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신중기도] 11월8일 신중기도 법문 2018-11-08

안녕하십니까, 비 오는 날 이렇게 진관사 오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지금은 쌀이 많아서 쌀을 어떻게 소비해야 될까 할 정도라고 하지만,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10월 달이 되면 추수를 해서 먹는 걱정은 덜 했거든요. 그래서 10월 달이 아주 좋은 달이라고 해서 상달(上月)이라고 했습니다. 10월 상달. 우리나라 12달 월령가에 보면 10월 달이 좋은 달이라고 읊은 노래도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추수를 해서 먹을 것도 있고 하니까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며 묘사(墓祀)도 지내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결실이 봄에 모 안 심고 또 봄에 씨를 안 뿌리고 추수한다는 건 있을 수가 없잖아요. 마침 오늘이 10월 초하루니까 제가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인생 운전 이야기> 입니다

 

 

인생 운전 이야기

 

쌀 미자가요, 로 쓰는데, 쌀 한 톨 추수하는 데에 여든여덟 번 손이 간다. 그래서 88세를 미수(米壽)라고 하잖아요. 그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공도 많이 들이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말이거든요. 제가 시골사람이기 때문에 농사짓는 걸 잘 알거든요. 못자리를 만들고, 모내기를 하고, 그 다음에 거름을 주고, 농약도 쳐야지요. 그렇게 해서 가을에 결실을 맺게 되면 추수를 합니다. 그런데 그 순서가 우리가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그 다음에 성장해서 나중에 어른이 돼서 자기 할 일을 하고, 그렇게 해서 또 인생살이를 잘 살기도 하고 못 살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하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여러분들 중에 운전을 직접 하시는 이도 있을 것이고, 전철 타고 오시는 이도, 버스타고 오시는 이도 있을 것이고, 또 가까운 이는 걸어오신 이도 있을 것인데, 이 세상에서 씨를 안 뿌리고 추수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인생의 행복한 자동차를 잘 운전하려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떤 생활을 해야 되는가. 그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 인생의 운전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운전을 안 배우고 운전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잖아요. 얼마 전에, 그 내용을 들은 이도 계실지 모르는데, 중학생이 면허가 없이, 그것도 남의 차를 훔쳐 타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서, 그 사고가 작진 않더라고요, 그런 일이 있어서 참 안됐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거든요. 우리 인생살이라도 그렇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각각 다 달라요. 모습도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도 각각 다 다른데, 잘 사는 이를 <행복하다>라고 표현하잖아요. 근데 행복이라는 말은 있는데,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고 그래요. 그런 행복이 어떻게 생길까요. 봄에 씨를 심어야 가을에 추수를 할 수 있듯이, 행복하려면 첫째, 행복의 씨앗을 심어야합니다. “부처님 말씀대로만 하면 틀림없이, 누구나, 아이 어른 할 거 없이,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행복해진다.” 그런데 거기에도 씨를 뿌려야 추수를 할 수 있다,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저절로는 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이 있습니까? 여러분들이 어떤 수단으로든지, 걸어온 분이라도 발자국을 뗐기 때문에 진관사 법당에 오셨지, 생각만 가지고 올 수는 없잖아요. 화엄경과 법화경이 그렇게 심오한 말씀을 담고 있지만, 그것을 아주 쉽게 보면 행복하게 사는 방법과 실천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요약해 드릴게요.

 

 

 

마음 심 자 무엇인가

 

