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입춘기도] 입춘기도 회향 법문 2019-02-03

   오전 9시부터 시작해서 12시 가까이 되도록 기도하시느라 근념하셨어요.

  ​날씨가 푸근하고 비가 촉촉이 오고 있습니다입춘을 기준으로 여러 징후가 나타납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언 땅을 녹이고, 땅속에서 잠자던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얼어붙은 강물속의 물고기가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입춘이면 설을 세 번 쇠는 것입니다. 동지, 신정, 입춘, 구정 네 번 우리는 설을 쇱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네 번이나 설이 있어 좋지요! 명절은 좋은 날은 좋은 날이에요. 마음속으로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세요.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월월시호월 (月月是好月) 년년시호년(年年是好年) " 살아가면서 다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면 되요.

   입춘하면 봄이 들어선다, 봄이 시작된다,’ 라는 거예요. 입하면 여름이 시작된다, 입추하면 가을이 시작된다, 입동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거예요. 입동이 되면 김장하기 시작하고 겨울을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이제 입춘이니 방문을 다 열고 좋은 기운을 받아야 되겠지요. 워낙 입춘은 내일입니다. 섣달 그믐날이 입춘인 건 참 좋은 날입니다. 우리는 하루 비껴 오늘 입춘 회향을 합니다. 어느 날이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있겠습니까만은, 다 좋은 날이라고 생각하면 되요.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운이 달라집니다. 나쁜 생각을 하면 기운이 나빠지지요.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기운만 내게 들어옵니다. 스님들 얼굴이 왜 이렇게 좋으냐.’ 하면 매일 기도하고 참선하고, 좋은 생각만 내고, 좋은 일이 일어나길 원을 세우고 바라기 때문이에요. 학업성취, 승진발원 등등 원이 헤아릴 수가 없어요.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라는 말을 들어보셨죠. 내가 좋으면 남도 좋고 남이 좋은 건 나도 좋아야 되요. 남이 좋은데 내 배가 아파선 안 되죠.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선 안 되죠. 옛말에 스님 한분이 깨달으면 동네 3개가 반짝반짝 윤이 난다고 했어요. 우리도 천독기도를 하면 눈이 반짝반짝 하잖아요. 우리가 입춘을 맞이해서 좋은 생각을 내면 그것이 바로 입춘대길이에요. 제사가 길상이고, 만사가 형통이고 여의원만성취, 제사 길상 다 같은 말이에요. 그래서 입춘다라니도 드리고 있고, 호신불로 생각하면 됩니다. 내가 몸이 약하면 호신술을 배워 힘을 길러야겠지요. 태권도를 배우든지, 합기도를 배우든지,,, 그렇지만 우리는 기도로서 힘을 길러야합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를 하든지, 힘들면 <>자라도 하세요. 자꾸 기도하면 만사가 형통입니다. 기도 안하고 구업 짓고 시시비비하면 평생 그 사람은 시비자예요. 오늘 입춘을 기해서 좋은 맘을 내십시다.

   

  입춘은 양력으로 24일입니다. 125일 통도사에서 홍매화가 피었다고 사진을 찍는 걸 봤어요. 그 매화를 자장매라고 합니다. 자장율사는 통도사를 창건하신 분입니다. 봄기운이 들어왔습니다. 우리도 마음속의 봄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봄의 시작이자, 한 해의 시작이 입춘입니다. 열두 달에 한 달마다 2개의 절기가 듣는데, 월초에 드는 절기와 월중에 드는 중기를 합쳐 24절기라 하고, 동지, 소한, 대한, 입춘 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절기와 명절은 구분해서 이용하고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절기와 동시에 명절로 모셔진 경우가 있으니입춘이 그런 경우입니다.

입춘(양력 24)은 음력 12월에 들기도 하고 음력 1월에 들기도 합니다. 섣달 그믐날 드는 건 처음입니다. 좋은 기운이 들어 좋은 조짐이 보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기도를 열심히 하면 하늘에 무지개가 뜨고 관세음보살이 보이잖아요. 그건 좋은 길상입니다. 꿈이 시끄럽고 하면 흉상, 흉몽이라고 합니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만 생깁니다.

입춘을 기준으로 15일을 5일씩 3()로 구분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와 언 땅을 녹이고,

중후(中候)에는 땅속에서 잠자던 벌레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말후(末候)에는 얼어붙은 강물속의 물고기가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입춘에는 아시다시피 다양한 풍속이 전해지고 있는데, 입춘방(立春榜), 입춘첩(立春帖), 춘첩(春帖)이라 하여 한해의 소재길상, 소재영복((消災迎福)을 기원하는 문구를 써서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습니다. 어떤 때는 마름모꼴로 용(좌측),(우측)(좌청룡 우백호라고 하지요.)라고 써서 붙이기도 합니다. 불가에서는 불공을 드리고 광명진언(光明眞言),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 : 옴 마니 반메 훔), 불설소재길상다라니(佛說消災吉祥陀羅尼)를 붙이기도 하고, 적선공덕 가행정진(積善功德 加行精進: 자꾸 선을 쌓는 공덕, 가행이란 정진에 힘을 더하는 것을 가행정진이라고 합니다.), 입춘대길 만사형통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조선시대 정조임금님께서는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 나오는 <나무 사만다 못다남 옴 아아나 사바하>라는 진언(부모은혜 갚는 진언)을 나누어주고 대문에 붙여 재앙을 물리치게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열양세시기>에 보면, 입춘점을 보기도 합니다.

