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수륙재] 10월 6일 국행수륙재 6재 법문 2019-10-06

  

      안녕하세요. 입재부터 시작해서, 초재, 2, 3, 4, 5, 오늘이 6재날입니다. 그동안에 어장스님과 어산스님들께서 대령, 관욕을 하면서, 남자영가는 상뇌라는 거울을 보고 코끼리처럼 용맹스러운 마음을 가졌고, 여자 영가는 서월이라는 거울을 보고 무소의 뿔처럼 단아하게 나아가는 마음을 냈습니다. 지금까지 대령, 관욕을 열심히 해주신 어장스님과 어산스님들께 박수 보내주세요.

  

       진관사 수륙재는 무형문화재 12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어두운 세상과 밝은 세상의 큰 도량이며, 티끌 마다 세계마다 두루하다.”고 나옹화상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법문하기 전에 다 같이 합장해주세요. 어장스님께서 영가들에게 <지심제청 지심제청> 하셨지만,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의미에서 제가 해보겠습니다.

 

상내소청

진관사 국행수륙무차평등대재

유주무주 애혼고혼 유정무정 각열위열명영가

지심제청 지심제청 지심제수

상단에 불법승 삼보께 공양하고,

중단에 천신과 신령님께 공양하며,

하단에 모든 중생들에게 미치기까지

충족시키고 두루하지 않음이 없네.

부처님께서는 저의 공양을 받으시고

세상에 머물며 근원으로 돌아가지 마시옵소서.

법보께서도 제 공양을 받으시고

두루 통하여 끊어짐이 없게 하소서.

보살께서는 제 공양을 받으시고

중생제도에 지치거나 싫어하지 마십시오.

이승께서 제 공양을 받으시고

마음 돌려 물러나지 마시옵소서.

천선께서는 저의 공양을 받으시고

부처님 되기를 구하여 항상 정진하시옵소서.

사람들 제 공양을 받으시고

속히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십시오.

삼도중생 저의 공양을 받으시고

괴로움을 그치고 도심을 일으키소서.

외로운 혼령께서 제 공양을 받으시고

기운을 받아 형체를 이루십시오.

이상의 공양과 보시한 모든 법들을 모두 모아서 널리 회향합니다.

사직은 더욱 늘어나 길어지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영원히 이어지소서.

바라건대 이 공덕이 세상일체에게 두루 미치게 하시옵소서.

우리들과 모든 중생들 모두 함께 불도를 이루게 하시옵소서.

      청아한 날씨입니다. 저희들이 입재부터 시작해서, 초재, 2, 3, 4, 5, 6재까지, 태풍도 불고, 아주 불편한 날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륙재 날만 되면 하늘도 감동을 해서인지 조용하고 잠잠해요. 오늘 날씨 굉장히 좋죠. 환희심을 내면서 이 수륙도량에 들어오기만 해도 모든 중생들은 삼업이 녹고, 모든 망자들, 유주무주 고혼들은 이고득락한다고 했습니다.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차별 없이 불법을 전하는 우리나라의 큰 불교의식이며, 모든 중생에게 고통을 치유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의례입니다. 시방법계 유주무주 영가를 천도할 뿐만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서 모든 생명을 존중하게 하는, 뭇 존재의 안녕을 기원하는 국가적인 의례가 바로 수륙재입니다. 그리고 수륙재는 소통과 화합이며 불교의례를 통해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나아가 국민을 화합하고 국가의 번창을 기원하는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수륙재에 여러분이 함께, 저도 함께 동참해서 동감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수륙재가 우리들에게는 고통을 해소시킬 뿐 아니라, 음식을 잘 못 먹어서 생긴 병균이라든지, 비명횡사해서 돌아가신 분이라든지, 요즘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돌고 있는데 그런 동물 등, 저희가 수륙재를 해서 유주무주 고혼, 일체 삼계만령 미물들까지 극락으로 왕생케하는 그런 의식입니다.

 

      그래서 진관사 수륙재는 3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는 사치스럽지도 않고, 누추하지도 않아서 제도에 맞다.’라고 진관사수륙재조성기에 최고의 성리학자 권근이 말씀하셨습니다. 국행수륙재에 최고의 공덕주는 태조 이성계였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국행수륙재를 하면서 면면이 흐트러짐 없이 내려오다가 얼마동안 없어졌다가, 저희 은사스님께서 윤년마다 한 번씩 했는데, 제가 부임하면서 매년마다 이렇게 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륙도량에 들어오기만 해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업장이 소멸되고 무량한 공덕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사치스럽지도 않고, 누추하지도 않아서 제도에 맞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전물규범(올리는 규범)에 따라서 진설해서 재를 올리는데, 세종21420년에 수륙재를 올리는 전물규범을 새롭게 확정했습니다. 상단에는 여물지 않은 올기쌀, 찐쌀이라고 아시죠? 찐쌀로 지은 마지를 30동이 올리고, 유과 9그릇, 두부탕 9그릇, 9그릇, 삶아 건진 국수 9그릇, 과일 9그릇 등 재단과 재단 주위를 밝히는 등롱과 한지 천 장등이 올려져있습니다. 중단과 하단에는 거기에 맞춰서 상단보다는 못하지만 조금 차등해서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삼장, 천장, 지지, 지장보살님을 삼장이라고 하는데, 그걸 중단이라고 합니다. 중단에는 호박떡 한 그릇을 별도로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호박과 관련된 중국 당태종의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쟁과 황위찬탈로 맞은 살육을 벌인 당태종께서 어느 날 갑자기 숨이 멎어서 명부세계로 갔습니다. 살생을 워낙 많이 했기 때문에 영가들에게 쫓기게 됐어요. 결국 이들을 위해서 금은전을 많이 베풀어 위로를 하여 풀려나서 시왕님들(초재, 이재, 삼재, 사재, 오재, 육재, 칠재, 백재, 소상, 대상 시왕님이 계세요)의 배려에 의해서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시왕님들에게 무엇으로 보답을 해야 됩니까?”하니까 명부세계에서는 호박만이 구할 수가 없대요.