경전이 하도 많아서 팔만대장경이라고 하잖아요. 팔만이라는 의미는 가짓수보다 내용이 많다는 의미예요. 그 많은 경전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무엇으로 표현합니까. 마음 심 자예요, 마음 심(). 부처님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해서 열반에 들 때까지 45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말씀한 내용을 한 글자로 표현하면 마음 심 자예요. 이 마음 심자 하나를 위해서 그렇게 오랫동안 정말 열심히, 하루도 쉬지 않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마음을 잘 길들여서 마음이 날뛰지 않게 된 상태를 도를 이루었다라고 해요. 그 경지에 가면, 하고 싶은 것도 없고, 하기 싫은 것도 없고, 가지고 싶은 것도 없고 버리고 싶은 것도 없고, 미워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고. 가지고 싶은 것, 버리고 싶은 것, 미운 거 고운 거, 즐거운 거 괴로운 거. 뭐든 상대가 다 없어지기 때문에 가장 행복하게 됩니다. 상대적인 행복이 아니고 영원한 행복인 거지요. 부처님의 행복과 명예는 여래십호에 들어있거든요. 한 번 보실까요?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조어장부(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 이것이 <부처님은 영원한 분이다. 또 영원히 행복한 분이다.>라는 말씀이에요. 날뛰는 마음을 잘 길들여서 날뛰지 않게 순화시키신 분이 부처님이신데, 그것을 불교에서는 마음이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마음은 눈에 안 보이잖아요? 마음을 잘 쓴다, 마음을 잘 못 쓴다, 마음이 좋다, 마음이 나쁘다 할 때 그 마음은 누구든지 못 봐요. 마음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루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부처님은 이처럼 글자는 있지만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냄새도 못 맡는 그것을 길들이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6년 동안 수행을 하셨습니다. 이것은 보통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수행을 통해서 그 경지에 오르신 것이고 그걸 불교용어로 대각, 반야심경에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표현해요. 마음을 길들이는 일이 그게 하루아침에 안 되고, 아무나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우리가 인생운전을 잘하자는 인생운전이야기라고 했으니, 그럼 우리가 내 인생을 어떻게 운전해 갈 것이냐. 그 말씀으로 넘어갈게요.

 

 

 

남 비난하지 마시라.

 

우리는 눈이 두 개 달리고, 귀가 두 개 달리고, 코가 두 개 달리고, 입이 하나가 있는데, 십악을 따지면 몸이 세 개고 생각이 세 개고 입은 네 개에요. 십악을 보면 신삼구사의삼(身三口四意三)이라 하거든요. 입은 하나인데 어떻게 네 개가 되는가는 참회를 할 때 나옵니다. ‘망어(妄語), 기어(綺語), 양설(兩舌), 악구(惡口)’. 입이 그렇게 무섭기 때문에 말조심 하셔라. 내 입가지고 내 말하는데, 그게 아니잖아요. 우리 속담에 밤 말은 뭐가 듣고, ’낮말은 뭐가 듣는다는 말씀이 있죠.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그런 말씀 다 아시잖아요. 그게 무슨 말씀인가 하면 입 조심 하시라.’ 그리고 이 세상에 감쪽같은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그건 무슨 말씀이냐. 비밀은 없다. 왜냐. 내가 알잖아요. 상대가 알죠. 하늘이 알고 땅이 알아. 그러니까 비밀이 없다는 말씀이에요. 그런데 둘만 알자. 아무개는 이렇더라. 얼마 안가서 다른 장소에 가서 내가 비난하던 그 사람과 내가 같이 얘기하던 사람이 나를 또 비난한다. 인생살이가 그런 거예요. 그러면 내가 그런 씨를 심지 않으면 나한테 오는 비난도 점점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남 잘못을 보지 마십시다.

 

어렵죠. 이것은 많은 습관을 쌓아야 되는데, 오늘부터해요, 오늘부터. 듣기를 많이 하시고 말씀은 될 수 있으면 적게 하세요. 남편, 아들, 딸 그 다음에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누이 뭐 다 잘하는 점만 보지 못하는 것은 눈을 감으시라. 어째요. 내가 길을 들여서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수십 년 익혀 온 버릇을 하루아침에 고쳐줄 재주는 부처님도 없고, 관세음보살님도 없고 신중님도 못해요, 그거는. 그렇기 때문에 세 살적 버릇은 여든 가도 못 고친다.’ 그러잖아요. 그걸 불교용어로는 습기(習氣)라고해요. 사회용어로는 습관 그러잖아. 오래 된 버릇이다. 하루아침에 못 고치거든요. 밥 빨리 먹는 사람 아무리 천천히 먹는 게 좋다고 해도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최소한도 오늘 진관사에 오신 분만이라도 남의 단점은 보지 말고. 그럼 반대로 단점 보지 않으면 반대는 칭찬이잖아요. 무조건 칭찬을 많이 하세요. 무조건. 남편한테도 칭찬하시고, ‘당신이 훌륭하다’, 아들딸이 공부 안하고 게임만 하더라도 좋은 점이 많다. 좋은 점만 보시고. 그게 살아가는 기술이에요.

