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법문

[49재] 2월 23일 49재 법문 2023-02-23

        오늘 영가님 49재를 맞이해서 뿌리 명상을 잠깐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조상들께 인사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와 살과 생명력이 혈관에 흐르고 있습니다.
내 몸을 사랑하고 아낍니다.

 

그들의 기대와 경험, 지혜가 전해집니다.

내 안에 전 세대의 생명과 기대, 지혜, 행복, 슬픔 등이 전해옵니다.
마음과 몸과 뼈를 내려 통찰력과 사랑의 에너지를 받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뿌리를 느낍니다.
내가 조상들의 연속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대의 에너지를 주시고, 저를 보호해 주세요.

 

내 아이들과 손자, 손녀들이 어디에 있든, 조상들이 거기에 있음을 압니다.

그들이 언제나 자녀들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나는 조상들이 고마움과 즐거움, 자신감과 동정심의 바탕 위에 삶을 세우려 했음을 압니다.

 

나를 통해 그들의 에너지가 흐르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보호해달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이 종이 한 장 있는데요. 이 앞에 있는 이 종이는 그냥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한 장의 종이에는 한여름에 구름도 담겨 있습니다. 벌목했던 사람의 땀도 담겨 있습니다. 한여름에 구름이 없었다고 한다면 비도 내리지 못하고, 그 비를 맞고 나무가 자라지 못합니다. 벌목꾼의 땀이 없었다면 이렇게 이 앞의 종이가 있지를 못합니다. 이 한 장의 종이에도 온 우주의 인연들이 함께 상호 존재합니다. 이 종이를 여기서 태운다 하더라도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우주의 모든 원소들이 그대로 다 존재합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이 존재하려고 한다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셔야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 마음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덕스럽게 살았던 그 삶이 고스란히 저에게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할아버지 할머니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그 마음 다해서 살았던 그 정성스러웠던 삶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또 이 몸이 흩어진다 하더라도 이 우주 안에 그대로 그 원소들이 존재합니다. 눈에 보이는 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라질 뿐입니다.

        서산대사의 선가귀감에 첫 구절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에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밝고 밝고 신령스럽고 신령스러워서 잠깐도 생한 적이 없고 잠깐도 멸한 적이 없고, 이름 붙일 수도 없고 그림으로 그릴 수도 없다. 여기에 한 물건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말을 듣고 보고 생각하는 바로 이것을 이야기합니다. 지금 현재 여러분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바로 이것은 본래부터 밝고 밝고 신령스럽고 신령스럽다. 그 본질은 한없이 밝다고 하는 것입니다. 태양의 빛보다 더 환하게 밝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나의 이 모습으로 변화되어진 것은 바로 그 신령스러운 변화성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아침부터 지금까지 움직이고 살았던 것도 또한 그 변화성입니다. 그 신령스럽고 신령스러운 기운 때문에 우리가 오늘 하루를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마치 북한산이 구름에 가리면 보이지 않듯이, 우리 눈으로 보자마자 분별하고 차별하고 욕심을 부리고 그 욕심을 채울 갖가지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것이 구름이 되어져서 가리워서 보여지지 않습니다. 나타나지 않는 것이, 또 우리가 내 자존심 상하는 말 한마디 들으면 바로 화가 나서 먹는 것도 맛이 없고, 아주 좋은 소리도 귀에 들려지지 않고,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라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먹구름이 끼면 전혀 밝고 신령스러움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내 경험과 지식 정보가 또 큰 틀이 되어서, 색안경이 되어서, 그 안경으로 보려고 하면, 또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려줍니다. 그것을 삼독심이라고 하는데, 그 삼독심이 삼독심의 구름이 가려지게 되면 소소령령한 밝고 밝고 신령스럽고 신령스러운 그 마음이 나타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구름이 끼었다고 북한산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지혜의 바람이 불어서 구름을 물리치면 그대로 산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 신령스럽고 밝고 밝은 그 성품, 이제 살았을 때, 혹여 탐진치 삼독심의 그 구름은 이 49재를 지내는 동안에 남아 있던 것은 싹 사라지고, 소소령령한 본래 성품만이 그대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49재의 의미입니다.