 

그래서 제사 지낼 때 호박이 꼭 필요합니다. 호박이 가장 중요한 재료입니다. 호박전이라든지, 호박떡이라든지 저희들은 꼭 올리고 있습니다. 백중재에도 호박을 준비해서 올렸고, 지금까지, 초재, 이재, 삼재, 사재, 오재, 육재까지 앞으로 마지막 회향까지도 호박을 올리고 있습니다. 호박은 다산과 생성, 발전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늘이 내린 식재료 가운데 호박, 감자, , 당근은 보물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제사 지낼 때 꼭 빠뜨리지 말아야 합니다. 호박을 꼭 진수에 올리시면 공덕이 무량하다고 했습니다. 제사 지낼 때 가장 좋은 선물이 호박입니다.

 

      우리들은 염불하면서 좋은 생각을 내고, 분별했던 마음, 차별했던 마음 다 없애고, 좋은 마음을 내야합니다. 염불공덕이 가장 좋은 공덕입니다. 그래서 수륙재는 한마디로 말하면 무량공덕입니다. 우리는 이 좋은 수륙도량에 들어와서 좋은 마음만 내시고, 나쁜 생각, 남을 미워하는 생각, 싫어하는 생각, 살생하는 생각, 생각조차도 내시면 안 되는 거예요. 오로지 좋은 마음 내면 그 자체가 염불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적재적소에 맞게 전물규범에 맞게 진설합니다.

 

      세 번째는 꼭 필요할 때 베풀어주기 때문에 복이 늘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중생들의 고통을 위해서 수륙재를 봉행하는 것도 하나의 베푸는 행사입니다. 배가 고플 때 밥을 먹듯이 모든 미물들에게도 이런 전물형식을 올려 상을 차리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수륙재는 3가지 형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사치스럽지도 누추하지도 않아서 제도에 맞고, 두 번째는 전물규범에 따라서 진설을 해서 올리고, 세 번째는 꼭 필요한 순간에 베풀기 때문에 복이 무량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6재까지는 여기서 하고, 다음 주에는 수륙재 낮재와 밤재가 있죠. 낮재는 영산회상에 맞게 법문하는 것이 목적이고, 밤재는 의식을 행해서 시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수륙재를 지내면서 낮재의 핵심은 영산회상의 법문이에요. 법화경을 독송하는 것도 그 의미에요. 밤재의 핵심은 감로를 베푸는 시식이에요. 여러 단을 해서 마치게 됩니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여러 의식이 있지만, 국행수륙대재는 차별 없이 불교를 전하는 큰 의식이고, 모든 중생의 고통을 치유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의례입니다.

 

     명나라 지욱선사께서 말하는 육바라밀 염불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진실하게 염불하여 심신의 세계를 내려놓는 것이 커다란 보시이고,

진실하게 염불하여 탐심, 진심, 치심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지계이고,

진실하게 염불하여 인과의 시비를 가리지 않는 것이 커다란 인욕이고,

진실하게 염불하여 잡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로 정진이고,

진실하게 염불하여 휘둘리지 않고 어디에 끄달리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선정이고,

마지막으로 진실하게 염불하여 곁가지 미혹되지 않는 것이 지혜다.

 

      염불에도 육바라밀이 있는 거예요. 이걸 명심해서 우리들의 생각을 지혜롭게 청정하게 만드는 것이, 나쁜 생각, 힘들었던 생각 다 버리고, 오로지 염불하는 것만이, -바로 부처님의 명호, 관세음보살이든 지장보살이든, 아미타불이든 명호를 부르면,- 그 생각 그대로 우리마음이 청정유연, 맑아지는 거예요. 어떤 스님이 오셔서 진관사는 한마디로 말하면 <청정 자연 화엄>이라고 하셨어요. <국토청정심청정>이라고 내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고, 일신이 청정하면 자신이 청정하고, 여기 있으면 마음이 청정해지고, 내 마음이 청정하면 다청정하다고 느끼셔야 되요. 그래서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것이 <다 맞다, 다 좋다, 다 옳다, 다 맛있다>, 그런 생각만 내면, 부정적인 생각만 없어도 그대로 지혜바라밀이에요. 시시비비하지 않고, 수륙도량에 들어왔으면 삼업이 녹는다고 했지요. 신구의 삼업이 다 녹는 거예요. 신구의 삼업은 말하면 십악업이 없어진다는 거예요. 살생중죄, 투도중죄 등 십악업 참회하잖아요. 생각으로 참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천으로 참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거예요. 이참도 있고 사참도 있지만은, 이치로 참회하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 과거의 무시겁래 나는 무엇인가.’ ‘전생에 나는 누구인가라고 참회하는 것은 이참인데, 그런 모습을 참선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보통 명상이라고 하죠. 명상보다 한 단계 높은 게 참선이에요. 그래서 이치로 참회하는 것은 참선이고, 사참은 사적으로 참회하는 거예요. 108배를 한다든지, 염불한다든지, 마음속으로 침회진언 한다든지, 다 사참입니다. 이참과 사참을 다 실행하면서 항상 마음으로 좋은 생각 내고 좋은 마음먹고, 모든 사람들에게 자비공덕을 베풀면 그대로 부처님이에요. 우리의 모토가 뭐죠, <마음의 정원 진관사>이면서 <당신은 부처님이십니다.> 법화경 사상이에요. 일체 중생 모두가 부처님이란 것을 명심하면서 다 같이 부처님 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