 

그러면 말씀에 관한 얘긴데, 말씀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어떤 훈련이 있느냐.

 

첫째, 가장 좋은 말을 한다.

둘째, 이치에 맞는 말을 한다.

셋째,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넷째, 진실을 말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말이 비수가 되어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면 그게 나중에 나에게 돌아오게 된다. 그래서 유가에서도 말은 화살과 같아서 한번 쏘면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런 표현이 있어요. 그게 입조심 하라는 얘기거든요. 입조심. 그래서 정구업진언이 제일 먼저 나와요. 독경할 때도 정구업진언. 천수경 할 때도 말할 것도 없고. 입이 그렇게 무서운 거거든요. 매일 입단속 잘하시고요.

 

 

 

항상 웃는 얼굴을 가지시라.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나오는 무재칠시(無財七施) 가운데 제일 첫째가 화안열색(和顔悅色)이거든요. 낯빛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 참 어려운 거거든요. 참 어려워요. 아가들 다 좋아하잖아요. 왜 좋아하는지 압니까? 아가들은 잘 웃어요. 그리고 웃는 얼굴에 침 안 뱉는다고 그랬죠. 어떻게 사람이 웃는데 침을 뱉어요. 그러니까 마음이 기뻐야 얼굴도 기쁘지, 마음이 기쁘지 않은데 얼굴이 기쁠 수 있는가요. 이 세상은 구조적으로 괴롭게 되어있어요. 어제 그저께 초미세먼지가 많다고 주의하라고 문자도 오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밤에 비가 오니까 조금은 씻겨 간 거 같아요. 비가 많이는 안 왔지만. 비가 오니까 불편하지만, 미세먼지가 조금이라도 씻겨나갔으니까 우리한테는 좋잖아요. 그러니까 하나 좋으면 하나 나쁘다,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이 세계다. 다 좋으면 극락이에요. 극락이지요. 그러니 극락세계를 어떻게 설명했는가 하면 괴로움은 하나도 없고 오직 행복만 가득한 세계다. 그렇게 설명한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그럴 수가 없잖아요. , 더우면 더워서 괴롭고, 비가 안 오면 안 와서 괴롭고, 많이 오면 많이 와서 괴롭고. 음식도요, 배가 고프면 배가 고파 죽겠다, 많이 잡수면 배가 불러 죽겠다. 배가 부른데 왜 죽어요. 힘들단 말씀이잖아요. 그게 무슨 말씀인가 하면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괴롭게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세계다. 그러니까 그것을 알고 잘 지혜롭게 살아 가야된다. 그렇게 사는 것이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참는 공부하시라.

 

여기 거의가 비구니스님과 보살님인데, 주부잖아요. 우리나라는 이 주부 의미를 잘 몰라. 가정의 주인은 부인이다. 그게 주부에요. 근데 우리나라는 거꾸로거든요. 우리나라는 가장 그러잖아요. 집의 으뜸은 남편이다. 그게 아니거든요. 부인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다인데, 우리나라 남편들은 그 이치를 몰라. 제가 그걸 따지자고 하는 말씀이 아니고, 어머니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생기는 안 좋은 일도 많은데 그것을 이겨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는 것이다.

