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반특(槃特)비구의 게송으로 절의 정문을 세 번 두드리다-
안녕하세요. 오늘 제가 법문할 내용은요, <바보 반특 비구의 게송으로 절의 정문을 세 번 두드리다>라고 했는데, 제목이 너무 좀 그렇죠? ‘그냥 반특비구로 해도 되는데, 왜 바보 반특 비구라고 했을까’ 여러분들 의심나지 않습니까? 의심나죠. 바보는 뭐의 반대말이에요? 천재의 반대말이죠. 앞에 왜 수식어가 바보냐 했냐면은, 이 반특비구가요, 너무 똑똑하고 과거세에는 아라한을 다 증득을 했던 분이에요. 근데 살면서 법을 좀 나눠주고 모든 사람한테 알려줘야 되는데, 법을 아낀 과보로 바보가 된 거예요.
보통 경전에서도 나오지만은, 치문에 선사가 어린 동자를 훈계하는 내용에 <쓸어라> 할 때 소지할 때 소(掃)자 있죠, 소하고, 빗자루 추자(箒)가 있어요. 반특 비구는 사실은 주리반특가인데, 그냥 반특가라고 해놨어요. 반특가는 하도 바보처럼 말도 잘 안 듣고 어리숙해서, 부처님께서 “쓸어라” 하면은 빗자루를 잊어먹고, 빗자루로 해라 하면 쓸어라를 잊어버려요. 그러기를 3년 동안 하다가 나중에는 이제 깨달아서 아라한이 됐어요. 그게 치문에 나오는 아함경의 내용이고.
오늘은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의 술천품(述千品)에도 나오는 얘기가 있는데, 법화경에 아라한이 된 바보 반특가존자라고 나왔어요. 그러면 그 내용은 뭔가 하면은, 주리반특가와 형제가 마하반특가가 있었어요. 근데 이 주리반특가는 부처님 제자 가운데 마음으로 만들어진 몸을 창조하는 가운데 으뜸이에요. 마음으로 만들어진 몸을 창조하는 가운데 으뜸이면은 마음으로 뭐든지 다 만드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그 수식어는 마음의 전개에서 능숙한 제자 가운데 으뜸이에요. 그러니까 두 가지 수식어가 있죠. 마음으로 만들어진 몸을 창조한 가운데 으뜸인 제자가 누구예요? 주리반특가에요. 또 하나는 마음의 전개에서 능숙한 제자 가운데 으뜸인 제자가 주리반특가인데, 주리반특가 형이 마하반특가라고 그랬죠. 마하반특가와 주리반특가 형제가 외할아버지 집에서 자랐습니다. 왜 외할아버지 집에서 자랐느냐면은 이 어머니가 부잣집 딸인데 하인하고 좀 눈이 좀 맞아가지고 도망다니다가 큰 길에서 마하반특가를 놨어요. 큰 길에서 도망다니다가. 마하라는 말은 큰 대자의 뜻이에요. 마하반특가는 큰이라는 뜻이고, 반특가는 길이라는 뜻이에요. 큰 길에서 낳아서 마하반특가고. 그럼 동생은 도망다니다가 이제 적은 길에서, 조그마한 좁은 길에서 나와서 주리반특가예요. 근데 이제 형은 아주 똑똑해요. 그래서 외할아버지 집에서 자라다가, 나중에 이 할아버지가 절에 다니는 걸 좋아해서, 부처님이 법문하는 걸 좋아해가지고 주리반특가하고 마하반특가하고 같이 다녔는데, 마하반특가는 너무 똑똑해 가지고 자라서 부처님 제자가 되어 아라한을 벌써 증득했어요. 형이 아라한을 증득한 위치에 있으니까 주리반특가도 나도 형님 따라서 부처님 제자가 되겠다 하고 절에 들어왔어요. 그런데 석 달이 되도록 게송을 하나도 못 외우는 거예요. 형인 마하반특가의 소임은 뭐냐 하면은 공양청을 받아가지고 그 명단을 적는 그런 소임이에요. 그러니까 다른 비구스님들은 다 명단에 적어가지고 오늘 공양이 들어왔으면 다 공양을 했는데, 누구만 제해 놨겠어요? 주리반특가. 못 외우니까 바보잖아요. 이제 신도들한테도 창피하고 자기 동생이지만은 공양에 청하지 않고 딱 체크해가지고 제했어요. 그러니까 반특가가 기분이 좋겠어요, 안 좋겠어요? 안 좋겠죠. 막 화가 나가지고 “나 스님 노릇 안 하고 집에 돌아가야 된다”하니까 부처님이 딱 관하고 “안 되겠다.”하고 주리반특가를 불렀어요. 그러면서 천을 하나 줬어요. 이런 천을 하나, 하얀 수건을 주면서 “반특가야, 이걸 가지고 마루를 닦아라.” 