오늘 49재 지내는 동안에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할 것입니다. 나무는 <의지합니다> 이런 말이고, 아미타라는 말은 <무량광>입니다. 무량광이라고 하는 것은 한량없이 밝은 성품을 이야기를 합니다. , 바로 그 자리. 나무아미타불, 밝고 밝은 바로 그 본래 성품 자리에 의지한다 이 말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을 한번 부를 때, 부르는 내 마음도 환하게 밝아지고, 또 나무아미타불을 한번 부를 때, 영가님도 환하게 밝은 성품이 드러납니다. 소소령령한 바로 그 성품이 함께 드러나도록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한 문득문득 생각이 날 때마다, 늘 한 사람을 생각하면, 과거의 마음으로 갑니다. 어머니가, 할머니가, 또 친구가, ‘그때 내가 이렇게 좀 할 걸, 살아계실 때 이렇게 할 걸하는 그런 과거의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그때마다 나무아미타불을 부르세요. 그때마다, 내 마음이 부를 때마다, 환하게 밝아지고, 또 돌아가신 분의, 생각하는 그분의 마음도 환하게 밝아질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영가님의 49재를 한다면, 바로 염불하는 스님들과 또 함께 하는 가족과 일가 친족 친족과 그리고 지인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면 너무나 가볍고 가볍고 가볍게 그렇게 극락 세계로 가실 것입니다. 그리고 극락 세계는 가는 게 아니라 사실은 아미타 부처님이 맞이하러 옵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밝은 마음으로 49재를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영단의식 명상  

        눈을 지긋이 감고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고, 들이마시고 내쉬고, 영가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입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옛 부처님도 이렇게 가셨고, 현세의 부처님도 이렇게 가시고, 오늘 영가님도 이렇게 가십니다.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도 언젠가는 이렇게 갈 것입니다.        영가시여.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어느 곳에서 왔으며, 이 세상을 하직하고서는 이제 어느 곳을 향해 가십니까. 태어나는 것은 허공에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구름 자체는 실체가 없는 것, 생사거래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그러나 생사 거래에 상관없는 한 물건이 있어, 온갖 이름이나 모양에서 벗어났으므로, 밝고 고요하고 청정함이 뚜렷이 드러나 생사를 따르지 않습니다. 영가시여. 이 도리를 분명히 하십시오. 이러한 도리를 알고자 한다면 허공처럼 마음을 텅 비워 청정하게 하십시오. 번뇌와 망상을 떨쳐버리면 마음 내키는 일마다 거리낌이 없을 것입니다.         영가시여. 지금 내가 하는 이 말을 보고 들으십니까. 분명히 보고 듣는다면 보고 들을 줄 아는 그것이 무엇인지 살펴보십시오. 참법신불은 진공묘지가 갖추어져 둥근 보름달 같고, 일천해가 눈부시게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허망하고 덧없는 꺼풀을 벗어버리고 금강석처럼 견고해서 무너지지 않을 참법을 얻었습니다. 청정한 법신에는 안팎이 없으니 육신의 생사 또한 지난 밤 꿈과 같은 것입니다.         영가시여. 이러한 이치를 알아듣겠습니까. 서산으로 지는 해는 동녘에 다시 솟아오르고, 동녘에서 솟은 달은 반드시 서산으로 기웁니다.         영가시여. 이 다음 생에는 부디 금강석처럼 튼튼한 몸을 받아 금생에 못다 이룬 뜻을 원만히 이루소서. 서방정토 아미타불께서 오늘 당신을 맞이하시니 열반의 기쁨을 누리소서.

        대자대비하신 아미타불께 발원하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저희들은 영가의 왕생극락을 빌고자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49재의 법요를 거행하고 발원하옵니다. 굽어 살피시옵소서.

        아미타 부처님이시여. 오늘의 인연 공덕으로 영가가 생전에 못다한 공덕이 원만해지고 생전에 지은 허물이 소멸되어 정토에 왕생하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오늘 일로 인하여 저희들 모두가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하루하루의 생활을 착실히 쌓아 나가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오늘 영가로 하여금 금생의 못다한 일에 대하여 미련을 가지지 않도록 보살펴 주옵소서.

        자비하신 아미타불이시여. 오늘의 유족들이 영가께서 남기신 삶의 의지를 본받아 부처님 품 안에서 착실한 믿음에 근거하여 자신들 생업을 스스로 가꾸어 나갈 줄 알게 해주시고, 이 유족들의 슬픔을 거두시어 이 다음 부처님 곁에서 다시 만나 뵙는 일이 어디에 있는가를 알도록 해 주옵소서. 그리하여 오늘의 법요 뒤에 오래도록 이 가문이 평안하고 자손들의 복록이 나날이 증진하여, 이 인생에서는 행복을, 내생에서는 은혜를 누리는 불자가 되도록 이끌어 주옵소서.

 

나무 대자대비 무량수여래불

나무 대자대비 무량수여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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