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백중기도] 8월 12일 백중기도 회향 법문 2022-08-12

 

        안녕하세요. 며칠 동안 폭우로 인해서 비 피해가 많은 지역도 있고, 여러 가지, 코로나 때문에 또 이렇게 피해가 많았었는데, 오늘 이렇게 좋은 날씨, 밝은 날씨에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너무 반갑습니다.

 

        오늘은 정말 좋은 날입니다. 저희들은 4월 보름날 입재해서 7월 보름날 해제하는 90일 동안 정진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전체 우리나라 비구 비구니 선원에서 해제하는 날에 큰스님의 법어를 들으면서, 큰스님께서 법문을 하시는 날이기도 합니다.

       근데 옛날에는요, 선방의 스님네들이 이렇게 해제하는 날 자기가 여태까지 수행하면서 공부가 좀 미진하면 보궁에 가서 37일간 철야 정진하기도 하고, 업장을 좀 소멸해서, 잠이 많은 사람은 잠 좀 없애게 해달라고, 그런 내용의 기도를 하면서 정진을 했었는데, 요새는 해제를 하면 미얀마 가서 남방 불교 공부를 하는 등 흐름이 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세대 때하고 지금 세대가 조금 다르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진관사에서는 계속 천일기도도 하지만, 백중 동안에 초재, 2, 3, 4재 해서 오늘 회향 날입니다. 그동안에 신도님들도 오셔서 애를 많이 썼지만, 경한 스님이 49일 동안 기도를 열심히 했어요. 우리 다 같이 한번 크게 박수 보내 주세요.

 

        우리가 기도를 하는데 공덕이 되는 네 가지가 있어요. 신심이 있고 혜심이 있고 자비심이 있고 회향심이 있는데, 신심은 기도하는 첫 관문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신심이 공덕의 어머니>라고 그랬죠. 신심이 이렇게 많으면 이 자비로운 마음이 저절로 나고, 지혜로운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하기 싫은 마음은 신심이 아니에요. 하고 싶어서 막 열정을 가지고 하는 마음이 신심인데, 신심의 공덕으로, 도력으로 목련존자의 어머니를 구제했잖아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해제 날 여러 시방의 대중 스님들에게 여러 가지 백 가지,- 백 가지라는 거는 수많은, 많다는 의미에요,- 공양을 해가지고, 그 공양의 공덕으로 어머님이 천상락을 받을 것이다해서, 부처님께서 일러주신 내용이 목련구모예요. 여러분들도 목련구모에 대해서 제가 매일마다 말씀드렸기 때문에 알고 계시죠. 어머니를 구제하고 오늘은 지옥문이 열리는 날입니다. 일체 유주무주 원혼 고혼 애혼 모든 영가들이 지옥에서 해탈하는 문이에요. 그래서 지옥문이 열리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천도재도 지내고, 저희들 조상영가도 다 올렸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해탈의 문도 되지만 영가의 문이 열리는 날, 문 앞에서 지장보살이 합장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계세요. 지옥에 있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그래서 비증보살이 지장보살이에요. 자비의 보살은 관세음보살이고, 지혜의 보살은 문수보살이고, 실천의 보살은 누구예요. 보현보살이죠.

 

        자기 스스로 묘명을 쓰는 분들이 계셔요. 조선시대 선비들은 묘명을 쓰는데, 묘명이라는 것은 죽을 때 쓰는 마지막 글이잖아요. 비석이 묘명이거든요. 그래서 영국의 어떤 극작가의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하는 내용의 비문도 있어요. 그런데 이조시대 후반기의 문인으로서 삼척 부사를 한 허목 선생의 비문에 보면, <말은 행동을 담지 못하고, 행동은 말을 실천하지 못하였다. 부질없이 앉아서 성현의 글 읽기만 좋아했지, 내 허물은 하나도 밝히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이에 돌에다 새겨서 후에 사람들을 경계하노라.> 하는 게 이 허목 선생의 비명이에요. 이게 보통 말이 아니잖아요. 실천과 행동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에요. 진리를 증명하는 유일한 기준이 실천이거든요. 말을 아무리 잘해도 우리가 실천하지 못하면 행동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신심도 바로 실천이지, 그냥 말로서 하는 건 아니거든요. 신심이 가득하면은 지혜의 문은 저절로 열려요. 내가 신심이 있으면 옆에 사람들에게 공덕을 주는 거에요. “, 저 사람은 삼 천배를 한다, 천배를 한다, 만 배를 한다는데, 나도 만 배, 천 배는 못 하지만은 하루에 10배라도 해보자. 아홉 배라도 해보자, 37 21번 절을 해보자. 안 되면 49일간 지장기도를 하듯이 49배를 좀 해보자.” 이렇게 해가지고 신심이 넘치면 지혜의 마음이 생기고, 지혜 마음이 생기다 보면은 자비의 마음이 저절로 나오는 거예요. 지혜와 자비는 불가분의 관계거든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예요. 이렇게 하다 보면 공덕이 되어 회향문까지 가는 거예요. 회향문이라는 것은 내가 지은 공덕을 나 혼자만 가지면 안 되겠죠. 누구에게 줘야 돼요. 이타행을 해야 되겠죠. 남에게 돌리는 게 회향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수행하는 거는 자리문이고 회향하는 건 이타행이기 때문에 자리와 이타행이 같이 겹쳐야지만이 우리가 이 49일간 지장기도를 해온 공덕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래서 신심과 혜심과 또 자비심과 회향심이 있어야지만이 공덕과 실천이 다 이루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기도를 사십구일간 했는데 그동안에 미진해서 아 나는 기도를 좀 섣불리 좀 했구나.’ 할 때는 수륙재가 또 2주 있으면 하거든요. 진관사는 기도가 끊이지 않는 도량, 정말 실천과 행동이 같이 하는 도량입니다.