그랬어요. 그래서 밀고 당기면서 “라조화라낭 라조화라낭” 마루를 닦자예요. 마루 닦자, 마루 닦자, 마루 닦자 해서 계속 닦다 보니까 마루가 반질반질 빛나는데, 이 주리반특가가 어떤 생각이 나냐면 ‘조건 지어진 거는 변화하는구나.’ 천이 나쁜 게 아니에요. 밑에 뭐예요? 때죠. 때가 이게 조건 지어진 게 변화되니까, 때가 있음으로 해서 이 걸레가 뻣뻣하게 변했으니까, 그 무상의 진리를 또 깨달았어요. 그러니까 부처님이 또 한 번 더 불러가지고 설법을 하시기를, “비단 이것만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에도 때가 있는데, 욕망, 갈등, 진심, 악심, 무지, 이런 것들이 다 이렇게 끼어가지고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 네가 만약에 이런 거를 다 제거하면은 나중에 아라한이 될 것이다”라고 이제 말씀을 해줬어요. 그러니까 이 주리반특가가 열심히 또 하다 보니까 “천이 더러운 것이 아니구나. 마음의 때, 그러니까 탐진치 탐심의 때, 그다음에 성냄의 때, 어리석음의 때 이것 때문에 모든 것이 이렇게 됐구나” 싶어서 열심히 정진해가지고, 욕계를 떠나서 색계의 사선정을 얻어가지고, 아까 뭐라 그랬어요? 마음으로 만들어진 몸을 창조하는 가운데 으뜸이 누구예요? 주리반특가죠. 그래서 마음의 전개에서 능숙한 제자 가운데 으뜸으로 알려진 수행자가 주리반특가예요. 주리반특가가 대단하죠.
진관사가 이렇게 쭉 이어온 것이 또 그랬잖아요. 보시와 계행, 수행이 세 가지라 했는데 따지고 보면 육바라밀이에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고, 그다음에 그걸 줄이면은 계정혜 삼학이에요. 그러니까 여기에 다 들어간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신심이 있어야 되고, 단정해야 되고, 또 묵언을 해야 되고. 여기에서 왜 묵언이란 말이 나오냐면은 법구비유경의 술천품을 보면 바보 반특가 이야기가 나온다 그랬죠. 코살라국의 반특이라는 비구는 주리반특가의 준말이 반특이에요. 그러니까 주리반특가라고 생각하면 돼요. 매우 우둔해서 뭐에게? 500 나한에게 3년 동안 배웠으나 게송 하나도 외우지 못했어요. 그래서 깨우지 못하니까 불쌍하게 여긴 부처님께서 게송 하나를 주셨죠.
身莫犯(非) 신막범 행동에 있어 어긋나지 말라.
如是行者 여시행자 이와 같이 행하는 수행자는
能得度(世) 능득도 능히 큰 깨달음을 얻으리라.
수구섭의(守口攝意), 말하고 생각하며 신중히 하고, 행동에 있어서 그릇되게 하지 말라. 이런 내용이에요. 왜냐면은 제가 이제 신구의(身口意), 손을 가지고 법인 하잖아요. 이 작법이라는 게 법인인데, 밀교에서는 삼밀가지(三密加持), 신구의 삼업을 삼밀가지로 해서 즉신성불(卽身成佛)하는 그 밀교의 수행법은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는 밀교가 아니니까, 이 찰요에는 법인(法印)이 굉장히 많이 나와가지고 작법이 많아요. 법인이 많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보통 합장할 때는 -한번 다 같이 해봅시다.- 이렇게 하는데, 금강건합장은 이렇게 해가지고, 요 오른쪽이 왼쪽을 딱 눌러요. 제가 이렇게 합장을 할 때 “왜 합장을 수계산림 가면 똑바로 하랬는데 왜 스님은 법인하면서 왜 저렇게 할까?” 이건 금강건합장이에요. 그리고 금강박 할 때는 이렇게 하고. 그리고 연화합장 할 때는 연꽃처럼 볼록하게 이렇게 하는 게 연화 합장이에요. 그래서 이걸 넣어서 표시를 하는데.
개문게開門偈
捲箔逢彌勒 권박봉미륵 발을 걷으면 미륵불을 맞이하고
開門見釋迦 개문견석가 문을 열면 석가모니불을 뵈리니
三三禮無上 삼삼례무상 위없는 분께 아홉 번 절 올리고
遊戲法王家 유희법왕가 법왕의 집에서 즐거이 노니소서.