 

참은 인. 마음 심 위에 쓴 글자가 칼이에요. 그것도 아주 날카로운 칼이에요. 마음 심과 두 글자가 합해진 글자인데, 무엇을 상징하느냐. 우리 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심장이잖아요. 이 심장을 날카로운 칼로 도려내도 그 아픔을 참는 것이 인()자다. 그래서 육바라밀 가운데에도 인욕바라밀이 있거든요. 중국에서 가장 잘 참아서 9대가 한 집에 살았다는 예가 있습니다. 요즘은 2대도 한 집에 살기 어려운데, 9대가 한 집에 살아. 그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임금님께도 전해졌어요. 임금이 듣고 태산에 가서 임금 취임하는 의식을 하고 지나가는 길에 그 집에 들렀는데, 그 집의 주인공이 바로 성은 장씨고 이름은 공예예요. 9대가 한집에 사는데, 식구마다 성격이 각각 다르잖아요. 우리는 그것을 개성이라고 하죠. 진밥 좋아하는 사람, 된밥 좋아하는 사람, 짭짤해야 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다 가지각색인데, 그걸 다 맞추고 9대가 살아. 임금이 예고도 없이 갔습니다. 요즘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가도 그럴 텐데, 예전에 임금이라 하면 사가집에 예고도 없이 납시었으니 그 집은 어땠겠어요. 그러니까 임금이 안심을 시키고 그대, 내가 듣자하니 9대가 한 집에 산다고 하니 그 비결을 알고 싶어 왔노라.” “, 폐하, 제가 말씀으로는 다 드릴 수 없사오니, 제가 적어 올리겠사옵니다.” 그래서 적어왔는데, 참을 인자가 백자에요. “ 참고, 참고 또 참고, 좋아도 참고 안 좋아도 참는다. 그렇기 때문에 9대가 화목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임금이 , 이 사람은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이구나.” 요새말로 하면 크게 포상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거든요. 어머니들은 자녀를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할라치면 얼마나 일이 많아요. 더군다나 요새는 사회가 복잡한데, 참는 것이 약이다. 그런데 발산 안하고 참으면 병이 되요. 온갖 병이 되거든요. 그래서 요새 사회에서 어지럽게 일어나는 일들을 뭐라고 표현하는가하면 병리현상이라고 합니다. 병이 나요. 그러면 그걸 풀어야 하는데 어떻게 푸느냐. 다음에 기회 있으면 그 말씀을 드릴 것이고, 어쨌든 참는 훈련을 하셔야 된다. 훈련하면 돼요.

         

그럼 정리를 합시다.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너무 천천히 가도 안 되고 과속해도 안 되지요. 알맞은 속도는 유류도 절약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난폭운전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말 할 것도 없고, 과속하면 어떻게 되는지 그것도 저보다 더 잘 아실 거고.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예요. 마음 길들이는 훈련이 공부인데, 하루아침에 안 되잖아요. 눈에 보이기라도 하면, 이리 오너라 이렇게 해라. 설탕을 주든지, 꿀물을 주든지 좋아하는 걸 주면 되는데, 이거 안 보이니까 어떻게 해요. 오라할 수도 없고, 가라할 수도 없고. 때릴 수도 없는데. 오직 마음 다스리는 훈련밖에 없다. 몇 가지 말씀 드렸잖아요. 남을 흉보지 않는다. 낯빛을 좋게 가져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베푼다. 여러분 천천히 훈련 하세요. 그렇게 하다보면 나에게 나쁜 버릇과 나쁜 습기는 점점 사라져서, 차차 좋은 일은 다가올 것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고요, 끝으로 우리 진관사, 주지스님이 오셔가지고 진관사를 이렇게 아름답게 훌륭하게 도량을 일구셨는데, 첫째, 건강하시라고 박수를 쳐주세요. 그 다음에 여기 스님네가 제가 보니까 훌륭하지 않은 스님은 하나도 안 계셔. 다 일당백이에요. 우리 주지스님은 일당천이고. 이 스님네가 다 건강하시라고 박수칩시다. 그리고 진관사에 오신 신도님들도 다 훌륭하신 신도님들이세요. 그러니까 우리 신도님들 행복하시고 가정에 좋은 일만 생기시라고 큰 박수! 오늘 여기서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