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동지기도] 12월 22일 동지기도 회향 법문 2018-12-22

 

  오늘은 동지날이죠. 동지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오늘 지나면 해가 노루꼬리만큼 길어진대요. 올해 동지는 음력 16일에 들었습니다. 상순, 중순, 하순이라고 하죠. 초하루부터 10일까지는 상순, 11일부터 20일까지가 중순, 21일부터 말일까지는 하순이라고 해요. 이번 동지는 중동지기 때문에 애기들에게도 상관없고, 노인들에게도 상관없는 동지입니다. 

  동지는 작은 설이라고 합니다. 설은 네 번 지냅니다. 동지 지나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지요. 또 신정, 구정 그리고 입춘이 지나야 된다고 합니다. 보통은 신정과 구정이라 하지만 오늘부터 해가 조금씩 길어진다고 해서 양시생지일(陽始生之日), 따뜻한 기운이 서서히 들어온다는 뜻에서 시생지날이라고도 하지요. 아침부터 12시까지는 오전이라고 하고, 12시 지나면 오후이지요. 사람 나이는 언제까지를 오전이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50세까지가 오전이고 그 후는 오후에요. 오전은 아차 하는 순간에 지나가 버리는데, 오후는 왜 그렇게 긴지, 그러니까 오후를 잘 살아야 해요. 50, 60 가서 여러분이 잘 살아야지 , 그 사람 너무 잘 살았다,’합니다. 할 일도 많고 나머지가 많기 때문이에요. 1월부터 12월까지 내가 정말 잘 살았는가, 착한 일을 70% 이상했으면 잘 산거고, 그렇지 못하면 잘 못 산거예요. 그래도 중간정도 했으면 괜찮아요. 적당히, 착한 것도 안하고 나쁜 것도 안하면 덤덤하게 사는 거예요.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부처님의 공덕이 있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기도를 하면 70%이상은 잘 사신 거예요. 우리가 좋은 생각을 못 내고, 나쁜 생각을 자꾸 일으키니까 못 산다는 거예요. 그래서 기도하는 의미도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기도는 입으로 하면서 행동은 별로면 안 되겠지요. 실천과 행동과 자비가 같이 겸해져야 합니다.

  오늘 동지 팥죽을 드시는 의미는, 동지가 되었으니 팥죽을 먹어야겠다는 것뿐 아니라 팥죽을 나누면서 이웃과 더불어서 같이 자비를 나누는 날이에요. 나만 먹는 게 아니에요. 팥을 딱 1되만 사오시죠, 가족만 먹으려고요. 그러지 마시고, 여유 있게 사서 아이들이 있으면 학교에서 나눠먹을 수 있도록 하면 좋아요. 아끼면 안 돼요. 사람이 살아가는 향기가 세 가지가 있다고 했지요. 지계의 향기, 배움의 향기, 보시의 향기, 보시가 나누는 거예요. 계율을 잘 지키고 십계를 지키는 분은 지계의 향기라고 해요. 열심히 배우면 배움의 향기, 보시를 하면 나눔의 향기예요. 이 세 가지 향기가 있어야 해요. 무상, 정진, 정각이 아뇩다라삼보리예요. 깨달음은 지혜예요. 지혜는 밝음이고요. 나누면 따뜻하고, 머리가 맑으니까 밝음이에요.

  오늘 팥을 쒔어요. 팥은 벽사축액(辟邪逐厄)이라고 해요. 삿된 기운을 없애고, 액을 막아준다. 축액은 액을 없앤다는 의미에요. 그래서 점안식을 하거나 집들이 등을 할 때 팥, 소금, 동티나지 말라고 막걸리, 이 세 가지를 뿌리는 거예요. 순서도 있어요, , 소금, 막걸리. 좀 부족하다고 하면 팥떡을 한다든지 하세요. 기도도 끝까지 해야지 하다 말면 안 됩니다. 항상 해야 됩니다. 계속 여일하게 하셔야 합니다.

 

 

팥죽 나누며 이웃 위한 나눔 실천하는 날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동지의 반대말이 하지예요. 춘하추동할 때, 춘분, 추분, 하지, 동지. 오늘부터 15일이 지나면 소한이에요. 소한 지나면 대한이고. 그리고 대한 지나면 입춘이 옵니다. 한 달에 절기가 두 번 든다고 했지요. 그래서 24절기입니다. 연세가 들면 오후반이 돼서 자꾸만 잊어버려요. 그래서 눈을 반짝 뜨고 항상 깨어있어야 합니다.

동지는 어둠의 끝에서 밝음을 향해 나가는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나이만큼 먹는다고 했어요. 아이들은 10, 70노인은 70개를 드시면 안 됩니다. 7개만 드세요. 식평등 법평등이라고, 법만 평등한 게 아니라 음식도 평등한 거예요. 따라서 나만 먼저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어르신들에게 양보해주세요

 

