자리를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극락으로 간다. 이게 미묘법이죠.

 

      그래서 마음은 공화사(心如工畵師), 그림 그리는 사람이다. 어떻게 하냐. 능화제세간(能畵諸世間)이라. 모든 세간 것을 다 그려요. 또 마음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심조제여래(心造諸如來), 모든 부처님도 마음이 만들어요. 부처님도 마음이 만들어요, 중생도 마음이 만들고, 이것이 수연성사예요. 그런데 구경청정일념은 부처님을 만들어도 구경청정하고, 언제나 청정하고, 중생을 만들어도 언제나, 청정하고, 그러면서 인연 따라 중생도 만들고, 인연 따라 부처님도 만든다. 이것을 80화엄경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고 했어요. 60화엄경에서는 마음이 모든 여래를 만든다. 또 심조제중생 앞에서는, 마음이 제중생을 만든다, 마음이 제여래를 만든다. 마음이 중생도 만들고 마음이 중생도 만드는데, 그 한 생각 한 마음 청정심은 중생을 만들어도 중생이 아니고, 여래를 만들어도 여래가 아니고 그냥 구경청정일념이다. 그거를 보는 게 해탈이고, 그거를 보는 게 극락이고, 그거를 보는 게 진여여.

 

      아, 이거 참, 이런 말 하고나면 쑥스러워요.(웃음) 왜냐, 그런 걸 볼 생각이 전혀 없는 걸 내가 알거든요. 할 생각 없는 사람들에게 말한다는 건 참...쑥스럽다고. 법문한 사람도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에요. 법문을 해봐야 법문처럼 안 듣는 걸 뻔히 아는 데 하는 거 얼마나 괴로운 거여.

      이렇게 미묘법이 있는데, 일체 중생이 한 생각으로 자꾸 중생계를 만들어서 끊임없이 괴로워하는구나. 그러면서 말을 하면 또 안 들어. 왜냐하면 지금까지 생각하고 느낀 게 너무 두껍고 무거워서 바로 돌리는 게 쉽질 않아요. 그것도 제가 알아요. 나는 알아요. 중생도 알아요. 깨달음도 알아요. 그런데 해야 돼요. 왜 해야 하냐면 구름이 많아서 그늘이 지고 비가 온다고 하더라도 저 구름 넘어 있는 태양은 항상 비추고 있는 거예요. 밑바닥에 구름이 꼈다고 해가 도망가고 그런 거 절대 없어요. 언제나 비추는 거예요. 그러니까 삼세제불이 늘 출현을 해서 일체중생에게 미묘법문을 항상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거예요. 구름과 그늘이 있어도 태양은 항상 비춘다. 그러면 또 그것이 인연이 돼서 해탈하고 극락왕생하는 사람들이 나와 가지고 또 불교의 횃불을 이어가고 그런 거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최초구(最初句)는 앞에서 말했고, 말후구(末後句, 끝 말자, 뒤 후자)인데, 저 뒤 끝에서 하는 어구를 말후구라고 해요. 시작하는 말을 최초구라고 하고. 그럼 말후구가 뭐냐. <수륙공계(水陸空界) 고혼애혼(孤魂哀魂) 일체영가(一切靈駕)시여, 말후구를 잘 듣고 명심해 주십시오.> 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러면 이 한마디 한마디에 우주법계 일체 고혼이 다 포함이 되어있는 거예요.

 

      우주법계 모든 영가들께서는 첫 번째로

 

내가 나와 원수 되지 마십시오!

 

내가 나와 원수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산에도 들어가고, 물에도 들어가고, 사람하고도 사귀고, 온갖 걸 다 친하고 사귀는데, 그 사귀는 나는 인연 따라 형성된 난데, 구경청정 본래 나는 평생을 살아도 한 번도 나를 안 찾아봐요. 원수 중에도 상원수여. 그러니까 견문각지(見聞覺知)의 나구경청정의 나가 있다. 견문각지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이게 수연성사된 나예요. 이 견문각지의 내가 구경청정의 나를 평생에 한순간도 안 찾아봐, 원수 중에 이런 원수가 없죠. 내가 나와 원수 되지 마십시오!

 

      두 번째는,

내가 나를 멀리하지 마십시오!

 

원수는 안 됐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 한 번 보고 또 안 봐. 멀리 해요. 내가 나를 멀리하지 마십시오!

 

그 다음에는,

내가 나를 찾아보십시오!

 

지금 보고 듣는 이 몸도 다 흘러가는 구름과 같은데, 이 몸이 흘러간 후에 무엇이 남는가. 그 청정본아를 한번 찾아봐라. 내가 나를 찾아보십시오!

 

네 번째는

내가 나를 만나보십시오!

 

그게 극락세계고 해탈경계이고, 진여법계다. 다시 한번 읽어볼게요.

 

일체고혼영가시여

내가 나와 원수 되지 마십시오!

내가 나를 멀리하지 마십시오!

내가 나를 찾아보십시오!

내가 나를 만나보십시오!

 

법문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