-보리뿌리를 뽑아 보리의 뿌리가 세 가닥 이상이면 풍년이요,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다.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서,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

 입춘방(입춘방)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있고, 새해에는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는 뜻이며, 여기서 건양은 19세기 말 고종황제의 연호로서(1896-1897) 그 당시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뜻에서 집집마다 써서 붙였어요.

 또한, 아홉차리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입춘날 각자 소임에 따라 아홉 번씩 부지런히 일을 되풀이하면 복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아동은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우리는 천수경을 아홉 번 하면 됩니다)

나무꾼은 아홉 지게를 지고,

노인은 아홉 발의 오른손으로 새끼를 꼬고,(옛 말에 왼 새끼 꼰다고 합니다. 그것 바르지 못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여자아이들은 나물을 아홉 바구니를 하고,

아낙네는 빨래를 아홉 가지하고,

밥을 아홉 번 먹었다.(조금씩 나눠먹으란 뜻, 폭식하지 말고 지혜롭게 먹으란 의미입니다.)

아홉 번 한다는 뜻은 우리 조상들이 ‘9’라는 숫자를 가장 좋은 양수로 보았기 때문입니다(서양은 7, 중국은 8을 좋아합니다).

 적선 공덕행은 입춘날 좋은 일을 하면 액을 면한다는 풍습입니다. 평소에 이렇게 해야합니다. 보시를 하는 것입니다. 삼재라고 하는데, 탐진치에 수재, 화재, 풍재잖아요. 탐욕의 물, 어리석음의 풍, 치욕의 불, 탐진치 삼재를 잘 다스리면 됩니다.

 입춘은 봄을 시작하는 절기며, 무한한 기도로 한 해를 시작합시다. 참회, 발원, 회향할 수 있는 불자가 됩시다.

기도라는 말과 더불어 늘 함께 쓰이는 용어가운데, 참회는 그릇을 비워서 담을 그릇을 준비하는 것이며,(업장소멸해야합니다) 발원은 그 그릇에 담길 내용물입니다. 회향은 그릇에 담긴 내용물이 어떻게 쓰이는가 하는 것입니다.

 집집마다 원이 다릅니다. 회향 때는 법보시를 하기도 하고, 재보시를 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보시를 합니다. 기도를 시작하면 우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기도는 정도(正道)를 갖추어 간절한 마음으로 게으름이 없으면 반드시 성취됩니다. 기도는 남이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배고픈 사람이 자기가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르듯, 기도를 남이 하면 남에게 갑니다. 본인 기도는 꼭 본인이 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도량, 기도하는 스님, 기도하는 나, 삼합이 맞으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의상조사 법성게法性偈

우보익생만허공 雨寶益生滿虛空 (중생을 위한 법의 비가 허공에 가득하여)

중생수기득이익 衆生隨器得利益 (중생들로 온갖 이익 얻게 하네)

귀가수분득자량 歸家隨分得資糧 (본래자리로 돌아가 우리가 자량을 얻는다)

 

 복은 가득 차 있는데, 받는 사람들의 근기에 따라 다르게 받게 됩니다. 복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단지 복 받을 준비가 된 사람에게만 복이 오지, 준비도 안하면서 바라는 사람에게는 오지 않습니다. 새해에 넘쳐나는 복을 담을 그릇을 준비합시다. 자신의 업장을 참회하고,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도 남는 유마거사의 방처럼, 담아도 넘치지 않는 내 복 그릇을 준비합시다. 그 길은 기도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업장을 닦는다면 지혜가 밝아지고 복덕의 그릇이 한없이 커질 것입니다. 우리는 그래서 <당신은 부처님이십니다.>라고 기도를 합니다. 그 준비가 안된 사람이 자꾸 남의 것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열심히 제 안의 부처님을 모시고, 남을 부처님으로 모시면 됩니다. 너도 나도 다같이 부처님 되실 수 있어야합니다. 복은 넘쳐납니다. 어디에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릇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겐 그 복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복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집니다. 그러나 그 복을 수용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에게 달린 것입니다. 그래서 항상 복지을 준비가 되어있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복이 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법하게 기도만 한다면 참회와 더불어 복을 받을 최상의 그릇이 절로 준비되기 때문입니다. 기해년 새해, 새봄을 시작하는 입춘을 맞이하여 새롭게 기도합시다. 얼마 전에 천독 다라니를 했고, 다음달에 또 한다니까, 열심히 기도해 봅시다. 매일 108번씩 하면 100일만 해도 천독이 됩니다. 삼재소멸하는 기도뿐만 아니라 과거 무시겁래에 쌓인 자신의 업장을 소멸하면(욕심을 없애면 됩니다) 삼재(三災->치수(癡水), 진화(瞋火), 탐풍(貪風), 탐진치 삼독)는 저절로 소멸된다는 것을 확신하고 기도하면서 복 받을, 복 담을 그릇을 준비합시다.

7세기경 적천법사께서

 

세상의 모든 행복은 남을 위한 마음에서 나오고

세상의 모든 불행은 이기심에서 온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 이익에만 매달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익에 헌신한다.

그대 스스로 그 차이를 보라...”

라고 하셨습니다.

 

 입춘방은 오늘 붙이셔도 되고 내일 붙이셔도 됩니다. 반듯하게 붙이셔요. 입춘방을 비뚤게 붙이거나, 거꾸로 붙이면 날씨가 추워진다고 해요

복 지을, 복 받을 준비를 하시면서 기도 열심히 하시면 모두 성취됩니다. 다같이 팥떡 드시고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