지금 진관사에서 이거 몇 백 년 만에 처음으로 행하는 얘기인데, 낮재, 밤재가 있죠. 토요일이 낮재잖아요. 낮재 때 시련, 대령, 관욕하고 나서 부처님 앞에 보례삼보(普禮三寶)하는 게 있죠. 개문게라고 있어요. 그래서 권박봉미륵(捲箔逢彌勒), 발을 여니까 미륵불을 맞이하고, 또 개문견석가(開門見釋迦), 문을 여니 석가모니 부처님을 뵙고, 삼삼례무상(三三禮無上), 무상이 없는 분께 9배 절을 하노니, 유희법왕가(遊戲法王家) 이랬거든요. 법왕의 가에서 즐겁게 노니소서 하는 내용이 저거예요. 저걸 들고 이제 마지막에 우리가 이제 대문 앞에 가서 하면은 그 앞에 이제 시자가 대문을 닫았다가 열어줘요. 빼 가지고 제가 이제 한번 해볼게요. 오늘은 실습이 많습니다. 이쪽을 앞으로 해가지고, 제가 이렇게 들고 있으면은, 이제 어장 스님이 먼저 개문개를 해요. 아까 얘기했죠. ‘발을 걷으니까 미륵불을 맞이하고 부처님 문을 여니까 부처님을 뵈오니 그러니까 위 없는 부처님에게 9번 절하고 법왕의 가에서 즐겁게 노니소서’ 하고 나면은, 제가 이제 옆에서 -일어서서 한번 해볼까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거를 가지고 문을 세 번 딱딱 두드려요. 그러면 시자가 대문을 열어줘요. 대문을 통해 어장스님이 먼저 가고, 제가 가면서, 뒤에 영가들이 다 올라와 가지고 부처님 앞에다가 쭉 9번 절하고 나서 그다음에 안치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이거 보셨죠? 이거를 금판이라고 그래요. 금판. 몇 백 년 만에 진관사에서 처음 하는 거예요. 우리나라 수륙재에서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진관사에서만 이렇게 하는 겁니다.
주리반특가가 아까 <수구섭의 신막범 여시행자 능득도>라는 게송을 깨우쳐가지고 있었는데, 하루는 코살라국의 파사익왕이 공양 대접을 했어요. 그러니까 부처님이 발우를 들고 가시는데, 부처님이 주리반특가에게 발우을 딱 맡겼어요. 하나하나씩 이제 점검해서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문지기가 아니 바보 반특가는 ‘게송도 하나 못 외우면서 어디 들어가려고 하느냐.’ 그런데 다른 사람 같으면은 나는 게송을 깨쳐서 지금 아라한이다라고 이렇게 말할 텐데 한마디도 안 했어요. 안 하니까 이제 부처님께서 이런 일이 있을 거다라고 아시고는 미리 발우를 준 거예요. 그러니까 나쁜 사람이 와서 뭐라고 해도 묵빈대처(默賓對處)하는 게 우리들의 기본이에요. 거기다 말대꾸 해가지고 뭐 깨쳤다, 안 깨쳤다 말할 필요가 없는 거예요. 이제 부처님이 막 공양을 하려하니 발우가 없는 걸 본 거에요. 아라한이면 신통을 가진 분이에요. 벌써 다 보이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팔을 길게 늘어뜨려서 발우를 부처님께 올렸어요. -스님이 받아보세요. 스님이. 오늘은 뭐 실습을 많이 하네.- 그걸 보고 모두 깜짝 놀래요. 팔은 누구 팔이죠? 주리반특가 팔이잖아요. 팔이 부처님 앞에 발우를 딱 주고. 그러니까 파사익왕과 대중들이 깜짝 놀래가지고 그곳으로 몰려와가지고 이게 어찌 된 일이냐 그러니까 부처님께서 천 마디 게송을 알고 천 마디 문자를 다 알아도 한 마디 게송을 외워가지고 깨닫는 것만 못하다고 딱 설명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누구를 인정하는 거예요? 주리반특가를 인정해가지고 벌써 깨쳤다라는 걸 이제 알린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까 그랬죠. 이렇게 주리반특가가 내민 긴 팔에 들린 발우로 공양을 잘 마쳤어요. 이 게송이 경전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준 내용이에요. 그러니까 수행과 실행을 바로 하라는 얘기예요. 여기서는 우리가 終日數他寶(종일수타보)하나 自無半錢分(자무반전분)라 그러잖아요. 아무리 은행에 돈을 많이 세어도 자기 건 안 되잖아요. 그렇듯이 우리가 남의 것만 계속 계산하면 안 되고 자기 스스로 깨달아서 해야지만이 이룰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