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지날이죠. 동지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오늘 지나면 해가 노루꼬리만큼 길어진대요. 올해 동지는 음력 16일에 들었습니다. 상순, 중순, 하순이라고 하죠. 초하루부터 10일까지는 상순, 11일부터 20일까지가 중순, 21일부터 말일까지는 하순이라고 해요. 이번 동지는 중동지기 때문에 애기들에게도 상관없고, 노인들에게도 상관없는 동지입니다.
동지는 작은 설이라고 합니다. 설은 네 번 지냅니다. 동지 지나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지요. 또 신정, 구정 그리고 입춘이 지나야 된다고 합니다. 보통은 신정과 구정이라 하지만 오늘부터 해가 조금씩 길어진다고 해서 양시생지일(陽始生之日), 따뜻한 기운이 서서히 들어온다는 뜻에서 시생지날이라고도 하지요. 아침부터 12시까지는 오전이라고 하고, 12시 지나면 오후이지요. 사람 나이는 언제까지를 오전이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50세까지가 오전이고 그 후는 오후에요. 오전은 아차 하는 순간에 지나가 버리는데, 오후는 왜 그렇게 긴지, 그러니까 오후를 잘 살아야 해요. 50, 60 가서 여러분이 잘 살아야지 ‘아, 그 사람 너무 잘 살았다,’합니다. 할 일도 많고 나머지가 많기 때문이에요. 1월부터 12월까지 내가 정말 잘 살았는가, 착한 일을 70% 이상했으면 잘 산거고, 그렇지 못하면 잘 못 산거예요. 그래도 중간정도 했으면 괜찮아요. 적당히, 착한 것도 안하고 나쁜 것도 안하면 덤덤하게 사는 거예요.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부처님의 공덕이 있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기도를 하면 70%이상은 잘 사신 거예요. 우리가 좋은 생각을 못 내고, 나쁜 생각을 자꾸 일으키니까 못 산다는 거예요. 그래서 기도하는 의미도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기도는 입으로 하면서 행동은 별로면 안 되겠지요. 실천과 행동과 자비가 같이 겸해져야 합니다.
오늘 동지 팥죽을 드시는 의미는, 동지가 되었으니 팥죽을 먹어야겠다는 것뿐 아니라 팥죽을 나누면서 이웃과 더불어서 같이 자비를 나누는 날이에요. 나만 먹는 게 아니에요. 팥을 딱 1되만 사오시죠, 가족만 먹으려고요. 그러지 마시고, 여유 있게 사서 아이들이 있으면 학교에서 나눠먹을 수 있도록 하면 좋아요. 아끼면 안 돼요. 사람이 살아가는 향기가 세 가지가 있다고 했지요. 지계의 향기, 배움의 향기, 보시의 향기, 보시가 나누는 거예요. 계율을 잘 지키고 십계를 지키는 분은 지계의 향기라고 해요. 열심히 배우면 배움의 향기, 보시를 하면 나눔의 향기예요. 이 세 가지 향기가 있어야 해요. 무상, 정진, 정각이 ‘아뇩다라삼보리’예요. 깨달음은 지혜예요. 지혜는 밝음이고요. 나누면 따뜻하고, 머리가 맑으니까 밝음이에요.
오늘 팥을 쒔어요. 팥은 벽사축액(辟邪逐厄)이라고 해요. 삿된 기운을 없애고, 액을 막아준다. 축액은 액을 없앤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점안식을 하거나 집들이 등을 할 때 팥, 소금, 동티나지 말라고 막걸리, 이 세 가지를 뿌리는 거예요. 순서도 있어요, 팥, 소금, 막걸리. 좀 부족하다고 하면 팥떡을 한다든지 하세요. 기도도 끝까지 해야지 하다 말면 안 됩니다. 항상 해야 됩니다. 계속 여일하게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