중국 사기에는 동짓날 천자가 태산에서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어요. 그래서 동지제사를 지내는 분들도 있어요. 동짓날에는 열심히 기도를 한 후 속옷을 태우는 소대의식도 있어요. 오늘 아침 5시부터 팥죽을 쒀서 각 전각에 올리고, 기도를 올렸어요. 팥물을 도량 곳곳에 뿌렸어요. 축액이라 삿된 것은 없애고 일 년 내내 무탈하시라고 뿌립니다. 보살님들도 팥죽을 드시면서, 일 년 내내 건강하시라고 심축하시면서 이웃과 같이 드십시오.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좋은 날이 되어야합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월월시호월(月月是好月), 년년시호년(年年是好年)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달마다 좋은 날, 해마다 좋은 날이 되어야합니다. 나쁘다 생각하면 매일 나쁜 날이에요. 하지만, 마음으로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면 일 년 내내 좋은 거예요. 그래서 기도하시는 분들은 좋은 마음만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가피라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고려사에 보면, 음력 11월 보름이 되면 중동팔관회(仲冬八關會)’를 올리기도 하고, 계를 받기도 했습니다. 동지제사가 끝나면 팥죽을 벽이나 대문에 뿌리며 악귀를 쫓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동지의 유래

  

중국 주()나라에서 동지를 설로 삼은 것도 이날을 생명력과 광명의 부활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며, 역경의 복괘(復卦)11, 즉 자월(子月)이라 해서 동짓달부터 시작한 것도 동지와 부활이 같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지를 陽始生之日(양의 기운이 비로소 시작되는 날)이며, 다음 해가 시작되는 날(亞歲), 작은 설이라고 하였습니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 전하는 설이 있습니다. 불교에는 불교문화와 생활문화가 있습니다. 불교문화는 초파일, 칠석, 백중 등이며, 동지는 생활문화입니다.

하나,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의 재주 없는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질(疫疾) 귀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두려워하여 팥죽을 쑤어 물리친 것이다.” 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행사 때 팥, 소금, 막걸리를 뿌립니다. 집안이 다 무탈하라고 하는 방편입니다. 불교경전에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 한국의 동지풍속은 신라시대 선덕여왕이 황룡사에서 예불을 드리는데, 지귀라는 사람이 여왕을 사모해 고백하자, 여왕은 황룡사 9층탑 앞에서 예불하는 동안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예불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죽은 지귀가 남의 집과 재산을 태우는 악귀가 되었고, 사람들은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고 합니다. 이것은 팥죽의 축귀(逐鬼) 기능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팥의 붉은 색이 축귀(逐鬼)와 벽사(辟邪) 즉 귀신과 삿된 기운을 물리친다고 믿는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리고 방마다 한 그릇씩 놓아두었는가 하면, 대문과 벽에 뿌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야 한 해 병과 탈이 없이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또 하나의 유래는 마하사에 관계된 것입니다. 설화입니다.

 

동짓날에는 절에서 팥죽을 쑤어 대웅전이며, 나한전 등에 공양 올리고 온 대중이 팥죽으로 공양을 합니다. 그런데, 동짓날 아침, 마하사의 공양주 보살은 그만 늦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주지스님은 급히 공양주를 깨웠습니다. 세상모르고 늦잠을 자던 공양주 보살은 그제야 정신이 들어 황급히 부엌으로 갔습니다. 옛날에는 성냥도 없었고 따로 불을 켤 재료가 없었기 때문에 화로나 아궁이 불씨를 간직했다가 아침에 다시 불을 지피곤 했는데, 늦잠을 잔 바람에 아궁이 불씨마저 다 사그라지고 재만 남아 있었습니다. 공양주 보살은 그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이때 절 아래 동네에 사는 김 서방네 집이 생각났습니다, 공양주 보살은 찬바람이 쌩쌩 부는데 쌓여있는 눈을 헤치고 김 서방네 집을 찾아갔습니다.

그러자 "아까 행자님이 오셔서 불씨를 얻어 갔는데 불이 또 꺼졌나요?"

"행자님이라뇨? 우리 절에는 행자님이 없는데요."

발등에 떨어진 불이 급해서 불씨를 얻어서 부리나케 절로 왔습니다. 가까스로 절에 도착한 공양주 보살은 깜짝 놀랐습니다. 부엌 아궁이에서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공양주 보살은 팥죽을 쑤어 대웅전에 공양 올리고 나한전으로 가지고 갔다가 또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공양주를 내려다보며 빙그레 웃고 계시는 나한님의 입에 붉은 팥죽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한님의 입술은 빨갛답니다. 그 이후 공양주는 절대로 늦잠을 자지 않았답니다. 여자들이 입술을 빨갛게 하고, 손톱에도 칠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 방패막이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팥죽만 드시지 마시고, 동짓날에 모든 사람이 같이 더불어서 같이 드시고, 베푸셔야 합니다

  

  오늘 동지 시는 723분이었습니다. 절에서는 사시가 중요하므로 사시에 기도를 올립니다. 팥죽 드시고 일 년 내내 무탈하시고, 가정의 모든 악귀를 다 쫓으세요. 그런데 팥죽은 유효기간이 있습니다. 24일까지입니다. 이제 사유축 삼재가 들어옵니다. 365일 다 조심하고 사셔야 합니다. 팥죽 드시고 1년 내내 무탈하십시오. 가족 건강 챙기시고 건강하세요. 항상 좋은 날 되십시오. 새해는 기해, 돼지해입니다. 팥죽 드시고 이웃에도 나누십시다. 오늘은 애동지도 노동지도 아닌 중동지므로 적당히 본인에 맞게 드십시오. 건강하시고 가족 모두 무탈하시고 만사길상(萬事吉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