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칠석기도] 8월25일(음력 7월7일) 칠석기도 회향 법문(유튜브라이브) 2020-08-25

 

 

      안녕하세요. 저희들이 3일간 칠석기도를 회향했습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칠석은 초파일 다음으로 신도님들이 많았었습니다. 새벽부터 시작해서 오후 1시까지 독불공으로 많은 신도님들이 계셨는데, 점차 기도를 많이 하다 보니까 서서히 칠석은 보통날과 비슷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특히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서 모든 사람들이 집에서 기도하고 이렇게 법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칠석입니다. 양수가 겹쳐지면 가장 길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11일은 정월달이고, 3월삼짇날, 5월 단오, 7월 칠석, 99일은 구중일 등이 있습니다. 칠월칠석은 양의 기가 가득 찼는데, 하늘나라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나는 날입니다. 자신들의 일도 잊은 채 사랑에 빠져 있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 살게 하였습니다.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날에 이들을 만나게 해주기 위하여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 주었으니 그것이 곧 오작교(烏鵲橋)입니다. 까마귀와 까치가 다리를 놓아주느라고 머리가 벗겨져 지금 허옇게 보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오늘 보이지도 않았죠? 1년에 한번 만나기 때문에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려 비가 오고 헤어질 때는 너무 슬퍼서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올 해는 며칠 전까지 장마가 계속되다가 어제 오늘 화창한 뜨거운 날씨입니다.

 

     칠석에는 원래 낮과 밤이 순리대로 교차하고 물과 불이 적당하게 배포됨은 물론 재보(財寶)와 지혜를 주시고 질병을 물리쳐 달라는 기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칠석날 전후는 비가 내린다고 했지요. 수레 준비를 하느라고 먼지 앉은 수레를 씻기 때문에 이 비를 '수레 씻는 비' '세차우(洗車雨)'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칠석날 저녁에 비가 내리면 견우와 직녀가 상봉하여 흘리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하며, 이튿날 새벽에 비가 내리면 이별의 슬픈 눈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때의 비를 '눈물 흘리는 비', '쇄루우(灑淚雨,비 내릴 쇄, 눈물 루, 비 우)'라고도 합니다. 이 비를 약물이라고 해서 목욕을 하면 땀띠나 부스럼 등이 없어진다고 합니다. 오늘은 비가 안 오니 땀띠 씻을 일은 없겠지요.

칠석 맞이로 밀국수를 먹기도 하고, 밀전병 등 밀 음식을 먹어요. 찬 바람이 일면 밀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칠석이 밀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칠석기도 회향으로 1년에 한 번 만나는 칠석기도 살펴보겠습니다.

칠석기도는 길흉화복을 주관하시는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께 정성어린 공양을 올리며 가내태평과 액란소멸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공을 드립니다. 원래 칠성신이 불교에는 없었어요. 중국 도교에서 하늘을 보고 점을 치는 점성가들이 사람이 하나 태어나면 별이 하나 태어난다고 해요. 그래서 별이 인간의 길흉화복, 수명장수, 복도 주고 화도 준다는 도교의 사상과 겹쳐 전래되어 불교와 접목되어 칠성각, 산신각, 독성각이 있어요. 보통 같이 접목된다고 보면 되요. 칠성신이 칠여래와 접목된 거예요. 치성광여래불은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좌우보처로 삼는데, 일광보살은 태양을 상징하고, 월광은 달을 상징합니다. 또한 북두칠성인 칠원성군과 그 보처 28수 및 많은 성군들을 휘하에 거느리고 계십니다. 칠성각 탱화를 보면 중앙에 치성광여래, 좌우에 일광보살, 월광보살이 있소 그 주변에 칠여래와 칠원성군이 배치됩니다. 관모와 관복을 착용한 대감같은 모습은 칠원성군입니다.

 

     칠여래와 칠원성군은 맡은 바 임무가 각자 다릅니다.

 

북두 제1 운의통증여래(東方最勝世界運意通證如來佛)

탐랑성군으로 자손에게 만덕을 주고,

북두 제2 광음자재여래(東方妙法世界光音自右如來佛)

거문성군으로 장애와 재난을 없애주고,

북두 제3 금색성취여래(東方圓滿世界金色成就如來佛)

녹존성군으로 모든 업장을 소멸시키고,

북두 제4 최승길상여래(東方無憂世界最勝鮚祥如來佛)

문곡성군으로 구하는 바를 모두 얻게 하고,

북두 제5 광달지변여래(東方定住世界光達智辯如來佛)

염정성군으로 백가지(많다라는 의미) 장애를 없애주고,

북두 제6 법해유희여래(東方法意世界光海遊戱如來佛)

무곡성군으로 복덕을 두루 갖추게 해주고,

북두 제7 약사유리광여래(東方琉璃世界藥師琉璃光如來佛)파군성군으로 수명을 오래도록 연장시켜 줍니다. 그래서 칠성각에 수명장수 기도 많이 하는 거 보셨죠. 동자들이 태어나면 사대강건, 육근청정, 수명장수, 복덕구족, 지혜총명, 학업성취 등등 기도를 많이 합니다.