 

        설악 무산 스님의 묘비명은 어떠냐 하면, 당신이 그냥 무애스럽게, 자재무위하게 살았기 때문에,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보니 이마에 뿔나고 온몸에 털 난다> 이렇게 했는데, 그것도 하나의 우리가 말하는 선어록이에요. 기고만장 천방지축 마음대로 살았지만, 결국에는 몸에 털이 나는 건 짐승이잖아요. 또 이렇게 이마에 뿔 나는 건 짐승들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묘명을 <진관사에서 기도하다 평생을 바쳤노라> 해도 돼요. 안 되면 <관세음보살 하다가 평생을 살았다.> 관세음보살이 사실은 아미타 후신이잖아요. 그러니까 아미타불 극락왕생은 저절로 되는 거예요. 생전안락 사후왕생이라고 하잖아요. 그렇듯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마음이 편안해야지 극락이라는 것도 보이지, 행복도 보이지,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요, 행복, 극락도 눈에도 안 보여요. 무엇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느냐? 누가 해주는 건 아니에요. 그렇죠. 자기 스스로 마음을 느껴야 돼요.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자꾸 이렇게 읊어야지. 한마디 말을 만 번만 해보세요. 그게 벌써 진언이 되는 거예요.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만 번만 해보면 고마운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거예요. 그렇지만 아이고 짜증난다, 싫다, 싫다, 싫다.’ 평생 싫다가 끝나는 거예요. 그러면 그게 극락이에요? 지옥이에요? (지옥이요) 그래요 맞아요. 그래서 평생 극락과 지옥은 내 마음속에 있다는 거에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행복함을 느껴야 해요.

 

        행복(幸福)이라는 복자는요, 한 일자에다 입 구자에다 밭 전자에다 보일 시자예요. 한 입으로 먹을 밭만 보이면 행복하다는 거예요. 많은 돈도 필요 없고 많은 것도 필요 없는 거예요. 밭뙈기 하나 가지고 농사 지어서 여기서 나오는 그냥 그대로 채소를, 요새는 바로 바로 음식 마일리지라 해가지고 내가 이렇게 텃밭 가꿔서 먹는 그 음식이 바로 최고의 음식이에요.

        그래서 음식도 그렇듯이, 내 마음도 항상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 행복하게 하면 이런 행복이 저절로 느껴지는 거에요. ‘아 저 사람은 기도를 하는데 왜 저렇게 항상 즐거울까?’ 그 생각을 해보셔야 돼요. 저도 기도를 하다 보면요. 제가 자다가 잠꼬대를 하는데 이상한 소리 한다더라고요. 축원한다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깜짝 놀라서 내가 이 밤에 잠꼬대하면서 무슨 축원인가했더니 그게 오매일여(寤寐一如)의 경지가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요. 여러분들도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자꾸 기도하면은 기도의 그 복전이 생겨가지고, 그대로 정토에요. 정토는 누가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만들지. 그렇죠.

 

 

         진관사 신도들은 기도 삼매에 빠진 것 같아요. 제가 보니까 정말 기도 삼매에 들어가죠. 기도 삼매에 들어가야지 내가 행복한 거예요. 그래서 저도 맨날 이렇게 어리빙빙하게 살아도 다른 거는 몰라도 나무아미타불은 놓지 않아요. 어떤 스님도 경전을 막 거꾸로 읽고 바로 읽고 했는데도, 딱 죽게 생기니까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더래요. 그래서 아미타불하다가 숨졌어요. 그게 바로 극락왕생이에요. 극락왕생 왕생정토가 바로 그 자리에 있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도 큰 스님처럼 행동 안하고, 실천 안 하면 아까 평생 성현의 글만 읽다가 내 허물도 찾아보지도 못했다 했잖아요. 허목선생님도 그랬는데 우리는 불자로서 신심을 가지고서 열심히 해야 되겠죠.

       열심히 기도하고, 수륙재 기도 때 또 동참하면은, 수륙재 도량에 들어만와도 삼업이 녹아지고 산 사람은 생전안락, 돌아가신 분은 왕생극락이 저절로 되는 거예요.

 

       그러니 기도 열심히 하고 부처님 되도록 합시다. 간단히 마칠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