 

북두주(北斗呪)

북두구진중천대신(北斗九辰中天大神) 북두의 아홉 별님 중천에 높이 계신 크신 신령님들

상조금궐하부곤륜(上朝金闕下覆崑崙) 위로는 금륜보배 궁궐부터 아래의 곤륜산에 이르도록

조리강기통제건곤(調理綱紀統制乾坤) 이치를 고루시고 기강을 세우시어 하늘과 땅 다스리네

대괴탐낭거문녹존(大魁貪狼巨門祿存) 제일 탐낭, 거문, 녹촌

문곡염정무곡파군(文曲廉貞武曲破軍) 문곡, 염정, 무곡, 파군, 성군들과

고상옥황자미제불(高上玉皇紫微帝君) 제일 높은 옥황상제 자미성의 임금께서

대주천계세입미진(大周天界細入微塵) 크게는 천계를 두루 돌고 작게는 티끌에도 들어가시니

하재불멸하복부진(何災不滅何福不臻) 어떤 재난 멸하지 않고 어떤 복인들 이르지 않을까

원황정기내합아신(元皇正氣來合我身) 으뜸가는 임금의 바른 정기가 와서 나의 몸과 합하시고

천강소지주야상륜(天罡所指晝夜常輪) 하늘과 모든 강을 가리키고 밤과 낮 쉼 없이 항상 돌아

속거소인호도구령(俗居小人好道求靈) 속세에 사는 일반인이나 도 구하기를 좋아하는 영들에게

원견존의영보장생(願見尊儀永保長生) 원함 보아 높이 받들어 영원히 보호하여 길이 살게 하시네

삼태허정육순곡생(三台虛精六淳曲生) 삼태의 허정 육순 곡생은

생아양아호아신형(生我養我護我身形) 나를 낳고 나를 길러 내 몸 형상 보호 하시네

 

삼태성은 천체의 남쪽에 있는 별로 허정과 육순과 곡생이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삼태성은 남십자성이라 불리우는데 천체의 남쪽에 있습니다.

남쪽이라는 것은 따뜻함을 상징하고 만물의 생성을 가져오는 에너지가 오는 곳입니다.

 

     오늘 불자들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스님들이 3일간 기도해서 모든 보살님들의 코로나19 극복와 치유의 기도를 했고, 수명장수발원도 했고, 학업성취 등 여러 가지 발원을 했습니다.

 

     칠석에 대한 설화 하나 말씀드릴게요.

 

박복한 조카를 위했던 진묵스님이야기입니다.

석가모니불의 화신으로 추앙받았던 조선시대 중기의 고승 진묵대사(震默大師: 1562-1633)의 이야기입니다. 스님에게는 누나가 하나 있었고, 누나의 외동아들은 찢어지도록 가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이 조카가 가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복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신 스님은 7월 칠석날 조카 내외에게 "오늘밤 자정까지 일곱 개의 밥상을 차리도록 해라. 내 특별한 손님을 모셔올 것이다."라고 일렀습니다.

진묵스님이 신통력을 지녔음을 아는 조카는 '삼촌이 잘 살게 해주리라' 확신하고 열심히 손님맞이할 준비를 하였습니다.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하여 마당에다 자리를 펴고 일곱 개의 밥상을 차렸습니다.

12시 정각이 되자 진묵스님이 일곱 분의 손님을 모시고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하나같이 이상한 모습이었습니다. 한 분은 째보요 한 분은 곰보, 절름발이요 곰배팔이요 장님이요 귀머거리들 이

었고, 하나같이 눈가에는 눈곱이 잔뜩 붙어있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조카 내외는 기분이 크게 상하여 손님들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부엌으로 들어가, 솥뚜껑을 쾅쾅 여닫고 바가지를 서로 부딪치고 깨면서 소란을 피웠습니다. 그러자 진묵스님의 권유로 밥상 앞에 앉았던 이상한 모습으로 화현하였던 칠성님들은 하나, 둘 차례로 일어나 떠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칠성님까지 일어서려 하는데 진묵스님이 다가가 붙잡고 통사정을 하였습니다.

일곱 번 째 목성대군이 진묵스님의 체면을 보아 밥 한술을 뜨고 국 한 숟갈을 먹고 반찬 한 젓가락을 집어 드신 다음 떠나갔습니다.

진묵스님은 조카를 불러 호통을 쳤다.

"도무지 복 지을 인연조차 없다니 한심하구나. 그래도 마지막 목성대군이 세 숟갈을 잡수셨기 때문에 앞으로 3년은 잘 살 수 있을게다."

이튿날 조카는 장에 나갔다가 돼지 한 마리를 헐값에 사 왔는데, 이 돼지가 며칠 지나지 않아 새끼를 두 마리를 낳았고, 몇 달이 지나자 집안에는 돼지가 가득하게 되었습니다. 또 돼지들을 팔아 암소를 샀는데, 그 소가 송아지 두 마리를 한꺼번에 낳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진묵스님의 조카는 3년 동안 아주 부유하게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만 3년째 되는 날 돼지우리에서 불이 나더니, 불이 소 외양간으로 옮겨 붙고 다시 안채로 옮겨 붙어, 모든 재산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3년의 복이 다하자 다시 박복하기 그지없는 거지 신세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손님을 맞이할 때 부잣집이든 못 사는 집이든 상관없이 오는 손님은 절대로 푸대접하지 말자는 내용입니다. 복을 받고자하면 복 받을 행동을 해야 합니다. 신도들도 그렇고 저희들도 그렇고 누구든지 오면 여불(如佛)대접을 하라고 했어요. 저희스님께서 맨날 하시는 말씀이 오는 손님 잘 대접하고, 가는 손님 잘 해서 보내야 복 받는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희들도 먹는 음식에 대해서 잘 대접하고, 모든 사람을 부처님처럼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칠석날 더운 날 선행스님이 3일간 기도 열심히 하셨습니다. 박수 한번 주세요. 이 계기로 모든 사람들이 수명장수, 지혜총명, 복덕구족, 여러 가지 장애물이 다 없어지기를 마음속으로 심축하면서 열심히 기도한 공덕으로 다같이 부처님되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